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한 태극전사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한 태극전사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한국 축구가 이번에는 세계 최강 브라질에 도전장을 던졌다. 16강을 넘어 사상 최초의 월드컵 원정 8강이라는 기적을 써낼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4년의 준비, 결국 두 마리 토끼 잡았다

모두가 어렵다고 했다.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잡아야만 16강의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가능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적을 만들었다. 포르투갈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고,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한 한국은 우루과이와 승점, 골 득실 차까지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며, 극적인 16강행 티켓에 탑승했다. 

김민재의 부상 결장, 손흥민의 마스크 투혼, 가나전 퇴장으로 벤투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하는 여러가지 악재를 극복하고 일궈낸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은 역대 세 번째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이어 12년 만의 쾌거였다. 

이번 16강 진출은 4년 동안 한 명의 감독 체제로 준비한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벤투 감독은 역대 한국 대표팀의 최장수 감독이자 4년 임기를 채운 유일한 감독이다. 높은 볼 점유율, 빠른 반대 전환, 강한 전방 압박, 능동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철학을 유지하며 방향성을 확립했다. 

대다수가 이러한 전술이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는 비판을 제기했지만 벤투 감독은 꿋꿋하게 신념과 철학을 유지했고, 결국 결과로 증명했다. 

한국은 이번 조별리그 3경기에서 상대 진영 점유율 부문에서 33%로 32개국 가운데 4위에 올랐으며, 경기당 슈팅수 14개(5위), 경기당 유효슈팅 4.3개(11위), 경합 성공률 54%(8위)를 기록하는 등 전체적인 지표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우승후보 1순위' 브라질, 뜻하지 않게 찾아온 부상 이슈 
 
 2022년 12월 2일 카타르 월드컵 G조 카메룬 대 브라질 경기 후 브라질의 가브리엘 제수스와 네이마르의 모습.

2022년 12월 2일 카타르 월드컵 G조 카메룬 대 브라질 경기 후 브라질의 가브리엘 제수스와 네이마르의 모습. ⓒ REUTERS/연합뉴스

 
16강전 상대는 피파랭킹 1위이자 이번 대회 우승후보 1순위 브라질이다. 통산 5회 우승으로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상대 전적에서 1승 6패로 크게 열세다. 1999년 3월 2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브라질과 2019년 11월, 2022년 6월 각각 두 차례 맞붙어 0-3, 1-5로 대패했다. 브라질과는 월드컵 본선에서 첫 번째 맞대결이다. 

브라질은 화려한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마르, 비니시우스, 하피냐, 카제미루, 티아구 실바, 마르퀴뉴스, 산드루, 다닐루, 알리송 등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빅리그 빅클럽에서 활약 중인 스쿼드로 구성돼 있다. 

선수 몸값부터 한국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선수들의 시장 가치를 분석하는 축구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브라질 26명의 이적료 추정치 총액은 11억4000만 유로(약 1조 5600억 원)다. 32개국 가운데 잉글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에 반해 한국은 1억 6448만 유로(2260억 원)로 브라질보다 훨씬 낮다.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 G조에서 유럽의 강호 세르비아(2-0 승), 스위스(1-0 승)에 승리를 거두며 2경기 만에 16강을 확정지은 바 있다. 주전들이 풀가동한 이 2경기에서 브라질은 한 개의 유효슈팅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마지막 카메룬과의 3차전에서는 0-1로 패했지만 16강전을 대비하기 위해 주전급들을 모두 제외하며 휴식을 줬다. 

물론 브라질에게 불안요소는 남아있다. 에이스 네이마르가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지난 2, 3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주전 좌우 풀백 다닐루, 산드루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카메룬과의 최종전에서는 알렉스 텔레스, 가브리엘 제주스가 부상으로 이번 월드컵 아웃이 확정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4일 네이마르가 훈련에 참가했다. 컨디션이 얼마나 올라왔을지는 파악할 수 없지만 가벼운 런닝과 패스 게임, 슈팅 연습으로 감각을 익히는 모습이 공개됐다. 앞선 2, 3차전에서 네이마르 부재로 인해 답답한 공격력으로 일관한 브라질로선 네이마르의 복귀가 천군만마일 수밖에 없다. 

벤투호, 브라질전의 분수령이 될 체력 싸움
 
황희찬, 들어오자마자 질주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교체 투입된 황희찬이 질주하고 있다.

▲ 황희찬, 들어오자마자 질주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교체 투입된 황희찬이 질주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지난 6월 2일 브라질전에서 네이마르(2골), 히샬리송, 쿠티뉴, 제주스에게 연달아 실점했다. 무엇보다 브라질의 화려한 개인기와 강한 전방 압박 앞에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훌륭하게 치러낸 이후 열린 첫 번째 평가전에서 1-5 대패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6개월 전과 현재는 다르다. 당시 김민재, 이재성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으며, 이강인도 대표팀과 멀어져 있던 시기였다. 브라질전 당시 벤투 감독은 결과에 관계 없이 후방에서의 세밀한 빌드업 전술을 실험하며 월드컵 본선에서 얼마나 대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 바 있다. 실전 경기인 이번 16강전에서는 좀 더 다른 콘셉트로 임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브라질의 치치 감독도 카메룬전이 끝난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관해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포르투갈,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 튀니지는 프랑스, 카메룬은 우리를 꺾었다. 이 같은 결과는 많은 것을 말해준다. 다음 경기에선 조심할 것"이라며, "(지난 6월) 친선 경기 때와는 많은 변화가 있다고 알고 있다. 한국전에 어떤 선수를 내보낼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메룬전 패배는 브라질에게 더욱 경각심을 심어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산 6회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은 마지막 카메룬전에서 주전들이 휴식을 취하며,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반면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전에서 120% 이상의 힘을 쏟았다. 앞서 4일 간격으로 치러진 조별리그와는 달리 이번 브라질과의 16강전은 3일 만에 열린다. 단 이틀의 휴식만을 취한 뒤 브라질을 상대해야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체력과의 싸움에서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공격에서는 큰 걱정이 없다. 손흥민이 경기를 치를수록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호재다. 지난 포르투갈전에서 후반 46분 환상적인 스루 패스로 황희찬의 결승골을 도우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돌아온 황희찬은 이번 대회 첫 출전인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선보였다. 

한 가지 악재는 남아있다.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포르투갈전에서 결정한 김민재는 마지막 훈련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김민재가 16강전에 나설 수 없다면 권경원이 다시 한 번 출전 기회를 부여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경원은 왼발 잡이임에도 오른쪽 센터백으로 선발 출장해 김영권과 좋은 파트너십을 이뤘다. 지난 6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도 가동된 권경원-김영권 조합은 5골을 내주며 예방 주사 한 방을 제대로 맞은 바 있다. 이번 브라질전에서 얼마나 견고한 수비력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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