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1.30 14:46최종 업데이트 23.01.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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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 1위' 덴마크의 비결을 찾아 봅니다.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6호'는 2023년 1월 16일부터 24일까지 쇠토프 숲유치원, 바흐네호이 애프터스콜레, 트레크로네스콜렌, 코펜하겐 티에트겐 학생 기숙사 등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편집자말]

김형길 주덴마크대한민국대사가 지난 19일 꿈틀비행기 16호 참가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덴마크' 관계와 미래에 관련한 강의를 하고 있다. ⓒ 김지현

 
"대한민국의 동맹국은 2개 국가입니다.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안보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입니다. 그럼 다른 하나는 어느 나라일까요?"

행복사회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해 덴마크로 찾아간 '꿈틀비행기 16호' 참가자들에게 김형길 주덴마크 대사가 던진 질문이다. 김 대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각) 주덴마크대한민국대사관을 방문한 '꿈틀비행기' 참가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덴마크 외교 현황과 미래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그래서, 어느 나라가 한국의 또다른 동맹국일까. 답은 덴마크다. 지난 2011년 한국은 덴마크와 '녹색동맹'을 맺었다. 이 동맹은 '효율적인 자원 활용과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전환, 녹색기술 증진 등 녹색성장을 위한 양국 간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또다른 동맹국가 덴마크

김형길 대사는 "'녹색'은 21세기의 가치"라면서 "친환경 녹색 전환을 함께하자는 동맹으로서 우리나라가 맺은 최초의 가치동맹"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권과 민주주의, 법치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이 미래 가치를 위해 협력하자"는 성격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1년엔 동맹 관계가 더 견고해졌다. "한국과 덴마크는 정상회의를 통해 '전략적 녹색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녹색 동반자 관계'로 업그레이드했다"는 것이 김형길 대사의 설명이다.

2021년 한국과 덴마크는 네 가지 분야의 행동계획(액션플랜)을 수립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녹색전환 ▲과학 ▲보건생명과학 ▲국제무대협력 분야에서 각각의 방안을 마련했다.

양국간 교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덴마크의 세계최대 컨테이너 운송기업 기업 머스크는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조선해양에 총 19척의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문했다. 계약금액은 무려 4조3000억 원, 한 척에 2000억 원이 넘는다. 머스크는 2040년까지 전체 공급망에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한국조선해양의 선박이 인도돼 운항을 시작하면 연간 230만 톤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18일엔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가 스위스 다보스의 한 호텔에서 한국 정부와 함께 투자신고식을 개최했다. 베스타스는 한국에 3억 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아시아태평뱡 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베스타스의 한국 투자를 "한국을 교두보로 삼아서 아시아에 진출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병원선 '유틀란디아'를 아십니까
 

한국전쟁 당시 덴마크-한국을 세 차례 오간 병원선 '유틀란디아'호. 주덴마크대한민국대사관은 공관 내에 유틀란디아 기념관을 운영 중이다. ⓒ 김지현

 
한국-덴마크 양국 관계가 최근 들어 뚝딱 만들어진 건 아니다. 역사는 12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덴마크는 조선이 일본에 국권을 빼앗기기 전에 마지막으로 수교를 맺은 국가였다. 한국전쟁 때 덴마크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병원선 유틀란디아호를 한국에 보냈다.

유틀란디호는 1951년 3월 10일부터 부산항에서 군인과 민간인을 치료했는데, 한국전쟁 기간 동안 유럽과 한국을 총 세 차례 오가며 999일간 임무를 수행했다. 이 기간동안 부상자 4981명(총 24개국), 수만 명의 민간인을 치료했다. 정전협정 후인 1953년 10월 16일 유틀란디호는 덴마크로 귀환했다. 1980년대엔 덴마크 가수 킴 라르센이 노래 <유틀란디아>를 발표, 덴마크의 국민가요가 됐다.
  
김형길 대사는 "유틀란디아호는 한국-덴마크 외교의 밑바탕이 되는 상징"이라면서 "유틀란디아호의 한국전쟁 지원은 덴마크의 '인도주의적 가치외교'의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교 행보가 이어진 곳은 오늘날 을지로에 있는 국립의료원이다. 덴마크는 1958년부터 우리나라에 의료진 등을 보내 지원을 이어갔다. 현재 국립의료원엔 당시 덴마크 의사들이 묵었던 숙소 등이 보존돼 있다. 조선부터 따지면 120년, 대한민국 수립 이후부터만 따져도 반 세기 이상 관계를 맺어온 것이다.

이날 꿈틀비행기 16호 참가자들을 만난 김형길 대사는 "덴마크는 세계에서 친환경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이고, 우리나라는 빠르게 성장하는 '패스트 무버(fast mover)'"라면서 "퍼스트 무버와 패스트 무버의 교류 협력을 통해 미래 신경제를 선도하는 '스마트 무버(smart mover)'로 부상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과 덴마크의 관계는 '미래 기술'에 대한 협력 관계"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덴마크대한민국대사관은 올해 10월 유틀란디아호 귀환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덴마크대한민국대사관 유틀란디아 기념과에서 꿈틀비행기 16호 참가자가 유틀란디아호 자료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유틀란디아호에서 치과 치료를 받았었다. ⓒ 김지현

 

유틀란디아호 기념관엔 한국전쟁 당시 사용됐던 각종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치과의사인 말비츠 박사는 유틀란디아호에서 사용했던 책상 등을 기증했는데, 이와 관련해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감사장을 보내기도 했다. ⓒ 김지현

덧붙이는 글 꿈틀비행기 17호는 오는 8월 출발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http://omn.kr/1mleb'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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