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큰 도움이 될 만한 사연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 소개됐다. 지난 3일, 12세 아들(금쪽이), 10세 딸을 양육하고 있는 부모가 고민을 들고 스튜디오에 찾아왔다. 금쪽이를 소개하는 첫 장면에서 금쪽이와 엄마는 교장실을 찾아갔는데, 그 이유는 '사과'를 하기 위해서였다. 과연 금쪽이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 걸까. 

금쪽이가 교장실을 찾은 까닭은 하굣길에 어떤 아이를 때렸기 때문인데, 싸움이 붙은 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휘두른 폭력이었다. 금쪽이는 엄마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애꿎은 데다 화풀이를 해버렸다. 그 때문에 결국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게 됐다. 엄마는 금쪽이가 화를 주체하지 못한다며, 훗날 더 큰 문제가 생길까 봐 마음을 놓지 못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당장의 훈육보다 치료가 우선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학교에 간 금쪽이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조퇴를 하고 싶다고 졸랐다. 담임 선생님에게는 거짓말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엄마는 선생님에게 사실대로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잠시 후 금쪽이는 다시 전화를 걸어 선생님에게 얘기했냐며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충격적인 장면이 이어졌다. 금쪽이는 흥분 상태를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고, 무단조퇴를 하겠다며 소리를 질렀다. 

평소에도 금쪽이는 특별한 일 없이 매일같이 조퇴를 요구했다고 한다. 지난 2년 동안 2~3교시 만에 조퇴하는 식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얼핏 보기에도 금쪽이에게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쪽이는 병원에서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당장의 훈육보다 중장기적인 치료가 우선인 상황처럼 보였다. 

다음 날, 금쪽이는 느닷없이 낚시를 가고 싶다며 엄마를 닦달했다. 엄마가 안 된다고 하자 생떼를 쓰기 시작했고, 마음대로 안 되자 분노를 쏟아냈다. 금쪽이는 엄마를 "야!"라고 부르더니 달려들어 힘을 행사했다. 엄마의 제지는 무력했다. 매우 위태로운 상태가 지속됐다. 잠시 후, 금쪽이는 베란다 창문을 열더니 뛰어내리려 했다. 극단적인 방식으로 엄마를 협박하는 것이다. 

깜짝 놀란 엄마는 금쪽이의 위험한 행동을 가까스로 제지했고,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금쪽이의 충동적 행동은 계속됐다. 엄마를 발로 차고 머리를 잡아당기며 폭행했고, 의자를 들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엄마는 놀란 마음에 방으로 들어가 혼자 눈물을 흘렸다. 영상을 지켜보던 스튜디오의 MC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전의에 불탑니다."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로 불타올랐다. 그는 금쪽이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충동성'이라고 운을 띄웠다. 금쪽이는 요구가 거절되자 즉각 돌발 행동을 취했는데, 자극받는 즉시 반응하다보니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이 미숙했다. 엄마를 향한 공격성과 충격적인 행동은 모두 높은 충동성 때문이었다. ADHD 문제라고 이해는 하지만, 분명히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이던 금쪽이는 아빠마저 안 된다고 하자, 갑자기 태세를 바꿔 엄마에게 '사랑해'라고 말했다.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굴었다. 이처럼 예측이 안 가는 금쪽이의 행동에 지켜보는 사람들은 가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사랑해'의 의미는 충동적으로 엄마에게 위협부터 나쁜 말까지 하고 나면 그 후에 미안함이 몰려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래는 충분한 사고를 거쳐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쳐야 하지만, 금쪽이는 자신의 행동이 별일 아닌 듯 가볍게 반응했다. 그래서 사과 대신 '사랑해'로 무마하는 것이다. 오은영은 이런 행동이 지속된다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 채, 상대방의 입장이 생각하지 못하고 '사랑해'로 상황을 무마할 가능성이 높기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오은영은 엄마의 대처 방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금쪽이가 충동적으로 감정을 쏟아낼 때마다 엄마는 '너 지금 배고파서 그러는 거지?'라는 식으로 넘겨버렸다. 아이가 속상하고 화가 난다고 하면 그 감정을 그대로 받아줘야 하는데, 엄마는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뒤로 하고 화제를 전환하기에 급급했다. 이른바 '축소 전환형 부모'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아빠와 함께 낚시터로 향한 금쪽이는 낚시에 몰두했다. 예상 외로 공손하고 예의바른 태도였다. 아빠와 있을 때는 엄마에게 하듯 무례한 행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낚시나 브레이크 댄스)를 할 때는 문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회를 직접 뜨겠다고 나서더니, 마음대로 되지 않자 참돔을 패대기치는 등 충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를 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칼을 들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해 보였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며, 자신을 위로하는 엄마를 향해 주먹질을 했다. 왜 유독 엄마에게 이토록 날카롭게 반응하는 걸까. 반면, 아빠와의 관계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아빠의 조언에 따라 회뜨기에 성공한 금쪽이는 그제야 활짝 웃었다. 혹시 엄마가 만만한 걸까.

