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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가진 남해. 감수성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감성과 영감, 창조성을 일깨울 만하다. 그래서인지 남해에는 문화·예술과 IT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일과 삶과 휴식을 병행하고자 많이 찾아온다.

그런 이들 가운데서 이번에는 남해로 귀촌한 청년음악인 두 사람을 만나 그들의 일과 삶에 대해 들어봤다. 이성우(42)씨와 권월(34)씨가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상주면에 거주하고 있다.[기자말]
2020년 귀촌해 상주에서 카페 잔잔을 운영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성우 씨.
 2020년 귀촌해 상주에서 카페 잔잔을 운영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성우 씨.
ⓒ 남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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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내 하얀 차를 타고 남해 끝 바다로 달려가자/난 알아 넌 가끔 어디든 떠나려 한다는 걸/화려한 도시는 네게 휴식을 주진 못하겠지 /(중략)/ 여기 남해 깊은 바닷속에 네 맘을 내려놔.'

귀촌인 싱어송라이터 이성우씨가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의 타이틀곡 '남해 드라이브'다. 경쾌한 리듬을 타고 흐르는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흰 자동차가 푸른 하늘과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는 풍경이 머릿속에 절로 그려진다.

인디밴드 나잇어클락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이성우씨는 2020년 삼동면 한달살기 프로그램 '살러' 2기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남 남해에 귀촌했다. 성우씨는 지난 2012년 공연차 남해에 와본 후 '언젠가는 남해에 와서 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

2009년 데뷔한 그는 서울에서 음악작업을 하며 앨범도 발매하고 밴드 공연과 버스킹 등 인디밴드 음악인으로 잘 지냈다. 공연장 대여업도 병행하며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웠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이 멈추고 공연장도 문을 닫으면서 남해로 내려오려던 계획을 앞당겼다.

"1년 넘게 공연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차라리 빨리 가보자 해서 오게 된 거죠."

남해 느낌 담아 10여 곡 창작
  
카페 잔잔은 해변가 카페답게 서핑 해변 콘셉트로 꾸며져 있어 인기다.
 카페 잔잔은 해변가 카페답게 서핑 해변 콘셉트로 꾸며져 있어 인기다.
ⓒ 남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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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풍광과 옛 시골의 정취가 아직 살아있는 남해에 와서 1년 동안 식당과 펜션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음악작업을 했다. 성우씨는 앞서 소개한 '남해 드라이브'를 비롯해 많은 곡을 만들었다.

남해에 처음 왔을 때 별이 가득한 밤하늘에 놀랐던 기억을 살려 '별 보러 남해', 바래길을 걸으며 느낀 감정을 떠올리며 '샤이니 트레일' 등 10곡 이상을 만들었다. 그는 "음악 인생에서 앨범을 제일 많이 발표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시간이 많기도 했고 주위 환경이 음악적 영감을 줘 작업에 집중하기에 좋았어요."
   
음악 활동을 이어가던 성우씨는 상주면 임촌마을의 작은 카페 하나를 인수해 서핑 해변을 연상케 하는 '카페 잔잔'을 열었다. 임촌마을이 상주 은모래비치 해변과 가까워서이기도 하지만 서핑과 캠핑, 카약, 낚시 등 해양레저를 좋아하는 그의 취향이 십분 반영됐다.

"남해에 예쁜 카페들은 많아요. 그런데 바닷가 분위기를 제대로 낸 곳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제가 속초나 양양에 자주 다니면서 서핑이나 카약 등을 즐기다 보니 이런 콘셉트로 카페를 낸 것이죠."

카페를 차리면서 신곡 창작은 못했다. 대신 사람들과 교류가 많아지고 코로나 방역규제가 완화되면서 공연을 자주 했다. 남해 방문의 해와 문화가 있는 날을 비롯해 멸치축제, 마늘축제, 맥주축제 등 남해에서 열리는 축제와 공연에는 거의 빠짐없이 출연했다. 지난해 말 열린 상주 물메기축제 때도 무대에 섰다. 

공감하는 관객 위해 꾸준히 공연
 
지난해 청년센터 워크숍에서 꽃내활성화센터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는 이성우 씨.
 지난해 청년센터 워크숍에서 꽃내활성화센터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는 이성우 씨.
ⓒ 남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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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은 없을까. 고령의 어르신이 대부분인 행사에서 싱어송라이터이자 인디밴드 뮤지션의 감성을 살리기엔 아무래도 제약이 있을 테다.

"처음에 무대에 올랐을 때 관객이 다 어르신인 거예요. 7080 곡이나 대중적인 곡을 골라 공연했지만 그조차도 호응이 없어 당황했어요."

그래도 성우씨가 무대를 계속 오르기로 한 건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고 기다리는 관객이 있어서다.

"청소년이나 청장년층에도 분명 이런 공연을 원하고 즐기려는 분들이 있어요.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제 색깔과 콘셉트를 지켜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성우씨 스스로 달라진 점도 있다. 남해에선 예전처럼 굳이 전업 음악인임을 고집하지 않고 편하게 음악을 즐기겠다는 태도다. 서울에서 공연하고 돈을 벌 때보다는 못하지만, 다행히 카페를 알고 찾아오는 이들도 제법 많아졌다. 

"올해는 제 시간을 갖고 즐기면서 지낼 생각입니다. 이곳은 밤에 갈 데가 별로 없어요. 주말에는 야간영업도 하려고 해요. 좋은 사람들과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마시고, 가끔은 제가 공연도 하고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싱어송라이터, #귀촌,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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