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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다닌 회사를 나오기 전, 회사 밖 생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와보니 그렇게 두려워 할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저의 시행착오가 회사 밖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기자말]
정보란 무엇인가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보를 얻을 곳이 많지 않았다. 양가 모두 몇 번의 장사와 사업으로 집안이 어려워졌던 경험을 근거로 결국은 은퇴 전까지 근로소득으로 살아 오셨다. 그러다보니 어딘가에 소속되어 회사를 다니는 것 말고는 장사나 사업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고, 물어볼 곳도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무료정보에서부터 유료강의까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조금만 찾아보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손 쉽게 얻을 수 있고, 강의를 집에서 편하게 들을 수도 있다. 사업을 잘 하고 싶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유료 강의를 많이 들었다. 비용은 만 원에서부터 수십만 원까지, 다양했다. 

재테크 강의, 부동산 강의, 쇼핑몰 강의, 유튜브 강의, 마케팅 강의, 글쓰기 강의 등,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강의에서부터 내 취미 생활까지, 다양한 강의를 다양한 곳에서 수강했다. 사업을 하며 더욱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 적게는 몇 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의 강의비용을 지불하며 배웠다. 주변에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고,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는 내게 유효하지 않았다. 나는 그만큼 정보에 목 말라했다. 

여러 강의를 섭렵하면서 어떤 강의는 내게 유효했고, 어떤 강의는 돈만 버린 셈이 되기도 했다. 내가 원하는 정보인 줄 알았는데, 과다한 홍보에 속은 것도 있었고, 어떤 강의는 수강료를 더 얹어주고 싶은 것도 있었다.  

여러 강의를 섭렵한 결과 크게 깨달은 점이 있는데, 그것은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면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혹은 단순히 참고자료 정도로 알고 있던 정보가 때가 되어 나에게 유용한 정보로 도움 되었던 경우도 있다. 이런 몇 번의 경험을 하면서 과연 나는 내 고객에게 어떤 정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매번 하게 되었다.

정보를 가장한 홍보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게 되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 홍보다. 정보를 가장한 홍보도 넘쳐나는 시대다. 돈을 주면 카페에서 정보처럼 보이도록 글을 작성해주고, 댓글까지 달아주는 홍보 대행업체도 많다. 간혹 정말 정보를 올렸는데, 홍보 아니냐는 오해를 사서 억울하다는 사연도 종종 보인다. 
 
소비자로서 정보를 찾으려다 홍보로 빠져드는 일도 다반사다.
 소비자로서 정보를 찾으려다 홍보로 빠져드는 일도 다반사다.
ⓒ mailchimp,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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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를 홍보라 말하지 못하고 정보를 가장한 홍보를 하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은 홍보라고 제목에 밝히면 클릭조차 하지 않는다. 정보를 제공할 기회조차 잃는 것이다. 그래서 정보를 가장한 홍보를 하는데, 여기서 문제는 또 있다. 사람들은 정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홍보더라, 하는 느낌은 더 싫어한다. 속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돈이 오가는 거래에서는 예민해지는데, 홍보는 장점만 늘어놓으니 속기 쉽다고 생각한다. 홍보가 포함된 정보는 더욱 꼼꼼하게 치밀하게 필터링 한다. 특히 몇 번 광고에 혹해서 구매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면, 홍보에 속기 싫다는 저항성은 꽤 강하다. 

나도 소비자로서 홍보에 속은 몇 번의 경험이 있다. 때문에 사업을 하면서 홍보가 몹시 어려웠다. 홍보 스킬도 어려웠지만, 심리적으로도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이 물건이 당신한테 필요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야 하는데, '물건 좀 사주세요'라고 부탁하는 마음이 되어버리곤 했다. 물건에 자신이 없어서라기보다 사업가로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것 같다.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과 무언가 팔려는 사람의 중간 지점에 홍보가 있다. 사업을 하게 되면서 판매자와 소비자 양쪽으로 살아보니 필요한 정보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려면 결국은 당당하게 홍보를 하고, 거기에 제대로 된 정보를 싣는 것이 필요했다. 정보는 참고자료이며, 참고자료를 제대로 전달하고, 선택은 고객에게 맡긴다는 생각을 하게 되자, 홍보가 조금은 편해졌다.

결국은 제대로 길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홍보에는 당연히 팔려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포함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길을 내야 한다. 그 길은 광고가 될 수도 있고, SNS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물건 판매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제품이다. 이것은 기본이다. 음식이라면 맛있어야 하고, 기능이 중요한 제품이라면 제대로 동작해야 한다. 이 기본을 무시한 채 홍보에만 힘쓰게 되면 고객에게 인정받는 제품이 되긴 힘들다. 기본과 홍보가 더해져야 한다. 

또한 기본만으로 잘 되는 경우는 없다. 물건이 좋다고 고객이 저절로 내 쇼핑몰에 와서 구매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입소문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것도 홍보 전략 중 하나 일뿐이다. 결국 고객에게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음을 널리 홍보해야 하고, 우리 쇼핑몰에 오도록 길을 내야 한다.

고객은 우리에게 올 수도 있고, 우리에게 오는 도중 다른 길을 선택해 가버릴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홍보와 정보의 중간에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선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보와 홍보의 중간지점에서 고객이 우리 쇼핑몰에 찾아와주길 매일 간절히 바란다.
 정보와 홍보의 중간지점에서 고객이 우리 쇼핑몰에 찾아와주길 매일 간절히 바란다.
ⓒ fin777,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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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에도 진심이 담겨있다

마케팅을 고민하면서, 누구를 위한 정보인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한다.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키워드 노출, 유튜브 동영상, 체험단 등의 여러 방법을 고민한다.

많이 고민하고, 많이 실행하고, 수 없이 실패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진심을 어떻게 담아 전달할 것인가 고민한다. 그것은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결국 사업은 제품에 포함된 마음과 신뢰를 파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제품이든 만인을 만족 시킬 수는 없다. 다만 한 사람이라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물건을 홍보하고, 팔고, 돈을 벌고, 최종적으로 고객의 평가에서 '최고'라는 평을 들으면 몹시 기쁘다. 나의 마음과 고객의 마음이 서로 통했다는 증거다. 그렇게 진심이 통하는 길을 하루하루 쌓다보면 신뢰가 되는 것 아닐까. 

원하는 정보를 찾아 헤매는 고객에게 진심이 전달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홍보에 진심을 담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혜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longmami)에도 실립니다.


태그:#슬기로운창업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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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면서 프리랜서로 글쓰는 작가. 하루를 이틀처럼 살아가는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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