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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포항 입구에 있는 대구모형.
  외포항 입구에 있는 대구모형.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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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외포항에서 겨울 대구잡이가 한창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추운 겨울날, 뜨끈한 대구탕 한 그릇이 그립다. 지난 14일 외포항으로 향했다. 거가대교를 지나 외포항에 들어서니 주말로 다가온 대구축제(12월 17일~18일)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항구 곳곳에 건대구가 걸려있다.
 항구 곳곳에 건대구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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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성 어종 대구는 러시아 캄차카반도 등 북태평양에 살다가 겨울철이 되면 거제와 진해, 부산 가덕도로 돌아온다. 그중에서도 거제 외포항은 전국에서 가장 큰 대구 집산지로 매년 11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거대한 대구 어장이 형성된다.
 
자주 가는 식당에서 대구탕을 한 그릇 먹었다. 깔끔한 국물과 담백한 대구살이 일품이다.  그런데 작년보다 음식값이 올랐다.
 자주 가는 식당에서 대구탕을 한 그릇 먹었다. 깔끔한 국물과 담백한 대구살이 일품이다. 그런데 작년보다 음식값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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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대구전을 좋아하는지라 탕을 먹으면서도 아쉬웠는데 주인할머니께서 
금방 구운거라며 먹어보라며 주셨다.
 담백한 대구전을 좋아하는지라 탕을 먹으면서도 아쉬웠는데 주인할머니께서 금방 구운거라며 먹어보라며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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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출발했기에 점심시각까지는 한참 남았다. 우선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이곳 식당들은 거의 대부분 아침 9시면 문을 연다. 늘 가는 식당에도 손님은 없다. 좋아하는 대구전은 포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대구탕을 주문했다. 깔끔한 국물과 담백한 대구살이 입맛을 돋운다. 주인할머니께서 금방 구운 거라며 대구전 한 접시를 내왔다. 십년 넘게 매년 이맘때면 찾아오는 나를 언제부터인가 기억하시는 눈치다.
때마침 대구 경매가 한창이었다.
 때마침 대구 경매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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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에 5만 원 정도로 거래되고 있었다. 수컷은 만원 더 비싸다고 한다.
 한 마리에 5만 원 정도로 거래되고 있었다. 수컷은 만원 더 비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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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게 속을 채우고 작은 항구를 한바퀴 돌아보았다. 때마침 공판장에서는 대구경매가 한창이다. 대구가 담긴 궤짝이 쌓여있는 것을 보니 대구의 고장에 온 것이 실감되었다. 늘어선 부스 여기저기에서 대구를 사려는 사람과 상인들의 손길이 바쁘다.
 
어선 한척이 배를 대고 고기를 내리는데 두 사람이 들기에도 무거운 듯
힘들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선 한척이 배를 대고 고기를 내리는데 두 사람이 들기에도 무거운 듯 힘들게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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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 두 사람이 겨우 들고온 고기를 어느 식당 수조에 풀어놓았다. 큰 수조가
꽉 찼다. 주위 사람들이 크기에 감탄하며 모여들었다. 어떤 사람이 돗돔이라고 했다. 낚시꾼들 사이에서 쉽게 잡기 어렵다고 하여 전설의 물고기, 또는 전설의 심해어라고 불린다고 한다
 어부 두 사람이 겨우 들고온 고기를 어느 식당 수조에 풀어놓았다. 큰 수조가 꽉 찼다. 주위 사람들이 크기에 감탄하며 모여들었다. 어떤 사람이 돗돔이라고 했다. 낚시꾼들 사이에서 쉽게 잡기 어렵다고 하여 전설의 물고기, 또는 전설의 심해어라고 불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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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쯤 어선 한척이 들어오는게 보였다. 대구를 내리는 것을 구경하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어부 두 사람이 엄청 큰 생선 한 마리를 끌다시피 들고 나오더니 어느 횟집 수조에 겨우 풀어놓는다. 주위 사람들이 감탄하며 모여들었다. 어떤 사람이 대구가 아니라 돗돔이라고 했다. 

몸길이가 사람 크기만 한 대형 어류로 낚싯꾼들 사이에서 쉽게 잡기 어렵다고 하여 전설의 물고기, 또는 전설의 심해어라고 불린다고 한다. 돗돔이 사는 지역은 한국, 일본 북해도, 러시아 연해주 등으로 제한되어 있어 세계적으로도 쉽게 보기 힘든 희귀어종이라니 외포항에 와서 대구는 물론이고 귀한 돗돔까지 구경한 셈이다. 알젓 한 통을 사고 바로 곁에 있는 매미성으로 이동했다.
 
흡사 중세 유럽의 성을 연상시키는 거제 매미성.
 흡사 중세 유럽의 성을 연상시키는 거제 매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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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성 앞으로는 이수도와 거가대교가 보인다.
 매미성 앞으로는 이수도와 거가대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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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태풍 매미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매미성은 당시 경작지를 잃은 시민 백순삼씨가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혼자서 벽을 쌓아 올려 만든 것으로  지금은 거제의 유명한 관광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성주(城主)는 말을 걸지 말라는 표지판을 세워두고  자신의 일을 계속하고 있다.
 성주(城主)는 말을 걸지 말라는 표지판을 세워두고 자신의 일을 계속하고 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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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중세 유럽의 성을 연상시키는 매미성을 볼 때마다 한사람의 힘으로 쌓아올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매미성은 지금도 진화중이다. 성주(城主)는 관광객들이 오가는 성 한쪽에서 '작업중이니 말시키지 말라'는 표지판을 세워놓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매미성 앞에서 바라보는 투명하고 맑은 겨울바다는
아름다웠다.

태그:#거제 외포항, #대구 축제, #매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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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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