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세상을 향하여 나아갈 제자들을 응원하는 스승의 따뜻한 진심이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12월 11일 방송된 KBS2 예능 <홍김동전>에서는 송년특집으로 전교생 24명에 불과한 벌교여고 학생들을 위한 감동의 서프라이즈 콘서트가 펼쳐졌다.

특별 게스트로 가수겸 프로듀서인 'JYP' 박진영이 합류했다. 멤버들은 각자 박진영의 레전드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언니쓰' 시절에 박진영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경험하며 열등생 취급을 받았던 김숙과 홍진경은 박진영이 등장하자마자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의 주제는 '사연따라 딴따라' 특집으로 다시다난한 한 해를 보낸 시청자들의 사연을 받아 따뜻한 위로와 선물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깜짝 공연을 펼치는 것. 제작진과 박진영은 함께 사연들을 검토한 끝에 전라남도에 위치한 벌교여고를 선택했다.

학교에 재직중인 선생님이 보낸 사연에는 "문화적 소외지역인 시골의 작은 학교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주고 싶어서 신청합니다. 중앙 중심의 문화에서 지역에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통하여 희망을 주고, 고등학생 시절의 좋은 추억을 통해 살아가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라고 쓰여있었다. 

멤버로만 차로 이동하는데만 무려 4시간 30분이 걸리는 먼 거리를 가야한다는 사실을 듣고 당황했다. 벌교여고의 사연을 직접 선택한 박진영은, "다들 연예인 하는 이유가 있지않나? 노래를 하든 연기를 하든 내 모습에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싶어서 하는 건데, 아이들을 위하여 깜짝공연을 하면 그 리액션이 상상이 되지않냐?"면서 누군가를 기쁘게 해줄수 있는 일의 가치를 설명하며 멤버들을 설득했다. 

벌교여고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과 2학년이 각각 12명이고, 1학년은 0명으로 전교생이 24명에 불과하여 존폐의 위기에 놓인 작은 학교였다.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학교의 이름을 알려서 신입생들이 들어올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다. 

박진영은 이날을 위하여 이미 치밀하게 짜여진 공연 레퍼토리는 물론이고, 레밴드와 댄스팀까지 완벽하게 준비를 마쳤음을 고백하며 "2년동안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못했다. 관객들 얼굴보며 노래하는게 그리웠다. 반대로 국민들도 힘들고 지쳤을 것이다. 만나서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게 그리웠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진경은 고정멤버들보다 더 흥분되고 설레어하는 박진영을 보면서 "오빠는 아예 안하면 안했지, 일단 한번 하면 최고의 퀄리티를 내기 위하여 끝을 보는 사람"이라며 감탄했다.  

제작진과 멤버들은 학생들에게는 미리 공연 사실을 알리지않고 깜짝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선물하기로 했다. 지역 청소년 프로그램 촬영중으로만 알고 있었던 여고생들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방송촬영과 교실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에 마냥 신기해하며 해맑은 모습을 보였다. 대규모 강당도 없는 작은 학교이다보니 제작진은 학생들에게는 공사중이라고 속이고 급식실에 무대를 세팅했다.

멤버들은 공연을 위하여 학교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눴다. 박진영은 자신의 애제자들에 대한 뒷이야기를 고백했다. 많은 이들에게 수제자로 알려졌던 비(정지훈)에 대해서는 의외로 "내가 가르쳤지만 나와는 많이 달랐다"고 고백했다. 박진영은 JYP에서 자신과 가장 스타일이 비슷하고 포인트가 잘맞았던 제자로 '남자는 우영(2PM), 여자는 나연(트와이스)'를 꼽았다. 이들은 'JYP가 관절과 상대로 길러낸 아들-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영은 "영광이다"라는 말로 화답했다. 

멤버들은 벌교의 명물인 참꼬막정식을 걸고 동전던지기로 점심식사 밥값 내기를 펼쳤다. 의외로 승부에 과몰입하는 박진영에게 멤버들의 야유와 구박이 쏟아지자, 박진영은 "이겨서 사는 건 괜찮다. 하지만 지는 건 안 된다"고 해명하며 못 말리는 승부욕을 드러냈다. 

