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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홍준표 시장의 '금호강 르네상스'란 금호강 개발사업에 대해서 지난해부터 수차례 문제제기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아직 아무런 대답이 없다. 응답 없는 대구시에 먼저 제안의 손길을 내밀기 위해, 금호강 르네상스에 대한 대안을 담은 공개 제안서를 순차적으로 올려 본다. (관련 기사: 홍준표 시장님, 283억 아껴 '명품탐방로' 만드는 법 알려드립니다)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 중 하나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에 대한 대안으로 협치의 길을 제안해본다. 홍준표 시장의 품위 있고 품이 너른 시정을 기대해보면서. - 기자 말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 두번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이는 디이크와 달성습지를 연결하는 교량을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강정고령보를 찾는 사람들이 강 건너 달성습지와 더 멀리 화원유원지까지 갈 수 있는 자전거길을 연결시키자는 것이다.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 두번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이는 디이크와 달성습지를 연결하는 교량을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강정고령보를 찾는 사람들이 강 건너 달성습지와 더 멀리 화원유원지까지 갈 수 있는 자전거길을 연결시키자는 것이다.
ⓒ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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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지방선거에서 홍준표 시장의 대표 공약이었던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은 당선 이후 홍 시장의 대표적인 이행 사업으로 차곡차곡 준비되고 있습니다.

홍 시장은 본 사업에 앞서 이 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할 선도사업들을 세 가지 제시하고 있는데 그 선도사업들에만 2026년까지 사업비가 810억 원이 들어갑니다.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사업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사업입니다.

천혜의 자연습지 달성습지로 연결하는 교량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인 달성습지. 저 멀리 보이는 강정고령보 디아크와 이곳 달성습지를 잇겠다는 것이 대구시의 계획이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인 달성습지. 저 멀리 보이는 강정고령보 디아크와 이곳 달성습지를 잇겠다는 것이 대구시의 계획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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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알아볼 두 번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은 시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2025년까지 디아크 주변 문화관광 자원(화원유원지, 달성습지)의 연계를 위한 랜드마크 보행교를 설치해 금호강·낙동강 합류부의 두물머리 경관 명소 창출 및 관광 활성화에 기여코자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사업비는 무려 300억 원입니다.

천혜의 자연습지인 달성습지로 연결하는 교량을 놓는 것이 핵심으로 적지 않은 예산이 들고, 사람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어야 할 달성습지 쪽으로 사람들을 연결해 생태 교란 요소가 다분한 사업입니다.

예산도 많이 들고 생태계도 교란시키는 반 생태환경적 사업이라 환경단체들에서는 이 사업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태환경도 교란시키지 않고 예산도 1/10로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 합니다.

이 연결 교량은 보행교로 건설되지만 주로는 자전거도로로 기능을 할 것입니다. 달성습지가 길이로 3㎞가 넘기 때문에 이를 둘러보려면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서 자전거길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강창교 아래 잠수교를 놓아서 이렇게 우회해서 이용하자는 것이다. 어차피 자전거로 주로 이동하기 때문에 2킬로미터 정도 우회한다고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강창교 아래 잠수교를 놓아서 이렇게 우회해서 이용하자는 것이다. 어차피 자전거로 주로 이동하기 때문에 2킬로미터 정도 우회한다고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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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교 아래 이런 식으로 잠수교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강창교 아래 이런 식으로 잠수교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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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염두에 둔다면 이 연결 교량을 1㎞ 상류로 이동해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1㎞ 상류에 있는 교량인 강창교 그 아래에 잠수교 형식의 교량을 건설해 자전거 이용자들이 강을 건널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강 양안으로 자전거도로가 잘 닦여 있어서 이 잠수교가 들어서면 양안의 자전거도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에 이는 최적의 방안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우회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는 셈으로 거리가 약 2㎞ 늘어나지만 어차피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2㎞ 정도는 쉽게 이동하는 거리여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예천의 한천을 건너는 잠수교. 이 잠수교도 기존의 교량 아래 건설됐다.
 예천의 한천을 건너는 잠수교. 이 잠수교도 기존의 교량 아래 건설됐다.
ⓒ 대구환경운동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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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보행 잠수교는 현재 여러 곳에 건설돼 있는데, 예천에 가면 예천교 아래 멋진 잠수교가 건설돼 예천군민들이 많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량을 참고해서 만들면, 건설업자에 의하면, 그 비용은 애초에 대구시가 건설하려던 교량의 1/10 비용으로 건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30억 원 정도만 들이면 이런 잠수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건설 비용도 줄이고 생태 교란이라는 환경적 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흑두루미 등 철새 위한 우회 

