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경기서 무려 11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타자 전향 이후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하재훈(SSG 랜더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호주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는 지난 12월 29일부터 호주 질롱 베이스볼 파크에서 열린 시드니 블루삭스와 4연전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질롱코리아(11승 16패)는 이번 4연전을 통해서 멜버른 에이시스(10승 17패)를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사우스웨스트 디비전 3위로 올라섰다.

특히 1일(2득점) 경기를 제외하고는 전부 9점 이상을 뽑아낸 타자들의 집중력이 승리로 연결됐다. 팀 승리를 이끈 여러 타자 가운데서도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하재훈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5월 24일 롯데전에서 첫 홈런을 쏘아올린 하재훈

지난해 5월 24일 롯데전에서 첫 홈런을 쏘아올린 하재훈 ⓒ SSG 랜더스

 
'손맛' 보는 것이 익숙해진 하재훈

6라운드까지 7개의 홈런을 쳤던 하재훈은 시드니와 첫 경기부터 시동을 걸었다. 팀이 8-0으로 크게 앞서고 있던 4회말, 과거 KBO리그서 활약한 크리스 옥스프링을 상대로 8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1-0서 옥스프링의 2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큼지막한 아치를 그렸다.

이튿날에도 하재훈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 무려 네 번이나 출루에 성공했다. 팀이 9-25 16점 차로 대패한 경기였음에도 점수 차에 관계없이 매 타석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정점을 찍은 것은 3차전이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솔로포를 터뜨린 데 이어 3회말에는 2사 만루 풀카운트서 침착하게 변화구를 골라내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8회말에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큼지막한 투런포까지 만들었다.

마지막 경기서도 안타 1개를 추가한 하재훈의 현재 성적은 18경기 61타수 21안타 타율 0.344 11홈런 18타점, 장타율이 0.918에 달한다. 안타 21개 중에서 홈런을 포함한 장타가 무려 13개나 될 정도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하면 장타가 터졌다.

질롱코리아의 잔여 경기 수는 6~8일 퍼스 히트와 4연전(7일 더블헤더)을 포함해 총 13경기다. 남은 경기서도 하재훈이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더 많은 홈런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재훈(오른쪽)까지 한 자리를 차지하면 SSG는 더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하재훈(오른쪽)까지 한 자리를 차지하면 SSG는 더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 SSG 랜더스


SSG 타선을 한층 강하게 만들 수 있는 하재훈 

빅리거의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하재훈은 2019년 2차 2라운드 16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투수'로 KBO리그에 입성한 하재훈은 데뷔 첫해인 2019년 61경기 5승 3패 3홀드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8로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이후 두 시즌 동안 부진했던 하재훈의 선택은 '타자 전향'이었다. 그리고 1군에서 방망이를 처음 잡은 지난해 60경기에 출전해 107타수 23안타 타율 0.215 6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 받았으나 높은 장타율(0.458)에 비해 낮았던 출루율(0.246), 볼넷(4개)과 삼진(40개) 비율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다.

올겨울 단기간 호주 리그에서 성과를 낸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다만 하재훈이 실투를 놓치지 않았을 때 확실한 결과가 나왔고,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해왔다. 추후 소속팀으로 복귀하고 나서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스프링캠프에 돌입할 수 있다.

'홈런공장' SSG 는 2021년(185개)와 지난해(138개)까지 2년 연속으로 팀 홈런 1위를 차지했다. 걸리는 게 한 가지 있다면, 최정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우타 거포가 없었다는 점이다. 외국인 타자와 주전 포수 이재원의 부진 등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하재훈의 활약 여부는 선수와 팀 모두에게 중요하다. 선수는 주전 야수로 발돋움할 기회이고, 짜임새 있는 타선을 갖추고 싶은 SSG로서도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2연패에 도전하는 SSG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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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 하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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