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한국 대표팀이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 대표팀 한국 대표팀이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언제나 아시아 예선과 월드컵 본선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성은 충돌을 빚었다. 아시아에서 한국은 강자의 위치에 있다. 약팀들은 한국을 맞아 라인을 뒤로 내리고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이에 높은 점유율과 주도적인 축구로 나설 수 있는 여건이 자연스럽게 조성된다. 

반면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도전자이자 '언더독'이다. 강팀을 상대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은 전술은 선수비 후역습이라고 모두가 입을 모았다. 벤투 감독의 스타일은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그런에 벤투 감독은 아시아 최종예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도 일관된 전술을 유지했다. 스스로 경기를 컨트롤하고 지배할 수 있는, 이른 바 능동적인 축구(PRO-Active)로 내용과 결과를 잡았다. 

 
한국 대표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기록 경기당 슈팅수, 유효슈팅, 키패스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 한국 대표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기록 경기당 슈팅수, 유효슈팅, 키패스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 박시인 기자 (후스코어드 닷컴 참조)

 

많은 슈팅수-키패스... 주도적인 축구 펼친 벤투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 등 강호들과 H조에 편성됐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스쿼드 면에서 3팀 모두 한국보다 우세하다. 그럼에도 한국은 경기력 측면에서 찬사를 이끌어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에 따르면 32개국이 참가한 조별리그 3경기 중 한국은 경기당 평균 14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특히 가나전에서는 무려 22-7의 압도적인 슈팅수 차이를 보였다. 32개국 가운데 경기당 슈팅수에서 6위에 위치했다. 위에는 대부분 우승후보 팀들이 포진해있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슈팅 정확도다.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 슈팅에서는 경기당 평균 4.3개로 11위를 차지했지만 낮은 순위라고 보긴 어렵다.  

슈팅으로 가기 직전의 패스를 산정하는 키패스 부문에서는 경기당 평균 10.3개로 5위에 올랐다. 개개인의 역량에 의해 찬스를 만들기보단 패스 플레이에 좀더 집중한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대표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기록 그라운드를 3개로 나뉘워 수비 진영-미드필드-공격진영에 따른 점유율 지표

▲ 한국 대표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기록 그라운드를 3개로 나뉘워 수비 진영-미드필드-공격진영에 따른 점유율 지표 ⓒ 박시인 기자 (후스코어드 닷컴 참조)

 

공격 진영 점유율 4위-높은 롱패스 빈도

패스성공률은 81.5%로 16위에 올랐으며, 점유율에서는 50%에 미치지 못하는 48.3%(18위)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서며 경기를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상대 진영에서의 점유율이다. 33%를 기록하며 32개국 가운데 4위에 올랐다. 독일, 캐나다, 브라질만이 한국보다 높았다. 그만큼 주도적인 공격을 펼쳤다는 방증이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이러한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벤투 감독은 수비 진영에서 오랫동안 공을 소유하는 대신 빠른 전환을 강조했다. 그리고 상대의 압박이 거셀 경우 미드필드를 생략한 채 공격수를 겨냥한 롱패스 패턴을 구사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경기당 롱패스는 65개로 5위에 올랐으며, 미드필드 점유율은 41%로 32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후방에서 세밀한 빌드업에만 치중한다는 편견을 깨뜨린 것이다. 

이러다보니 크로스 비중이 높았다. 가나전에서는 이번 대회 1경기 최다인 15개의 크로스를 적중시킨 바 있다. 0-2로 뒤진 후반 초반 이강인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린 이후 3분이 지나 김진수-조규성이 크로스 공격으로 동점골을 합작하며 효율을 높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크로스 성공수는 총 26개였다. 이는 멕시코에 이은 2위에 해당한다. 

벤투 감독, 유연한 스쿼드 운용... 조규성 최초 멀티골

이밖에 한국은 역대 세 번째 16강 진출(2002, 2010, 2022)이자 원정 두 번째 조별리그 통과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포르투갈을 물리친 한국은 월드컵 통산 7승을 기록, 일본과 동률을 이뤘다. 

지난 4년 동안 벤투 감독은 선수 운용에 있어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26명 중 21명이 1분이라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통산 11회 출전한 월드컵 가운데 가장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부여받았다. 종전 최다인 1998 프랑스 월드컵의 20명을 넘어섰다. 그만큼 적재적소에 상황에 맞는 선수들을 기용했다는 방증이다. 
 
이 가운데 조규성의 발견은 큰 수확이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벤투호에 승선한 이후 주전 골잡이로 성장한 것은 벤투 감독의 혜안 덕분이었다. 첫 경기에서 부진한 황의조를 대신해 가나와의 2차전부터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조규성은 조별리그에서 32개국 선수 가운데 공중볼 경합 성공 1위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2골을 터뜨렸다. 이는 한국 선수 역대 월드컵 최초의 멀티골이다. 

황희찬도 조커로써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포르투갈전에서 후반 20분 교체 투입된 뒤 후반 46분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 결승골을 작렬했다. 이는 2006 독일 월드컵 토고전에서 교체 후 27분 만에 득점에 성공한 안정환의 기록을 1분 앞당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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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기록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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