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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과 함께하는 선거의 정석 4.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경실련과 함께하는 선거의 정석 4.준연동형 비례대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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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과 함께하는 선거의 정석, 지난 시간에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상적인 안으로 제시되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 다뤄 봤습니다(관련 기사 : 투표한대로 나누기,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공식 https://omn.kr/22thz ). 이번 시간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막전막후를 들여다 보는 한편, 보다 괜찮은 제도가 도입되었다면 정말로 선거결과가 달라졌을지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룰을 정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거대 양당과 소수 정당 간의 이해가 충돌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룰을 정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거대 양당과 소수 정당 간의 이해가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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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이면 '연동형'이지 지금의 제도는 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일까요? 그 유래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듬해 있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룰을 정할 때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내용은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됐습니다. 제도를 적극적으로 주장한 쪽은 소수정당인 정의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이었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위성정당 창당을 운운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거부했죠.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결국 거대정당의 반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비례대표 의석 확대 등 그 어느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정당 지지율과 실제 의석수 간의 차이를 해소하고자 했던 본연의 취지는 흐릿해졌죠.
 
당리당략이 첨예하게 맞붙은 가운데, 최종 합의 끝에 결국 누더기 개정이 이루어졌다.
 당리당략이 첨예하게 맞붙은 가운데, 최종 합의 끝에 결국 누더기 개정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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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편안을 빙빙 돌아 마침내 2019년 12월 23일, 야4당(정의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의사를 수용하며 최종 협상안이 마련됐습니다. 그 내용은 처음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어요.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은 계산식을 알 필요가 없다'는 심상정 의원(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죠.

이때 탄생한 제도가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입니다. 취지대로 득표율에 비례해 총 의석을 배분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비례대표 의석 늘리기에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바뀐 것은 고작 비례대표 의석 30석을, 그마저도 50%만 지역구 선거결과에 연동시키는 내용뿐이었습니다. 거대 정당의 초과의석 점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임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어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 후 거대 양당은 너나할 것 없이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 후 거대 양당은 너나할 것 없이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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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정당이 자당의 이해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바뀐 규칙 속에서도 최대한 자신들의 의석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위성정당이었습니다.

쥐꼬리만큼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요소, 거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은 손실조차 용납할 수 없었던 수권 정당들이 만든 희대의 가면극이 위성정당이었습니다. 애초에 합의안에 반대했던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이 기다렸다는 듯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한 일은 차라리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선거법 개정에 찬성했으며, 더욱이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 마저 '비례정당 창당은 없다'는 말을 뒤집고 비례대표용 연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하며 다시금 '내로남불'의 오명을 뒤집어 쓰고 말았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당초 선거제 개혁의 취지를 퇴색시켰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당초 선거제 개혁의 취지를 퇴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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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활용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이후 의석 점유율과 정당 지지율의 비례성은 전보다 더 낮아졌으며 사표 발생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양당의 점유율이 94.3%로 2000년 16대 총선 이후로만 보더라도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필요할지, 어떤 제도가 국민들의 의견을 더 잘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개정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됐을 경우 선거결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개정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됐을 경우 선거결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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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21대 총선 직전 이뤄진 공직선거법 개정은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기존에 적용되던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당시 득표율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의 의석은 개정 전, 후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위성정당이나 30석이라는 상한선이 없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거예요.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위성정당만 없었어도 이들 군소정당은 최소 2배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을 것입니다. 여기에 30석 상한선도 없었다면, 많게는 3배까지도 더 많은 의석을 차지했을 것입니다.
 
경실련의 선거개혁 운동에 대해 더 알고싶다면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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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1대 총선에서 이뤄진 선거제도 개혁 후퇴로 인한 선거결과의 차이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카드뉴스 5탄에서는 어떤 식으로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하는지 해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유권자의 입장에선 당연히 사표를 줄이는 방향의 개혁이 바람직하지만, 국회의원의 입장에선 자신의 재선 여부와 당의 입지를 더 크게 고려하게 됩니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여론을 형성해 의원들에게 직간접적 압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기존의 선거제도에서 이득을 취하는 거대 정당들의 반발을 이겨낼 수 없을 것입니다. 더 좋은 제도를 위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태그:#경실련, #선거제도, #비례대표제, #연동형, #준연동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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