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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언론사를 담은 '풀뿌리 지역언론 34년의 기록'(419쪽, 바른지역언론연대)
 풀뿌리언론사를 담은 '풀뿌리 지역언론 34년의 기록'(419쪽, 바른지역언론연대)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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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론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앙에 편중, 독점돼 있는 한 지방자치란 허울 좋은 말뿐이며 지역의 소리, 지역의 진실은 침묵 속에 맴돌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 최초의 풀뿌리 지역신문인 <주간홍성>의 창간 발기문(1988년 6월 11일) 중 일부다. 풀뿌리지역신문은 시군구 지역을 발행권역으로 발행하는 지역종합신문을 말한다.

발기문에도 들어 있지만 풀뿌리지역신문은 1987년 6월 항쟁으로 얻은 결실 중 하나다. 6.29선언에 '지방의회 구성' 약속이 담겼고, 1988년 4월 지방자치제가 부활했다. 1991년에는 30년 만에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뽑는 선거가 실시됐다.

이후 풀뿌리신문 창간 붐이 일며 이듬해에만 전국 86개 지역에서 지역신문이 창간했다. '우리 지역 언론은 우리가 만들고 우리 힘으로 지방자치를 이루자'는 민주와 자치에 대한 주민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정부는 풀뿌리신문의 정론을 반기지 않았다. 1995년 사상 처음으로 주민직선의 지방자치 선거가 처음 개최됐다. <홍성신문>은 선거를 앞두고 '특별기획, 군수 후보를 벗긴다'는 기획 기사를 게재했다. 군수 출마 후보들의 재산형성 과정, 정치적 성향, 공약을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당시 김영삼 정부는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홍성신문>을 비롯해 <부천시민신문>, <해남신문>, <나주신문>, <영천신문>에 대해 2개월간 발행정지 처분을 내렸다. '정치 관련 기사를 게재해 발행 목적을 위반했다'는 게 이유였다. 풀뿌리 언론인들은 이를 집권당에 불리한 기사를 막기 위한 길들이기로 보고 공동 대응했다.

공동 대응을 위한 풀뿌리언론 연대기구로 '바른지역언론연대'(아래 바지연)가 출범했다. 행정소송을 벌였고 전국에서 항의 방문, 거리 서명운동이 잇달았다. 결국 정부는 같은 해 12월 정기간행물법을 개정, 풀뿌리신문의 정치 기사 게재를 합법화했다.

바지연은 이날의 성과를 계승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함께 지역언론차별철폐운동, 회원사 공동연수, 지방자치발전 모델 발굴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섰다.

2003년에는 민주언론시민연합 등과 함께 지역언론개혁연대를 창립하고 지역신문발전지원법 개정 운동을 본격 시작했다. 2004년 시상 첫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은 이렇게 제정됐다.

"바지연을 통해서 본 풀뿌리신문의 성장 발전사"
 
최종길 바른지역언론연대 회장(오른쪽)과 '풀뿌리 지역언론 34년의 기록'을 대표집필한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발행인 (왼쪽)
 최종길 바른지역언론연대 회장(오른쪽)과 '풀뿌리 지역언론 34년의 기록'을 대표집필한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발행인 (왼쪽)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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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연이 이 같은 풀뿌리언론사를 담은 <풀뿌리 지역언론 34년의 기록>(419쪽, 바른지역언론연대)을 발간했다. 이 책은 풀뿌리 지역언론인의 관점에서 지역신문의 태동과 현재 그리고 미래 역할과 과제를 기록한 첫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차는 ▲1부 풀뿌리 지역신문의 태동과 발전 ▲2부 사단법인 바른지역언론연대의 출범과 풀뿌리 지역 언론의 정체성 확립 ▲3부 지역언론개혁연대 활동과 신문지원특별법 제정 운동 ▲4부 특별법 운용 성과와 과제 ▲5부 바지연의 독자적 활동과 생존전략 ▲6부 지역언론의 미래를 논하다 등으로 이뤄졌다.

최종길 바지연 회장(당진시대 발행인)은 "풀뿌리신문은 지방자치와 역사와 함께하며 건강한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면서 "이 책은 풀뿌리 신문의 역사는 물론 발전 과제를 제시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했다.

대표 집필한 김기수 평택시민신문발행인은 "바지연을 통해서 본 풀뿌리 신문의 성장 발전사"라며 "풀뿌리 언론의 현실을 점검하고 새로운 전망을 세워나가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와 기사 제휴를 하고 있는 바지연은 현재 전국 51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태그:#풀뿌리신문, #51개 회원사, #34년 기록, #바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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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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