결국 우영이 내기에서 패하여 점심을 사게되자 진심으로 기뻐하며 진심으로 환호하는 박진영의 모습에 멤버들은 "좀 치사하다"며 앞담화를 쏟아냈다. 하지만 식사를 마치고 박진영이 멤버들 몰래 먼저 계산을 마쳤다는 훈훈한 반전이 드러나자, 멤버들은 재빠르게 태세전환으로 이번엔 우영 몰이에 나서며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들은 벌교여고에 도착했다. 박진영과 공연팀이 급식실에서 서프라이즈 공연 준비를 하는 동안, 다른 멤버들은 2-3학년 각 교실을 찾아 먼저 학생들을 만났다. 학생들은 갑자기 나타난 연예인들의 등장에 놀라면서도 신기해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벌교여고 학생 24명과 교사 8명이 모두 공연장소인 급식실로 모였다. 박진영은 '어머님이 누구니' 'Fever' 등 자신의 히트곡 메들리를 밴드팀-댄스팀과 함께 라이브로 열창하며 관객들을 열광하게 했다. 전날 다른 공연의 여파로 목이 잠겨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노래와 댄스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에 모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박진영은 서프라이즈 공연을 위하여 벌교여고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한 선생님의 사연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고 고백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벌교여고 교무부장인 정홍윤 국어교사였다. 

무대에 오른 정홍윤 교사는 수능을 마치고 이제 곧 졸업을 앞둔 3학년생들, 그리고 앞으로 1년간 인생의 중요한 고비를 앞둔 예비 고3 수험생 제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준비해왔다. 박진영은 소속사 걸그룹인 트와이스를 언급하며 "굉장히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멤버들이 서로서로 의지하면서 이겨내는 모습을 봤다.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아 쓴 곡이 'Feel special'이다"라고 밝히며, 선생님의 편지 낭독에 맞추어 직접 건반으로 반주를 자청했다.     

정 교사는 편지를 읽기 전 사랑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한번 천천히 둘러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정 교사는 "힘겨울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지나온 시간들로 자신의 삶을 기록한다면, 지금까지 너희들의 기록은 늘 벌교에 머물러있을 것 같구나. 그 기록의 일부는 아마도 벌교여고가 되겠지"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 봐, 멀리서도 너희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증명됐지, 오늘 이 시간이 너희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힘든 세상을 살아갈 때 웃으면서 '그래, 여고 시절에 이런 일도 있었지' 하며 위로받을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그 위로의 힘으로 견디고 다시 힘을 내 '그래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거야. 지금 현재 너희들의 모습이 가장 행복하니까. 항상 그 힘으로 세상을 견디며 살아가길 바래.

그러다 문득, 어려운 순간이 다가오면, '선생님'이라 부를 수 있는 어른들이 너희 곁에 항상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소중한 인연이 희미해지고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들을 하면서도 고민하게 되는 순간순간, 진심으로 위로와 격려를 해줄 수 있는 어른들이 늘 너희 곁에 있다고 생각하렴. 그리고 그때는 언제든 찾아오렴, 뭐 편지여도 좋고.

"저는 제가 살아갈 공간이 저 자신과 같았으면 좋겠어요. 제 마음이 가치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일을 거듭할 때, 아늑한 배경이 되어 품어주었으면 합니다. 선생님 말처럼 차 한잔, 책 한 모금, 좋은 음악으로 채울수 있는 울타리라면 충분하지요.' 이런 어느 책의 문구처럼 아마 벌교여고는 너희들의 영원한 울타리가 되어줄거야. 그럼 남은 오늘 하루 잘 즐기고, 너희들은 모든 날, 모든 순간이 행복했으면 한다. 국어 선생님이.

제자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의 진심이 담긴 응원과 격려에, 듣고있던 학생들과 멤버들-스태프들까지 모두 일제히 눈물을 쏟았다. 박진영은 "학교를 오래 다녀봤지만, 저렇게 멋진 선생님이 많지 않다"며 박수를 보냈고, 학생들도 일제히 "맞아요"라며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벌교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멤버들이 모두 동참하여 박진영의 신곡에 맞춰 '그루브 백' 챌린지를 펼쳤다. 처음엔 난감하고 수줍어하던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이내 유쾌하게 함께 군무에 빠져들며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박진영과 멤버들은 앙코르송으로 '날 떠나지마'와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촛불 하나'등 추억의 명곡들을 함께 열창하며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나아가는 학생들을 응원했다. 졸업을 앞둔 누군가는 벌교를 떠나고, 누군가는 또다른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이 자리를 찾았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예쁜 추억 하나가 생겼다는 것만으로 학생들에게는 뜻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홍김동전 벌교여고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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