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청년 당원들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청년 당원들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도운 일로 당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정치"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6일 오전 박 전 위원장 등 청년 당원 7명이 민주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예약했고, 현장에 배석했다.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은 국회의원 이름으로 빌리고 해당 의원이 현장에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에게 "지난주 금요일(3일)에 부탁받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박 전 위원장 등은 주요당직자 교체, 외부인사로 구성된 혁신회의 설치 등을 요구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항의 전화, 문자가 빗발친다. 심지어는 지역사무실에 찾아와 항의하시는 여성들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지난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박 위원장이 나서서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 공천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며 심하게 비판했다"며 "그런데 이 대표는 당선된 이후 박 전 위원장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팬덤이 집단적으로 박 전 위원장을 비난할 때, 이재명 대표는 침묵했다. 얼굴을 드러내는 것조차 두려워했던 청년을 대통령선거의 장으로 불러내 사용하고, 본인 공천에 이용한 후 이제는 필요가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일까? 토사구팽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기자회견장 잡는 일조차 거절한다면... 이래선 안 된다"

이 의원은 지난해 7월 박 전 위원장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지만 의원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국회 밖에서 기자회견을 했던 일도 언급했다. 그는 "제게도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고 대표에 출마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때문인지 기자회견장을 잡아달라는 얘기까지는 못하고 통화를 마쳤다"며 "결국 박 전 위원장은 국회 정문 앞 뙤약볕에서 출마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뒤돌아가는 박 전 위원장 사진을 보며 민주당이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정치다. 합의 과정을 찾아가는 노력이 정치다. 민주당이 대선 당시 읍소해 선거 과정에서 활용한 한 청년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고 비참하게 하는 모습이 민주당의 모습일 수는 없다. 그래서는 안된다."

이 의원은 또 "박 전 위원장은 제 자식과 비슷한 나이다. 국회에서 근무하는 인턴 비서관들이 대체로 그 나이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제 딸이, 가장 궂은 일을 하는 인턴 비서관들이 누군가의 요청을 받아 적당히 쓰인 후 비참하게 거리에 내몰린 상황이 됐을 때를 생각해본다"며 "정치적 의견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장 잡는 일조차 민주당 169명 의원 모두가 거절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참으로 끔찍하다"고 했다.

이어 "기자회견장 예약을 약속하면서 많은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어른인 저는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나 청년은 다를 수 있다. 청년이 받을 상처를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모습이 어른 정치인이 가져야 할 태도"라며 "홍대 유세 마지막 날, 이재명 대표 옆에 섰던 청년 박지현을 기억해 보시라. 한 청년이 박지현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그 약속의 1%라도 지켜주길 바란다. 우리는 민주당이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청년 청년 하면서 정작 가장 잘  쓰였던 한 청년을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 자칫하면 '입진보'라고 조롱받던 민주당이 이제는 '입청년'이라고 비난받을 수 있다."

태그:#이원욱, #박지현, #민주당, #이재명, #문자폭탄
댓글2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