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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건과 관련해 9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이후 지법 앞에서 열린 김용균 재단 기자회견에서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고개를 숙여 허탈해하고 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원청인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 무죄를 선고했다.
 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건과 관련해 9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이후 지법 앞에서 열린 김용균 재단 기자회견에서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고개를 숙여 허탈해하고 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원청인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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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당시 24세)씨 사망 사건에 대해 9일 항소심에서도 원청 한국서부발전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된 가운데, 같은 날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에서 50대 비정규직 노동자가 석탄 하역 작업 도중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이동주(민주당)·류호정(정의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9일 낮 12시 57분께 충남 보령발전본부 1부두 하역기에서 낙탄 청소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소속 이아무개(52)씨가 15미터 높이에서 추락했다. 이후 7분이 지난 오후 1시 4분께 119신고가 됐고, 보령본부 자체 구급차로 보령 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처치가 이뤄졌지만 이아무개씨는 오후 2시 4분께 사망했다.

지난 2018년 12월 하청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충남 태안력발전소에서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사건과 닮은꼴이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한 9일은 김용균 사건 재판 2심 선고가 있는 날이었다. 2심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청 한국서부발전의 김병숙 전 사장에 대해 1심과 똑같이 무죄를 선고했을 뿐 아니라, 관련자들을 대거 감형했다.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최형철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에서 1심 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받았던 권유환 전 태안발전본부장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 때 징역 1년 6월·집행유예 2년을 받았던 하청업체 대표 백남호 전 한국발전기술 사장도 금고 1년·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1심 때 벌금 1000만원이 내려졌던 한국서부발전 법인에도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보다 더 후퇴한 판결"

재판부는 "한국서부발전은 안전보건관리 계획 수립과 작업 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을 발전본부에 위임했고, 태안발전본부 내 설비와 작업환경까지 점검할 주의 의무가 없다"고 봤다.

김용균재단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1심 판결보다도 더 후퇴한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김용균재단은 "재판부는 더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고의성 없음' '알 수 없음' 등을 이유로 책임을 면해줬다"라며 "법원은 원청 업체, 사업주의 책임에 대해 조금도 진전된 인식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고 김용균씨 항소심 재판에서 사업주들에 대한 유죄가 무죄로 뒤집어진 오늘, 보령화력발전소에서 또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한국중부발전(주)의 보령화력발전소 전경.(2009년 6월 17일 촬영분).
 한국중부발전(주)의 보령화력발전소 전경.(2009년 6월 17일 촬영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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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보령화력발전소, #한국중부발전, #김용균, #법원,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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