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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은행들이 다양한 사회적 공헌 활동을 하고 금융소외계층을 향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금리 상승으로 거둬 들인) 수천억, 수조원 단위 이자수익의 5~10%도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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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이 다양한 사회적 공헌 활동을 하고 금융소외계층을 향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금리 상승으로 거둬 들인) 수천억, 수조원 단위 이자수익의 5~10%도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은행이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인 건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이복현 원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김종철 소상공인연합회 이사, 개인 차주 윤정수씨,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차경욱 성신여대 교수 등이 참석해 국내 시중은행을 향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제기했다.

간담회 앞서 하나은행은 현재 실행하고 있는 다양한 취약차주 지원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새희망홀씨 대출에 대한 금리 인하나 중소기업 대상 고정금리 대출 확대 등이다. 이 원장 또한 "하나은행이 소비자들을 위한 좋은 상품을 계속 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 원장은 곧바로 "지난 2사분기 이후 이자 상승 국면에서 지표상 은행이 명백하게 큰 이자수익을 기록했다"며 시중은행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또 "아무리 은행이 (서민들을 위한 금융 혜택을 늘리자는 등) 이야기해도 지점단위로 여수신을 실행하는 직원들에게 그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것 같다"며 "(취약차주를) 배려할 수 있는 시스템 반영이 안 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참석한 이들이 은행 측에 다양한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공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문턱, 약자에게 너무 높다" 호소한 소상공인

앞서 석용찬 회장은 "최근 금리가 인상되고 물가도 오르면서 비교적 건실한 중소기업들마저 3% 수준이었던 신용대출 금리가 10% 이상이 되니 대출 연체가 늘고 있다"며 "악순환 고리 끊기 위해 금리인상으로 하락한 신용등급 적용을 유예하거나 금리를 유예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 기관이 보증을 100%까지 해줄 수 있다면 은행 역시 저리로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각 지자체가 이자 보증을 통해 이자 고통을 분담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이사는 "소상공인이 최근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 은행의 문턱은 약자에게 너무 높다"고 토로했다. 김 이사는 "소상공인들은 대출에 기반이 되는 담보물이 부족하다. 그리서 중소기업보다 더 높은 이자율을 감당해야 한다"며 "감히 말씀드리면 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경욱 교수는 "저소득층에겐 생활비 부채가 많다"며 "생활비는 마련하지 못하면 갚지 못하고 누적되는 만큼 개인이나 가계 특성에 따른 대출의 니즈(수요)를 파악해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금융상품을 개발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햇살론 등을 이용하는 서민들을 위해 금리나 대출한도를 조정하고 저신용자들도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의 수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겠다"고 이야기했다. 

또 "신용점수는 은행 입장에선 채무불이행 위험을 측정하기 위해 정량적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금융 이력이 부족한 취약계층이나 소상공인, 사회초년생 등은 낮은 신용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신용점수를 결정할 때) 비 금융의 영역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예대금리차 역시 상한선을 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문제를 은행연합회가 주축이 되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 "곳간 넉넉한 은행 희생해 이자비용 낮춰야"

이효섭 연구원은 "은행법 1조에 따르면 '은행의 건전한 운영을 도모하고 자금중개기능의 효율성을 높이며 예금자를 보호하고 신용질서를 유지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며 "그런데 최근 5대 은행이 40조원이 넘는 이자 수익을 거둬들인 걸 보면 법 제정 목적과 달리 자원 배분 측면에서 썩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경제 발전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곳간 넉넉한 은행이 희생해 이자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챌린저 뱅크' 등을 언급했는데 꼬마 은행이 (은행업계의) 판을 흔들수 있을까 우려된다"며 "최근에 서울시가 검토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실리콘밸리에 설립된 벤처금융 전문은행)이나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일본이 마련한 고령층 자산관리서비스 특화 신탁, 무형자산을 갖고 있는 중소 벤처 기업들을 위한 무형자산 기반의 특화은행 모델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또 전업주의에서 겸업으로 가는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보험업 등 이종 업종에게도 스몰라이센스를 주는 걸 고려해볼 수 있다"며 "다만 시스템 리스크가 있는 만큼 건전성 유지나 내부통제 의무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승열 행장은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해선 이미 여러가지 상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 좋은 방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 서민금융상품과 관련해서도 "햇살론15의 금리를 1%씩 캐시백 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에정"이라면서도 "1%를 더 인하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햇살론15를 이용하는 고객 대출 잔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주는 '캐시백 희망 프로그램'을 다음 달 실시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또 예대금리차 상한선 지정에 대해선 "당국과 협의해 가능한지 살펴보겠다"며 "이런 논의가 은행연합회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건의해보겠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