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KB손해보험 선수들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선수들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기적 같은 대역전극을 펼쳤다.

KB손해보험은 3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도드람 V리그 OK금융그룹과 원정 경기에서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3-2(19-25 22-25 25-23 25-16 16-14)로 이겼다.

사실상 봄 배구 경쟁에서 탈락했으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KB손해보험은 값진 승리를 거두면서 승점 39점(13승 19패)을 쌓았다.

반면에 봄 배구 진출을 위해 갈 길 바쁜 OK금융그룹(승점 43·14승18패)은 3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5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로써 OK금융그룹은 8일 3위 우리카드, 12일 4위 한국전력과의 맞대결이 올 시즌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KB손해보험... 진작 이렇게 하지 

OK금융그룹은 1세트 중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서브 에이스를 시작으로 송명근의 블로킹, 신호진의 연타 공격으로 5점 차로 달아나면서 1세트를 여유 있게 따냈다.

2세트에서도 레오가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7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송명근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리드를 잡았다. KB손해보험이 1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신인 신호진까지 득점에 가세하면서 2세트까지 획득하고 승리를 눈앞에 뒀다.

무기력하게 두 세트를 내준 KB손해보험은 3세트부터 반격에 나섰다. 21-22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으나, 안드레스 비예나의 후위 공격과 황택의의 서브 에이스가 연거푸 터지면서 단숨에 역전했다.

OK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의 포히트 범실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KB손해보험은 비예나가 강력한 오픈 공격을 터뜨리며 3세트를 따냈다. 

OK금융그룹은 잠시 쉬어가는 것으로 여겼으나, KB손해보험의 반격은 계속됐다. 4세트에서도 비예나가 쉴세 없이 공격을 성공했고, 상대 블로킹이 비예나에게 몰리자 황경민과 정동근이 득점에 나서면서 OK금융그룹을 압도했다. 

KB손해보험과 비예나, 더 빨리 함께 했더라면 
 
 KB손해보험 안드레스 비예나가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KB손해보험 안드레스 비예나가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운명의 5세트는 뜨거웠다. 14-14 듀스 접전이 벌어졌고, 숨 막히는 승부 속에서 비예나가 백어택을 성공했고, 한국민이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141분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KB손해보험의 비예나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42점을 올리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후위 공격으로만 무려 26점을 올리면서 '전임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가 지난 시즌 세운 역대 한 경기 최다 후위 공격 득점과 타이를 이뤘다. 

지난 시즌 케이타의 눈부신 활약을 앞세워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한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케이타가 유럽 무대로 떠나자 니콜라 멜라냑을 새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그러나 멜라냑은 기대 이하의 활약으로 퇴출당했고, KB손해보험은 한때 대한항공에서 뛰었던 비예나를 급하게 데려왔다. 비예나는 V리그 '경력자'답게 빠르게 적응하며 KB손해보험을 이끌었다. 

남자부 7개 팀 외국인 선수 중에 가장 늦게 합류했으나 공격 성공률( 55.58%)과 후위 공격 성공률(61.38%) 부문에서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비록  KB손해보험이 팀 전체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봄 배구와는 멀어졌으나, 비예나의 활약만큼은 다른 구단들이 부러워하고 있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 비예나를 보유하고도 봄 배구에서 탈락한 KB손해보험으로서는 시즌 초반 멜라냑과의 부진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비예나와 맞붙은 OK금융그룹의 '서브 장인' 레오는 이날 서브 에이스로만 5점을 올리면서 올 시즌 서브 114득점을 기록, 한 시즌 최다 서브 득점 신기록을 세웠으나 팀의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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