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탈락으로 인해 남미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아르헨티나가 8년만에 월드컵 준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아르헨티나가 10일 새벽(한국시각)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2대 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대 3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 크로아티아와 14일 새벽 결승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아르헨티나

이날 두 팀 모두 3백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이로 인해 전반 35분까지 양팀 통틀어 슈팅 3개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한 중원싸움이 이어지게 된다.

이런 흐름은 전반 35분 아르헨티나에 의해 깨진다. 오른쪽 측면에서 나후엘 몰리나가 내준 패스를 받은 리오넬 메시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뒤 스루패스를 내주자 이것을 몰리나가 받은 뒤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아르헨티나가 리드를 안은체 전반전을 마쳤다.

한 골 뒤진 네덜란드는 후반시작과 함께 마르텐 더 룬과 스티븐 베르흐베인대신 툰 코프메이너르스와 스티븐 베르하위스를 투입하면서 공격과 중원에 변화를 준다.

하지만 결실은 없었다. 아르헨티나가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의 간격을 좁힌 가운데 강한 압박을 통해 네덜란드를 압박하자 네덜란드는 공격진영으로 올라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는 후반시작 후 후반 35분까지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아르헨티나의 역습이 위용을 떨친다. 메시의 개인기를 앞세운 속도감있는 역습을 펼친 아르헨티나는 공격진영으로 올라와 상대 수비가 헐거워진 틈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략해나가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후반 18분 페널티박스 앞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메시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린다.

경기가 도저히 풀리지 않자 네덜란드 루이 판 할 감독은 후반 19분 루크 더 용을 투입하면서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한다. 이러자 아르헨티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후반 21분 로드리고 데 폴 대신 레안드로 파레데스를 투입해 중원에 수비를 강화한다.

그리고 후반 28분 아르헨티나의 추가골이 나온다. 왼쪽 측면에서 마르코스 아쿠냐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파고들다 네덜란드 덴젤 둠프리스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것을 메시가 마무리하면서 2골차로 점수를 벌린다. 이 득점으로 메시는 역대 월드컵 10호골을 기록하게 됐다.

2골차로 벌어지자 네덜란드는 후반 33분 멤피스 데파이 대신 바우트 베호르스트를 투입해 전방에 장신 공격수 두 명을 배치하는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펼친다. 이를 통해 후반 35분 스티븐 베르하위스의 패스를 받은 베호르스트가 헤더골을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는 성공했다.

기세를 탄 네덜란드는 베호르스트와 루크 더 용의 제공권을 활용한 공격을 펼치면서 동점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후반 51분 결실을 맺는다.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코프메이너르스가 찔러준 볼을 베호르스트가 받은 뒤 왼발 슛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간다.

연장전에 접어들자 아르헨티나는 앙헬 디 마리아를 투입하면서 연장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하지만 종료직전 엔조 페르난데스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고 나가는 불운속에 경기는 승부차기로 돌입한다.

승부차기에선 손쉽게 아르헨티나쪽으로 경기가 기운다. 네덜란드의 첫 번째 키커 버질 판 데이크와 두 번째 키커 스티븐 베르후이스의 킥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선방해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아르헨티나는 네 번째 키커 엔조 페르난데스가 실축하며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키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침착하게 성공하면서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경기를 마친다.

남미 자존심 지킨 아르헨티나, 남은 경기 관전포인트는?

이날 경기는 8년전의 데자뷰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은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체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 세르히오 로메로 골키퍼가 네덜란드 론 블라르, 웨슬리 스네이더의 킥을 막어내면서 아르헨티나가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었다.

그리고 8년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은 아르헨티나가 1골 1어시스트로 활약한 메시를 앞세워 2대 0으로 앞서나갔으나 네덜란드 판 할 감독의 교체카드가 후반막판 결실을 맺으면서 2대 2 동점을 만들어 승부차기까지 경기가 이어진다.

그렇게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이번에도 아르헨티나가 웃었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는 네덜란드의 버질 판 데이크와 스티븐 베르후이스의 킥을 모두 막어낸 활약속에 엔조 페르난데스를 제외한 나머지 키커들이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아르헨티나는 8년만에 준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아르헨티나의 승리는 브라질이 탈락하면서 그 의미가 컸다. 앞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브라질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힘겨운 승부를 펼친 끝에 패하면서 8강에서 탈락하고 말었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힌 브라질의 패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다.

이런 가운데 아르헨티나 마저 탈락하면 지난 대회에 이어 월드컵의 마지막은 유럽이 장식하게 되는데 이는 유럽과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남미축구에겐 큰 타격이 될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끝에 네덜란드를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라 남미 축구의 자존심을 지킬수 있었다.

이로써 준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됐는데 공교롭게 4년전에 이어 또 한번 맞대결을 펼치게되었다.

지난 대회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은 후반전 아르헨티나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의 킥 미스에서 파생된 크로아티아 안테 레비치의 득점과 함께 경기흐름이 크로아티아쪽으로 기울었고 결국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 이반 라키티치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3대 0 완승을 기록했다. 이 경기 결과로 인해 크로아티아는 3승으로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준우승을 기록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천신만고 끝에 2위로 16강에 오르지만 프랑스에게 패해 16강에서 무너진다. 이로 인해 이번 맞대결은 아르헨티나에게 큰 동기부여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한편 이날 경기를 통해 리오넬 메시는 월드컵 통산 10골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갖고있는 아르헨티나 역대 월드컵 최다득점 타이기록을 이룸과 함께 월드컵 통산 24경기 출전으로 이 부분 2위에 올랐다. 아르헨티나의 준결승 진출로 인해 향후 2경기를 더 치를수 있게 된 메시는 이를 통해 이 부분 경신에 도전한다.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과 함께 메시의 기록경신은 월드컵 막바지 주요 관전포인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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