메뉴 건너뛰기

close

미술관에 있는 작품 속에서 한의학과의 연관성을 찾아봅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 생활 안에 숨어있는 건강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기자말]
봄이 되면 잎보다 먼저 피는 꽃, 고귀함의 상징 목련이다. 목련은 '나무에 피는 연'이라는 뜻으로, 꽃의 모양이 연꽃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봉오리(꽃눈)이 붓을 닮아서 목필(木筆)이라고 한다. 

꽃봉오리가 막 피려고 할 때 그 끝이 북쪽을 향한다고 해서 북향화라고도 부른다. 이는 마치 북쪽(궁궐)에 계신 임금에 대한 신하의 충절과 같다고 하여, 목련에는 충절의 꽃이라는 의미가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Mulan)에서 노쇠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한 채 전쟁터에 나간 주인공의 이름은 화목란(花木蘭)인데, 중국에서는 백목련을 목란이라 부른다. 

목련은 목련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키가 약 10m이다. 꽃의 지름은 10cm 정도로 탐스럽고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많이 심으며, 정원수의 대부분은 일본이나 중국에서 들어온 백목련, 자목련, 일본목련 등이다. 우리나라 자생종은 남부 지방, 주로 제주도에 분포한다.

목재는 치밀하고 연해서 밥상이나 칠기 등 목공예품 재료로 사용했다. 여름철 장마 때 목련나무 장작을 태우면 습기와 함께 악취가 없어지고 향기가 나, 땔감으로도 쓰였다.
 
마틴 존슨 히드, 1885~1895년, 캔버스에 유채, 38.6 x 61.8 cm
▲ 연청색 벨벳 위에 목련이 있는 정물 마틴 존슨 히드, 1885~1895년, 캔버스에 유채, 38.6 x 61.8 cm
ⓒ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관련사진보기

 
미국의 루미니즘 화가인 마틴 존슨 히드(1819~1904)가 그린 목련이다. 루미니즘(luminism)은 19세기 중엽 미국에서 풍경 묘사에 사용된 기법이다. 루미니즘 작품은 화면의 반을 하늘이나 바다가 차지하며, 하늘과 수면이 서로 반영되고, 붓의 터치를 없앤 거울과 같은 화면이 특징이다. 또한 그는 꽃을 소재로 한 정물을 많이 그렸다. 
 
심사정, 1767년, 종이에 수묵, 136.4×58.2cm
▲ 묵모란도 심사정, 1767년, 종이에 수묵, 136.4×58.2cm
ⓒ 국립중앙박물관

관련사진보기

 
심사정이 그린 묵모란도의 부분으로, 목련나무에 앉은 새를 그리고 있다. 원래는 세로로 긴 그림으로, 새와 목련이 있는 아래쪽에 탐스러운 모란이 피어있다.

 
이도영, 1906년, 158 x 30 cm, 평양 조선미술박물관 소장
▲ 목련과 새 이도영, 1906년, 158 x 30 cm, 평양 조선미술박물관 소장
ⓒ 공유마당(CC BY)

관련사진보기

 
이도영의 작품으로, 세로의 길이가 가로보다 5배 이상 길다. 이 화면은 그중 윗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목련나무와 새 그림이다.

심사정과 이도영의 작품에서 드러나듯, 동양화에서는 꽃만 그리기보다 자연 속에서 새와 함께 어우러져 있는 화조화로 그릴 때가 많았다.
 
목련 이미지01(자유로운 응용), 아사달
▲ 신이 목련 이미지01(자유로운 응용), 아사달
ⓒ 공유마당(CC BY)

관련사진보기

 
목련의 꽃눈은 많은 털에 덮여 있는 반면, 잎눈에는 털이 없다.

목련의 꽃봉오리를 신이(辛夷)라고 하는데, 오래전부터 약재로 쓰여왔다. 신이의 신(辛)은 그 맛이 맵기 때문에, 그리고 이(夷)는 초목의 싹을 뜻하는 제(荑)에서 왔다. 즉, 목련 꽃봉오리가 처음 생길 때의 모양이 어린 싹과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꽃망울이 터지기 전에 따야 효과가 좋으며, 활짝 핀 것은 약효가 떨어진다. 바깥 면은 황백색~녹갈색의 부드럽고 윤이 있는 5mm 가량의 털이 빽빽하게 나있다. 안쪽을 세로로 자르면 여러 개의 황갈색 수술과 1개의 갈색 암술을 볼 수 있다.

성질은 따뜻하며, 맛은 맵고 시원하다. 특유의 향기가 있다. 코막힘을 뚫어주어 비염, 축농증을 치료한다. 코가 막혀서 두통이 있을 때, 콧물이 날 때, 냄새를 맡지 못할 때 사용한다. 

신이하면 코 질환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여러 가지 증상에 활용할 수 있다. 얼굴이 부은 것을 내리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치통을 멎게 한다. 얼굴의 주근깨를 없애고, 광택이 나게 한다고 동의보감에 소개한다.

수염과 머리털을 나게 한다고도 했는데, 이는 신이의 가벼운 기운 때문이다. 맑고 깨끗한 기운을 몸의 위쪽으로 올려주어 코뿐 아니라 얼굴과 머리에 나타나는 많은 질환에 도움이 된다.

신이는 끓여서 마시는 것 외에도, 외용약으로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가루 내어 총백(파뿌리)과 차를 달인 물로 먹거나, 솜에 싸서 콧구멍에 넣어 두면 코가 막힌 것을 통하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신이에 몇 가지 약재와 돼지기름을 넣고 섞어 약한 불에 졸이면 고약을 만들 수 있는데, 이를 '신이고'라 한다. 코 안에 군살이 생겨서 숨이 막히고 아플 때, 어린아이가 콧물을 흘릴 때 콧구멍에 발라준다.

다만, 뭉친 기운을 흩어주고 막힌 것을 뚫어주는 신이의 효능이 기가 너무 약하고 허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윤소정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nurilton7 에도 실립니다.


태그:#목련, #신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