"부모가 자식에게 권력적일 필요는 없지만 각자의 역할을 해내는 위치라는 게 있어요. 부모는 부모의 위치에 있어야 하고, 자녀는 자녀의 위치에 있어야 해요. 그런데 금쪽이와 엄마는, 엄마의 위치에 엄마가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가 엄마와 자신을 동등한 위치로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엄마가 꼭 알아야 할 게 있다면서, 또래의 행동을 제지할 때는 '하지 마'라고 부탁할 수 있지만, 어른이 아이의 행동을 제지할 때는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모와 자녀 사이가 가까운 건 좋지만, 금쪽이네의 경우 조금씩 선을 넘기 시작하면서 엄마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삼게 된 것이다. 

한편, 엄마는 샤워 중인 금쪽이에게 주의를 기울였다. 잠시 후, 화장실 안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엄마는 문 앞으로 다가가 몰래 엿듣기 시작했다. 화장실 안에서는 찰랑이는 물소리만 들렸다. 엄마는 아예 문 앞쪽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다가, 너무 오래 씻는다며 화장실 문을 열어 금쪽이의 상황을 체크했다. 엄마는 왜 화장실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걸까. 

엄마는 최근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며 입을 열었다. 금쪽이가 목욕을 하러 들어가면 1시간 넘게 나오지 않는데,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 영상을 시청하는 듯한데, 그 과정에서 성적인 행동을 하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금쪽이는 성에 대한 호기심이 증가했고, 부모의 휴대전화를 빌려 성인 인증이 필요한 영상들도 보는데, 어찌해야 할지 몰라 난감하다고 털어놓았다. 

오은영은 아이와 부모의 성교육 편차가 심한 현실을 지적하며, 부모가 성교육을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교육이라고 하면 성관계, 성행위, 피임 등에 국한해서 생각하지만, 실제 성교육은 신체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전제했다. 나와 타인의 신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신체 명칭과 기능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엄마를 때리고 욕하고 화가 조절이 잘 안 돼..(엄마 기분은) 속상할 것 같아. 후회되고 미안해." (금쪽이)

충동성이 굉장히 높은 금쪽이의 속마음은 어떠할까. 금쪽이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다만 방법을 몰라 답답해하고 있었다. 금쪽이는 후회되고 미안하다면서도 가족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할 거라 여겼다. 그러면서 잔뜩 주눅든 모습으로 섭섭한 감정도 토로했다. 그런 금쪽이의 모습에 엄마와 아빠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 '금쪽 처방'이 필요한 순간이다. 

'충동 브레이크' 솔루션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은 '충동 브레이크' 솔루션을 제시했다. 집중력은 높이고 충동성을 낮추기 위해 미니어처 만들기를 시도하게 했고, 격한 댄스로 몸을 움직여 부정적인 충동에서 빠져 나오게 했다. 건강한 분노 해소법을 배우도록 한 것이다. 또, 아빠는 브레이크 댄스 연습 중인 금쪽이를 찾아가 춤을 배우며, 금쪽이의 취미에 관심을 가지려 노력했다. 어색하고 서툰 두 사람은 조금씩 합을 맞춰나갔다. 

그렇다면 성교육에 대한 금쪽 처방은 무엇일까. 오은영은 성적인 충동 역시 성교육을 통해 조절하도록 배워야 하는데, 이때 진지한 태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성교육 중에 스킨십을 하는 건 이중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제대로 각을 잡고 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 우선, 전문의를 찾아가 성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금쪽이는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들을 시원하게 쏟아냈다. 

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금쪽이를 위해 '성 고민 수리함'을 만들어, 아빠와 금쪽이는 둘만의 성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금쪽이가 종이에 질문을 써서 넣으면 아빠가 답변을 해주는 식이었다. 그 중에는 '언제 첫 성관계를 했냐'는 민감한 질문도 있어 아빠를 당황하게 했지만, 솔직하게 성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두 사람은 친밀한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었다. 

솔루션 후 금쪽이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엄마는 금쪽이가 숙제를 하지 않고서 TV를 계속 보려 하자 이를 제지했다. 이에 금쪽이는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엄마는 이전과 달리 단호한 태도를 취했고, 금쪽이가 혼자 감정을 추스르도록 잠시 자리를 비켜주었다. 금쪽이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됐는데, 금쪽이는 풋워크 댄스를 추며 부정적 감정을 배출했다. 

얼마 후, 마음이 가라앉은 금쪽이는 스스로 책상 앞에 앉아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확연히 달라진 모습에 엄마와 아빠는 미소를 지었다. 부정적인 감정을 배출하는 방법을 몰라 폭력적인 행동을 취했던 금쪽이는 온데간데없었다. 또, 엄마의 위치를 잃어 금쪽이를 훈육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엄마도 자신의 위치를 찾은 듯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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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길을 가라. 사람들이 떠들도록 내버려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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