이렇게 제안하는 이유는 달성습지가 천혜의 자연습지이고, 대구시가 연결하려는 그 구간이 바로 흑두루미와 같은 철새들이 도래하는 핵심 구간으로 그곳에 경관 조명까지 단 교량을 만들어놓으면 흑두루미 같은 예민한 새들은 더 이상 이곳을 찾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흑두루미와 같은 철새들이 도래한 곳 바로 위에 교량을 건설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호하는 것이 옳다.
 흑두루미와 같은 철새들이 도래한 곳 바로 위에 교량을 건설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호하는 것이 옳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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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두루미 울음소리를 내는 음향장비까지 설치해서 흑두루미를 부르고 있는 흑두루미 유도 공간을 대구시가 이렇게 달성습지 안에 만들어 놓았다.
 흑두루미 울음소리를 내는 음향장비까지 설치해서 흑두루미를 부르고 있는 흑두루미 유도 공간을 대구시가 이렇게 달성습지 안에 만들어 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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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대가 흑두루미가 도래한 곳이란 사실을 대구시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대구시가 달성습지 안에 흑두루미가 내릴 수 있도록 흑두루미 유도 공간까지 만들어놓았기 때문입니다. 흑두루미 울음소리를 내는 음향 설비까지 갖춘 정교한 유도 공간을 만들 정도로 이 일대에 애정을 품고 있습니다.

이런 생태적 문제도 있으니 조금 우회해서 자전거 이용객들이 이용하는 다리를 만들어 연결시키자는 것입니다. 예산도 대폭 줄이고 경관도 헤치지 않는 더 멋진 교량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구시는 고민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존 자전거도로도 활성화시키고 예산도 대폭 줄이는 식으로 사업을 벌여야 합니다. 그것이 미래지향적 시정이 나아가야 할 바른 모습입니다. 부디 홍준표 시장이 이 제안서를 받고 화답해줄 것을 제안합니다.

금호강에는 아직도 보전해야 할 자연 자원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달성습지와 안심습지가 있고, 팔현습지와 반야월습지가 있습니다. 또한 아직 남은 일부 둔치 공간이 있고, 하천 안에 하천숲이 잘 발달해 있습니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인 달성습지. 이곳이 온전히 지켜지기를 희망한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인 달성습지. 이곳이 온전히 지켜지기를 희망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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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중요한 생태 축으로 야생동물들이 기거하는 그들의 집으로 절대적인 보전이 필요한 구역들입니다. 그러잖아도 많은 개발이 이루어진 금호강에 또다시 '삽질'을 강행한다는 건 반드시 반작용을 불러올 뿐입니다.

토건 위주의 개발은 이제 지양되어야 하고, 정말 개발을 해야 한다면 꼭 필요한 개발만 최소한의 규모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야생동물들도 그들의 땅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고, 비로소 인간들과의 공존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홍준표 시장님, 조금 우회하더라도 강창교 아래에 멋진 잠수교 하나 놓아주십시오. 그러면 더 많은 시민이 이를 통해 강 양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어서 그 일대도 살아나 그 잠수교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명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홍 시장님의 현명한 판단을 요청 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15년 동안 낙동강을 쫓아다니면서 4대강사업의 본질을 고발했고, 이후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운동에 주력해오고 있다.


태그:#금호강 르네상스, #홍준표, #달성습지, #흑두루미, #잠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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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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