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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합동연설회 함께 참석한 김기현-나경원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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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나경원 (전 원내)대표 좋아하시죠?"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가 나경원 전 의원의 이름을 언급하자, 현장 지지자들로부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지역 합동연설회였다.

김기현 후보는 이날 나 전 의원과 함께하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연출했다. 지지율 악재로 작용했던 나 전 의원 측과의 갈등을 봉합함과 동시에, 당내 지지층이 결집해 있는 대구·경북에서 이를 과시하며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다.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에 이어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 공고화에 나선 셈.

그러자 천하람 후보가 면전에 대고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들이받으며 전선을 긋고 나섰다.

김기현 "나경원 빼고 아무것도 안 돼... 앞으로 큰 역할 해야"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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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후보는 28일 오전 대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시 청년당원들과의 행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등장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차는 각종 기득권 카르텔을 깨고 여러 개혁을 완수해야 할 시기인 만큼 대통령과 정말 호흡을 맞출 지도부가 들어서서 그 지도부가 대통령의 개혁을 힘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라며 "그다음 말은 굳이 안 드려도 현명한 당원동지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까지의 언행과 달리 김기현 후보 지지를 분명하게 호소한 것이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기현 후보는 "제가 다녀보니 대구·경북에 나경원 빼고 아무 것도 안 된다"라며 "오랜 정치 20년 동지" "보수를 지켜온 정통 보수의 심장"라고 치켜세웠다. "때로 큰일을 위해 본인의 판단을 뒤로 유보하면서 그야말로 선공후사한 분"이라며 "이번에는 어쩌다 보니 제가 나섰지만, 나경원 대표가 앞으로 큰 역할 해야겠다"라고도 강조했다.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저울질하다 용산과 친윤의 압박에 못 이겨 이를 포기한 것을 '선공후사'라고 평가하는 한편, 차기 당 대표 감으로 내세워준 셈이다.

김 후보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자리에서도 "오늘 이 자리에 나경원 전 (원내)대표 오셨는데 여러분 좋아하시죠?"라며 "우리 나경원 대표 힘내라고 박수 한번 주시죠"라고 이야기했다.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지지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김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과) 수시로 만나고, 소통하다 보니까, 마침 또 대구·경북에 오게 된 시점이어서 같이 보시자고 제가 연락을 드렸던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천하람 "괴물이 돼선 안 돼... 초선들, 소신파 없고 홍위병만 잔뜩"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와 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자가 28일 낮,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해 기자들 앞에 섰다. 이들은 이날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 시장 상인들을 만나며 지지를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한 천하람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와 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자가 28일 낮,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해 기자들 앞에 섰다. 이들은 이날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 시장 상인들을 만나며 지지를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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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행보를 두고 가장 강하게 반발한 건 천하람 당대표 후보자였다. 천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 전 이준석 전 대표, 이기인 청년최고위원과 함께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관련 질문이 나오자 "최근에 우리 당이 좋은 정치는 하지 못할망정, 괴물이 돼서는 안 되는데 가면 갈수록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행태들을 보여주나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게 사실 학폭(학교폭력) 2차가해, 3차가해랑 뭐가 다른가?"라며 "그렇게 집단적으로 괴롭힐 때는 언제고, 이제 와가지고 '아직 이용 가치가 남았으니까 다시 한번 뽑아 먹겠다'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저는 정치인이기 이전에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나경원 전 의원이 최소한 우리 당에서 이런 대접을 받을 분은 아니다. 좀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으면 좋겠다"라고 꼬집었다. 친윤 성향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연판장까지 돌려가며 나 전 의원을 공격했던 점을 재차 상기시킨 것이다. 김기현 후보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나경원 전 의원을 이런 자리에 억지로 소환한 것 아니냐는 투였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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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연설에서도 천 후보는 나 전 의원의 이름과 대구·경북 지역 현역 의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직접 호명했다. 그는 "김영식 의원 그리고 구자근 의원, 지금 저 자리에 앉아계신 나경원 전 의원을 쫓아내고 권력에 줄서는 연판장에 서명한 과거를 청산하고, 저와 함께 대구·경북의 젊은 세대가 좋아할 뉴스거리를 만들자"라고 외쳤다.

이어 "두 분 의원뿐 아니라 강대식, 김병욱, 김승수, 김형동, 박형수, 양금희, 윤두현, 이인선, 임병헌, 정희용, 홍석준 의원, 오늘 저와 함께 대구·경북에 일자리가 돌아오고 젊은 세대가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지는 더 강력한 리쇼어링 법안을 대통령께 촉구하는 연판장을 쓰지 않으시겠느냐?"라고 제안했다. "오늘의 연판장으로 지난 연판장의 과오를 덮으시라"라는 비판이었다.

연설을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천 후보는 "제가 알기로 TK 계신 초선 의원 중 김용판 대구시당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연판장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라며 "제가 비판하고 싶은 건 그런 거다. 21대 국회에는 왜 초선들이 소신파는 없고 다 홍위병만 잔뜩 있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왜 TK지역 초선 의원들이 기껏 물갈이해서 좀 지역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고 해서 여의도에 보내놓으면, 우리 지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흔적은 없고 왜 권력 앞잡이가 돼서 권력에 줄 서느라 못난이가 되어서 나경원 전 의원 연판장에 서명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안철수 "지금 땅값이 얼마인지 안 밝혀" vs. 김기현 "글자 못 읽나 보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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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역 연계 도로 관련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이 의혹을 전당대회 후보들 중 가장 먼저 제기했던 황교안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에서 "김기현 후보가 우리 당의 대표가 되는 순간, 민주당은 쾌재를 부를 것"이라며 "김기현 후보의 비리를 째깍째깍 흘러가는 총선 시계에 맞춰서 주도면밀하게 까발리면, 우리 당은 총선 참패의 늪으로 떠밀려 나갈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민주당에게 이런 절호의 기회를 줘선 안 된다"라며 "그래서 제가 김기현 후보에게 당과 대통령을 위해 사퇴하라고 말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후보자 지지자들에게서는 야유가, 황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 앞에서 "(김기현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이) 사실 다 법조인 후보들 아닌가? (저뿐만 아니라) 법조인들이 명확하게 해명이 안 됐다고 느낀다면,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를 하겠나?"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안 후보는 "예를 들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 땅값"이라며 "거기에 대해서 95% 할인해서 판매한다고까지 말을 하신 분이, 지금 땅값이 얼마인지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장 기본적인 그런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으니까, '지금 전혀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는 지적이었다.

김기현 후보는 이같은 공격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안철수 후보의 지적을 기자들에게 전해듣자 "땅값을 누가 아나? 땅값을 누가 공개할 수 있나?"라며 "누가 정가를 매겨놓은 땅값이 없으면, 공개를 하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거래 내역이 없기 때문에 땅값을 알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땅값은 공시지가로 정해져 있잖느냐. 뭐가 또 정해져 있나?"라며 "말이 안 되는 소리, 궤변 중의 궤변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 말이 되게 없으신 모양인가 보다"라고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기자들로부터 나온 다른 질문에 대해 답을 하다가도 "아까 말씀하신 땅값은 AI가 계산했던데?"라며 "AI 계산이 다 공개됐던데, AI가 공개한 거 보시면 된다. 그것도 글자를 못 읽으시나 봐"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김기현(왼쪽부터)·황교안·천하람·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왼쪽부터)·황교안·천하람·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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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기현, #나경원, #천하람, #전당대회,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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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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