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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에서 여러 후배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잔뜩 건네받은 학생이 활짝 웃고 있다.
 졸업식에서 여러 후배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잔뜩 건네받은 학생이 활짝 웃고 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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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벗었는데 모르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당황스러워요. 우리는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계속 마스크를 쓰고 살았잖아요?"

"입학할 때부터 3년 내내 학교에서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했는데, 마스크를 벗고 졸업하는 게 가장 큰 졸업선물 같아요."


8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전북 순창군 순창여자중학교(교장 최순삼) 졸업식에서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고 졸업하는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2020년 6월 마스크 쓰고 처음 등교한 학생들

순창군에는 초등학교 15곳과 중학교 7곳, 고등학교 3곳이 있다. 순창읍에 자리한 중학교 3곳은 남중 2곳, 여중 1곳으로 구분돼 있다. 순창여중은 순창군에서 유일한 여학교다. 몇몇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벗고 졸업하게 된 소감을 물었다. 외모에 민감한 학생들은 남녀공학인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전했다.
 
“마스크 벗고 졸업하는 기분이 정말 좋아요.”
 “마스크 벗고 졸업하는 기분이 정말 좋아요.”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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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졸업해서 행복해요.”
 “마스크 벗고 졸업해서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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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순창여중 입학할 때 코로나 때문에 제약이 너무 많아서 6월에야 처음으로 등교했어요. 솔직히 3개월을 학교에 못 온 거니까 1학년을 친구들하고 너무 적게 보내서 정말 아쉬웠어요. 마스크를 벗고 졸업한다는 게 가장 큰 선물인 건 같긴 해요.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에 진학하는데 마스크를 벗고 입학해야 해서 얼굴에 뾰루지 난 게 조금 부끄럽기는 해요."(김성현)

"마스크를 항상 쓰고 있었는데 막상 벗으면 사람들이 얼굴을 못 알아볼 것 같아서 부끄러워요. 계속 마스크 쓰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어요. 이제부턴 마스크 벗고 고등학교 가서 활기차게 생활하려고요. 고등학교가 남녀공학이지만 마스크 벗는 건 신경 안 써요."(신서현)

"고등학교 남녀공학, 마스크 벗는 건 싫어요"
 
카메라만 들이대면 자동으로 ‘손가락 브이’를 만드는 학생들.
 카메라만 들이대면 자동으로 ‘손가락 브이’를 만드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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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만 들이대면 자동으로 ‘손가락 브이’를 만드는 학생들.
 카메라만 들이대면 자동으로 ‘손가락 브이’를 만드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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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벗으니까 코로나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인데, 진짜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이라서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을 만나야 하는데 그건 좀 싫어요. 설렘 반, 걱정 반 혼재돼 있어요."(김가영)

"순창여중 입학할 때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친구들이 서로 누가 누군지 몰랐어요. 중학교 3년 내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서 진짜 아쉽긴 하지만 3학년 끝나며 벗을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해요. 고등학교 입학식은 마스크를 벗고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박지선)

"교실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 사항이라서 벗으면 안 됐는데, 지금은 공식적으로 벗어도 문제는 없어서 정말 기분이 좋고 너무 행복해요. 저는 다시는 마스크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코로나도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박은비)

"중학생의 매력, 얼굴 표정 변화 봐야 느낄 수 있어요"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한 3학년 진학 예정 학생들은 “저희는 3학년만이라도 교실에서 마스크를 벗고 생활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한 3학년 진학 예정 학생들은 “저희는 3학년만이라도 교실에서 마스크를 벗고 생활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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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삼 교장은 "그동안 졸업식은 코로나 때문에 각 반 교실에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요청에 의해 강당에서 졸업식을 치르게 됐다"면서 "교직원들이 졸업식장과 운동장에 포토존도 설치해서 마스크를 벗고 졸업하는 축제 분위기를 띄워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학년에 올라가는 한 학생은 "선배들이 마스크를 벗고 졸업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묘하다"면서 "저희는 3학년만이라도 교실에서 마스크를 벗고 생활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저도 순창여중 출신이지만 정말 외모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들이 한창 멋도 부리고 꾸미기도 하고 그럴 나이에 마스크를 쓰고 학교생활을 해야 했다는 게 참 안타깝다"면서 "열넷, 열다섯, 열여섯 살 여학생만이 지닌 활력은 얼굴의 표정 변화를 봐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은 친구와 가족, 후배들의 축하를 받으며 환한 웃음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난해 순창여중 학생회장단을 맡았던 학생들은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에 가서는 마스크 벗고 활기차게 생활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순창여중 학생회장단을 맡았던 학생들은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에 가서는 마스크 벗고 활기차게 생활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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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학교 강당에서 열린 순창여중 졸업식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마스크 착용 여부는 개인 자율에 맡겼다. 카메라를 인지한 몇몇 학생들이 손가락브이를 내보이고 있다.
 8일 오전 학교 강당에서 열린 순창여중 졸업식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마스크 착용 여부는 개인 자율에 맡겼다. 카메라를 인지한 몇몇 학생들이 손가락브이를 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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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순창여중, #순창여중 졸업식, #전북 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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