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적대적인 대상'이라고 판단한 학생과 교사가 각각 10.9%와 2.5%뿐인 것으로 통일부 조사 결과 확인됐다. "한국의 주적은 북한"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는 차이가 있는 인식이다.
통일부는 17일 오전, 전국 초중고 학생 6만5966명과 교사 3983명을 대상으로 지난 해 10월 18일부터 11월 22일까지 실시한 '2022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대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학생들은 '협력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의견을 38.7%로 가장 많이 보였다. 이어 '경계해야 하는 대상'은 38.1%, '도와줘야 하는 대상'은 7.1%였다.
'적대적인 대상'이라고 본 학생은 10.9%였다. 이는 2020년과 2021년 조사 결과 8.2%와 7.7%보다는 높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동의 비율이 가장 낮았다.
교사들의 경우 북한을 '적대적인 대상'으로 판단한 의견은 학생보다 더 크게 낮은 2.5%였다. 이는 2020년과 2021년에 같은 응답 비율을 보인 1.9%보다는 0.6%p 올라간 수치다.
교사들은 2022년 조사에서 76.9%가 북한을 '협력해야 하는 대상'으로 봤고, 11.8%가 '경계해야 하는 대상'으로 봤다.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란 응답은 4.2%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UAE의 주적은 이란이고, 한국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국방부도 지난 16일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학생 55.7% "현재 남북관계 '평화롭지 않다'"
2022 통일교육 실태조사에서 학생들의 55.7%는 현재 남북관계에 대해 '평화롭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과 2021년 수치 각각 35.2%와 30.2%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평화롭다'는 응답은 9.8%에 그쳤다. 이 또한 2020년과 2021년 수치 각각 17.6%와 21.1%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2022 실태조사에서 교사들도 72.5%가 '평화롭지 않다'고 답했다. '평화롭다'는 의견은 4.2%였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은 57.6%였고 교사들은 이보다 높은 86.7%였다. 학생들은 2021년 조사 수치 61.7%보다 낮아진 반면, 교사들은 2021년 조사 수치 85.6%보다 높아졌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에 대해 학생들의 31.7%는 '남북 간 전쟁 위협을 없애기 위해'라고 답했다. 이어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16.2%),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15.3%), '이산가족의 아픔을 해결해주기 위해'(15.1%), '세계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9.3%) 순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