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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배우의 사진을 본다. 근육 슈트를 입은 것처럼 온몸에 빈틈없이 근육이 울근불근하다. 마치 미국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처럼 강하고 다부진 체격이다. 나도 거울 앞에 서서 내 몸을 바라본다. 그런데 뭔가 굴곡 없는 비대칭 몸매다.
 
마동석 출연 '범죄도시2' 중 한 장면
 마동석 출연 '범죄도시2' 중 한 장면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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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체중계에 올라선 나는 숫자를 보고 경악한다. 체중계가 고장난 듯 불어난 몸무게를 숫자로 주었다. 믿을 수 없는 체중에 동공은 요동쳤다. 작년에 이런저런 핑계로 마신 술과 야식이 몸에 차곡차곡 축적된 것이다. 이제 새해가 되었으니 그동안 모아둔 소중한 뱃살과 헤어질 결심을 할 때다.

'이제 그만 잘 가거라 살들아. 어서 돌아와라 튼실한 근육들아.'

뱃살과 헤어질 결심
 
피트니스
▲ 운동기구 피트니스
ⓒ 정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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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동네 체육센터 피트니스를 온라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피트니스에 발을 들인 때는 새해가 되고도 5일이 지난 후였다. 운동하러 가야 한다고 생각으로 외치면서 몸은 침대와 소파를 굴러다니고 있었다.

'오늘은 일이 많아 피곤하니까 내일부터 가야지.'
'오늘은 약속이 있으니 내일부터 하자.'


이렇게 며칠을 미루다가 결국 운동은 시작도 못하고 기간이 끝날 것 같아 불안했다.
'오늘은 가볍게 체육센터를 둘러 보고 인바디 측정만 하고 오자'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피트니스에 도착하니 활기차게 운동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무거운 중량의 헬스기구를 들어 올리고 러닝머신 위에서 활기차게 달리고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고 있었다.

평소에는 몰랐는데 체육센터에 와 보니 운동하는 사람들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피트니스 강사의 안내에 따라 인바디(체성분 검사기구)를 측정하고 상담을 받았다. 실제로 인바디 수치를 보니 생각보다 몸의 불균형이 심했다.

'회원님은 체지방이 조금 많고 근육량이 부족하네요.'
(살이 많이 쪘고 운동을 안 해서 근육이 전혀 없네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조금씩 늘리면서 꾸준히 하시면 좋겠네요.'
(금방 효과는 없겠지만 그래도 안 하면 더 몸이 불어나실 겁니다.)


나는 최소한 얼마나 운동을 해야 하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강사는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웃으며 한 마디를 보탰다.

'꾸준히 운동하시고 식이요법을 병행하시면 한 달 후에도 변화가 있을 겁니다.'
(운동 효과는 모르겠고 너무 과식하지 마시고 특히 과음과 야식을 피하셔야 합니다.)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 운동하지 마시고 활력을 얻기 위해 운동하시면 좋겠네요.'
(살이 안 빠진다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지치지 않게 꾸준히 하세요.)


운동의 목적
 
피트니스
▲ 운동기구 피트니스
ⓒ 정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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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국 그날부터 자발적으로 러닝머신 위로 올라갔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두 주먹 불끈 쥐고 '오늘 내 몸의 지방을 모두 불태우리라' 결심하며 러닝머신의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러닝머신에서 내려왔다. 옆 러닝머신에서는 누군가 속도를 올려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어르신들이 헬스 기구에서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나는 지쳐서 요가 매트에 드러누워 숨을 돌렸다. 피트니스 안에는 언제나 활기차고 빠른 음악이 흘렀다. 마치 음악만 들으면 신나고 재미있는 놀이공원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몸을 쓰는 것은 귀찮고 힘든 일이라고 여겼다. 일부러 몸의 소리를 듣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만성적인 어깨와 허리 통증을 시작으로 몸이 무겁고 피로감이 심했다. 몸이 지칠수록 먹고 마시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결국 더 무거운 몸으로 휴일이면 침대, 소파와 한몸이 되어가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나의 몸을 돌보지 않았구나. 운동의 목적이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활력 있고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구나.'

피트니스 첫날 스스로 퍼스널 트레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올해는 더 건강하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운동하기로 결심했다. 집에 돌아오자 유혹이 시작되었다.

'운동을 시작한 기념으로 오늘만 가볍게 맥주 한 캔은 괜찮겠지.'

마음속 셀프 트레이너가 다급하게 외친다.

'회원님, 제발 참으세요. 매일 오늘만은 괜찮다고 하시면 건강해지는 내일은 오지 않아요.'

맞다. 정신 차리자. 오늘부터 맥주 대신 얼음물 마시고 마동석 따라 가즈아.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싣습니다.


태그:#운동, #피트니스, #다이어트, #PT, #정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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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일상 여행자로 틈틈이 일상 예술가로 살아갑니다.네이버 블로그 '예술가의 편의점' 과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저서로 <그림작가 정무훈의 감성워크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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