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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회에 이어 2회에는 논어의 주요 내용을 키워드로 알아보기로 하자. 논어는 공자가 목차와 주제를 정하고 집필한 책이 아니다. 공자 사후에 기록된 책이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여러 분야에 대해 토론을 한 내용이 주로 담겨 있으나, 결코 딱딱한 도덕서는 아니다. 논어에는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다.

"공자께서는 누군가 노래를 잘하면, 반드시 다시 부르게 하시고는 뒤이어 화답하셨다."
"음식은 가려 드셨으나, 술만은 한정을 두지 않으셨다. 그러나 품격을 어지럽힐 정도로 이르지는 않으셨다."


위대한 성인 공자께서도 음주가무를 즐기셨다니 한층 가깝게 느껴지며, 논어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진다. 논어를 끝까지 읽어본 사람도 드물지만, 첫 문장을 모르는 사람 또한 드물 것이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읽는 동안 재미를 느꼈다면 육포 한 묶음도 내지 않고 이미 공자의 제자가 된 것이다.

공자는 지식에 대한 열정과 누구보다 컸으며,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작은 마을에도 반드시 진실됨과 미더움이 나만한 사람이 있겠지만, 나처럼 배우기를 좋아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그것을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은 최상이고, 배워서 아는 사람은 그다음이며, 곤란한 지경에 처하여 배우는 사람은 또 그다음이다. 그러나, 최악은 곤란한 지경에 처하여도 배우지 않는 사람이다."


기술은 따라 잡기 버거운 속도로 발전하고, 문명은 눈에 보일 정도로 진보하지만 개인의 생활만 퇴보하는 듯하니 마음이 급해진다. 그러나 잊지 말자. 급할수록 돌아가고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배우고 익혀야 할 때이다.



논어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인이다. 그러나 인은 한 두 문장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가 불가능하다. 논어의 인에 대해서만 토론을 하여도 훌륭한 논어 리뷰가 될 수 있다. 

"군자는 밥 먹는 순간에도 인을 어기지 말아야 하고, 아무리 급한 때라도 반드시 인에 근거해야 하고, 위태로운 순간일지라도 반드시 인에 근거해야 한다."

조금 더 구체적인 예시도 있다.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한 사람은 어려운 일에는 먼저 나서고, 이익을 챙기는 데는 남보다 뒤지는데 이렇게 하면 인 하다고 할 수 있다."


인이 손에 잡힐 듯하다가 다시 달아난다.

"인은 멀리 있지 않다. 내가 인을 실천하고자 하면, 곧 인은 다가온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하지 않고, 인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인한 사람은 반드시 용기를 가지고 있지만, 용감한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인한 것은 아니다."


논어 읽기의 묘미는 규정할 수 없는 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자

논어에는 군자가 가져야 할 덕목과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논하였는데, 기업가뿐만 아니라 조직의 리더들이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다.

"군자는 일의 원인을 자기에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
"군자는 바른 길을 따를 뿐이지, 무조건 신념을 고집하지 않는다."
"군자는 그 사람의 말만 듣고서 사람을 등용하지 않으며, 그 사람만 보고서 그의 의견까지 묵살하지는 않는다."
"군자는 자긍심을 지니지만 다투지 않고, 여럿이 어울리지만 편당을 가르지는 않는다."


누군가 달콤한 말로 당신의 귓가를 적신다면, 그 사람에게 현혹되기 쉽다. 나이가 들면 이런 유혹에 더욱 취약해지기 마련이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기도 하다. 조직의 리더는 대부분 구성원들보다 나이가 많다. 리더는 이런 이들에게 미혹되지 않을 판단력과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해내는 이들을 간과하지 않는 날카로운 지성도 필요하다.

기업의 성패는 오직 리더의 능력에 달려있다. 구글과 애플을 만든 것은 특출한 리더의 능력과 몇 번의 운이 이어진 덕분이고, 그 이후에 뛰어난 직원들이 충원되었다. 따라서 리더는 실패의 원인을 구성원들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하며,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고의 유연성도 갖추어야 한다.

정치

논어는 교양을 위해서 누구나 읽으면 좋지만, 반드시 읽어야 할 직업 군이 있다. 정치인들이 군자가 되기 위해 애쓰고, 인을 행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현실을 지옥과 비교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만큼 우리의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 없다. 임기 기간 동안 100권의 고전을 읽어야 하는 법률의 제정 검토가 시급하다. 강력한 형벌을 통해 백성을 다스리면 어떨지 묻는 권력자의 우문에 공자는 아래와 같이 현답 했다.

"당신이 선해지고자 하면 백성들도 선해집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입니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기 마련입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을 보면 논어가 25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읽히는 이유가 시대를 뛰어넘는 공자의 통찰력 때문인지, 아니면 정치가 발전은 고사하고 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국가를 다스리는 이는 백성이나 토지가 적은 것을 걱정하지 말고, 분배가 균등하지 못한 것을 걱정해야 한다. 또한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평안하지 못한 것을 걱정해야 한다. 분배가 균등하면 가난이 없고, 평안하면 나라가 기울어질 일이 없다."

남이 아닌 나에 집중하다

조직을 이끄는 것은 리더이지만, 내 인생을 이끄는 것은 자신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남의 일에 관심을 가지거나 남의 의견에 내 인생을 맡기고 있지 않나? 자신감과 자존감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이지만, 그럴수록 남이 아닌 자신에게 집중해야 할 때이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이 없음을 걱정하라."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를 걱정하고,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남이 알아줄 만하게 노력하라."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게 하지 마라."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잘못이다."


불안한 고용시장과 금융산업의 발달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빈부격차로 인해 삶의 터전은 사막화 되어가고 있다. 세상이 각박해지며 말과 정보는 넘쳐나지만 정작 갈 길을 잃은 당신에게 들려주는 말도 있다.

"교묘한 말은 덕을 어지럽히고, 작은 일을 참지 못하면 큰 일을 그르친다."
"멀리 내다보며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생긴다."
"부가 추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나는 천한 일이라도 하겠다. 그러나, 추구해서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부유함과 귀함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누려서는 안 된다."
"어쩌면 좋을까? 어쩌면 좋을까? 하며 고민만 하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나도 정말 어찌할 수가 없다."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반복이 아니라, 어리석은 실수의 반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위태롭지만 명맥을 이어 갈 수 있는 힘은 그것에 있고, 우리는 그것을 책이라고 부른다.

태그:#논어, #공자,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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