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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상 시상식 (왼쪽부터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김숙임 조각보 이사장, 김석종 경향신문사장, 허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통일위원장)
 민족화해상 시상식 (왼쪽부터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김숙임 조각보 이사장, 김석종 경향신문사장, 허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통일위원장)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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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가 쏟아지는 날

해외(캐나다)에 살고 있는 제자가 일시 귀국을 하면서 옛 훈장을 보고 싶다고 불렀다. 그 며칠 후 국내에 살고 있는 또 다른 한 제자 역시 뵙고 싶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근데 하필이면 코로나19 확정으로 만날 날을 연기하다가 12월 13일 민화협 창립기념일 초청을 받았기에 그날로 잡았다.

마침 코로나 후유증도 가셨기에 눈이 내린다는 예보를 듣고서도 서울 행 열차를 탔다. 해외에서 온 제자(백영진)와 마포의 한 찻집에서 만났다. 그새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는 내 작품의 열렬한 애독자로 후원을 아끼지 않은 제자인지라 마치 어제 본 듯 반가웠다. 하지만 이제 그의 나이도 지명(知命, 50)을 넘겼다기에, 내 체험에서 우러난 얘기를 또 훈장처럼 들려줬다.

"내가 살아보니까 인생은 노후가 더 중요하고 힘들더군. 이제부터 노후 준비를 잘 하시게."

그와 헤어진 뒤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에서 또 다른 제자(김홍걸 의원)를 만나 역시 훈장 티를 버리지 못하고 여러 당부의 말을 잔뜩 늘어놓았다. 그는 재학 시절처럼 잘 알았다고, 염려 마시라며 늙은 훈장에게 짜증 내지 않는 착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진눈깨비가 펑펑 쏟아지는 날임에도 여의도 민화협 행사장에는 내빈들로 성황을 이뤘다. '남북화해' '통일기원' '정파와 이념과 종교를 초월한 민족 화해의 장' 등의 말들이 회의장을 맴돌았다.

이날(2022. 12. 13.) 오후 5시에 열린 제20회 민족화해상 시상식 및 민화협 창립 24주년 기념 후원의 날 기념식에는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김석중 경향신문사장, 그리고 권영세 통일부장관의 축사가 있었다.

이어 통일준비 부문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통일위원회'가, 민간교류 부문에는 김숙임 조각보 이사장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분들은 계속 통일의 역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수상 발표 이후 창립 24주년 후원의 날 행사가 열렸다.
  
민화협 창립 24주년 기념식 축하 떡 자르기
 민화협 창립 24주년 기념식 축하 떡 자르기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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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산이 막혀 못 오시나요

김덕룡 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이즈음 뭔가 답답하고 꽉 막힌 기분이라면서, 내년 민화협 창립기념식에는 새로운 희망이 넘치는 기념식장이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내년은 종전 70주년이란다. 평화의 원년이 돼야 한다는 민화협 관계자들의 소망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날 축하공연으로 장광팔 만담가가 부른 남인수 선생의 <가거라 38선>의 개사곡이 장내 내빈들의 가슴을 울렸다.
 
아, 산이 막혀 못 오시나요
아, 물이 막혀 못 오시나요
다 같은 고향 땅을 가고 오련만
남북이 가로막혀 슬픈 천 리 길
평화여! 너를 위해,
통일이여 ! 너를 위해,
삼팔선아 가거라.

태그:#민화협창립 24주년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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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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