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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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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다"라며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을뿐더러, 국권 침탈의 원인을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내재적 요인에서 찾는 뉘앙스이다.

한일 관계 복원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기조가 잘 드러나는 기념사이지만, '식민사관' 논란부터 한일 강제 징용 배상 문제까지 맞물리며 야권 및 시민사회계 반발이 거세다(관련 기사: 시민 훈장 받은 양금덕 할머니 "윤석열, 옷 벗어야"). 정진석 대표는 지난해 10월, SNS에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라고 적으면서 비슷한 비난을 산 바 있다(관련 기사: 논란 휩싸인 정진석 '식민사관' 발언... 유승민 "비대위원장 사퇴해야").

"지엄한 민심의 명령, 죽창가로 덮을 수 없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2일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한일 양국은 협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기념사가 3.1운동 정신을 훼손했다면서 죽창을 다시 들고 나섰다. 굴종외교·종속외교를 앵무새처럼 반복했다"라며 "문재인 정권이 초래한 북핵 안보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그렇게 못마땅한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입만 열면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강조하는데, 안보만큼 중요한 실용적 가치 어디 있느냐?"라며 "김정은의 거짓말에 속아 5년 내내 평화 '쇼'만 벌인 문재인 정권의 잘못을 또 반복하자는 이야기냐?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소리를 들으면서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전락한 그 시절로 되돌아 가자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 의원이 독도에서 180km가량 떨어진 동해의 공해에서 진행된 한미일 연합 훈련을 두고 친일국방 발언을 했다가 망신당한 게 엊그제"라며 "법의 심판을 받으라는 지엄한 민심의 명령을 죽창가로 덮을 수 있다 믿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을 향한 이재명 대표의 비판을, 그의 사법 리스크를 재차 부각하는 방식으로 받아친 셈이다.

김종혁 비상대책위원 또한 민주당의 반발에 대해 "어이가 없다"라며 "일본과 협력해야한다 말하면 그게 식민지 지배 정당화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원수 일본과 화해를 시도하고 일본에 감사까지 표시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용서받지 못할 매국노인가? 아니면 토착왜구인가?"라고도 따져 물었다.

그는 "청와대가 앞장서 죽창가를 부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촉구하고, 이의제기하면 토착왜구로 몰아가는 끔찍한 국민 편 가르기 만행을 자행해왔다"라며 "진정한 극일은 일본불매운동 아니라 일본이 한국제품 더 많이 사 가게 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민주당, 시대착오적 세계관으로 어떻게 나라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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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분명히 (일본이) 과거 군국주의의 침략자였다란 점을 분명히 했다"라며 "우리 시대 상황이 변하는 거에 대해서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 아니겠느냐?"라고 대통령의 기념사를 해석했다.

이어 "대통령의 워딩 한 토막, 한 토막이 저는 옳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오히려 대통령의 어제 기념사를 트집 잡는다. 정말 민주당에서 나오는 반응을 보면 그런 시대착오적인 세계관으로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건지 정말 측은지심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양금희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죽창가는 방탄막이 될 수 없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야당의 비판에 대해 "숲은 보지 않고 나무만을 보고선 그 나무조차 보고 싶은 것만 보며 선택적 해석"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 극복을 위해 한미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지금은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일관계의 복원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이를 문제시 삼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당내결속을 다져보고자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돌리고자 억지 쓰는 모습이 참 딱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난데없이 3·1절 기념사를 공격하며 반일 선동에 기대어 죽창가를 불러본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사라지지 않으며, 사퇴의 목소리가 잦아들 리 만무하다"라며 "죽창가로 방탄막을 재정비해 보려는 이재명 대표의 초조함은 알겠으나, 이제는 그동안 겹겹이 쳐진 방탄에서 스스로 나와 당당히 법의 심판대에 오르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3.1절에는 식근(식민지 근대화)론도 좀 자제하고, 조선 셀프 폭망(폭싹 망했다)론 좀 그만해야 되는데, 3.1절에 자제는커녕 3.1절이라서 꼭 해야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태그:#국민의힘, #정진석, #윤석열, #3.1절, #식민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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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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