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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건과 관련해 9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이후 지법 앞에서 열린 김용균 재단 기자회견에서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참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원청인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 무죄를 선고했다.
 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건과 관련해 9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이후 지법 앞에서 열린 김용균 재단 기자회견에서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참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원청인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 무죄를 선고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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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무죄를 선고받은 바로 오늘, 또 한 명의 노동자가 화력발전소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산재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 사건 항소심 결과에 개탄하면서 남긴 글이다.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최형철)는 9일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청' 한국서부발전 대표에게 또다시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유죄를 받았던 서부발전 발전본부장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늘에서도 쉽게 잠들지 못할 김용균을 생각하면 이번 판결에 분노가 인다"면서 "바로 오늘 또 한 명의 노동자가 화력발전소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법이 기업가에게 한없이 자상하게 웃을 때, 또 다른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것"이라며 "산업재해의 행렬, 죽음의 행렬. 언제까지 이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의 노동 현장을 방치할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제 끝나야만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약화시키려는 모든 시도를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은주 원내대표는 "상식과 정의가 무너진 대한민국을 공인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따로 보도자료를 내고 ""재판부는 '누구 하나 결정적 과오에 기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며 "재판부가 말하는 과오란 정녕 무엇이냐. 그날의 끔찍한 죽음이 제대로 된 안전장비 하나 없이 휴대폰 불빛 하나에 기대어서 홀로 작업장으로 가야 했던 김용균 씨 본인의 잘못이란 말이냐"고 따져물었다.

특히 그는 "김용균씨 죽음 이후에 만들어진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상식과 정의는 판결에 담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전날(8일) 있었던 곽상도 전 의원 무죄 판결을 거론했다(관련기사 : 민주당 "곽상도 아들 50억 무죄! 조국 딸 600만원 유죄!" https://omn.kr/22o08 ).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권력자의 아들은 이명 산재위로금으로 50억 원을 받는데, 한 어머니는 청년 가장의 무참한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정 공방을 5년째 이어오고 있다"며 "가진 힘에 따라 상식이 다르고, 정의가 다른 대한민국 더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와 정의당은 상식과 정의를 바꿀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개악시도를 반드시 저지하고, 김용균씨의 동료들, 후배들이 안전하게 퇴근할 수 있는 일터를 위해 온 힘을 다해 바꿔내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밖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곽 전 의원은 남욱 변호사에게 받은 5천만원에 대해서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밖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곽 전 의원은 남욱 변호사에게 받은 5천만원에 대해서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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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도 58명이 일터에서 죽었다... 그중 50억 받은 사람 누가 있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부 판결에 없는 건 바로 사회적 정의"라면서 이번 항소심 결과를 질타했다.

그는 "곽상도 아들 곽병채씨한테 준 50억 원이 '적법한' 산재 위로금과 퇴직금이라던 어제의 사법부가, 오늘 청년 김용균 씨의 죽음에는 원청사업주가 '무죄'라고 판단했다"며 "김용균 씨의 죽음과 곽병채 씨의 '산재'는 왜 그렇게나 다른 거냐"고 물었다.

또 "검사 출신 곽상도 전 의원은 자기 아들이 받은 50억 원이 떳떳하다고 말하고, 김용균씨 어머님 김미숙씨는 왜 아들의 억울한 죽음, 이 슬픈 죽음에 대해 목이 터지도록 길거리에서 부르짖어도 이런 결과를 받아안아야 하나"라며 "돈 없고 빽 없고 힘없는 부모를 뒀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청년의 죽음에는 책임을 지울 수 없는 거냐"고 따졌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이런 사법부 아래, 이런 세상을 살자고 '공정과 상식'을 말하며 '중대재해법 완화'하자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화가 나고 가슴이 아프다"라며 "이런 세상에 살게 해서 청년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 "매달 수십 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퇴근하지 못하고 있다. 1월에도 58명이 일터에서 죽었다"라며 "이중 50억을 받은 사람이 누가 있나. 정상이 아니다. 우리 아들 딸에게까지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순 없다. 더 많이 싸우겠다"고 밝혔다.

태그:#김용균, #곽상도, #이정미, #박용진, #중대재해처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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