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대회에 이어 카타르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프랑스.

지난대회에 이어 카타르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프랑스. ⓒ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캡쳐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했던 프랑스는 다음 대회인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징크스를 만들어냈다. 이 징크스는 2010년대 들어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2006 우승), 스페인(2010 우승), 독일(2014 우승)이 그 명맥을 이어갔다.

그렇게 이어져온 징크스는 돌고돌아 지난대회 우승국 프랑스에게 다가오고 있다. 과연 프랑스가 이를 극복하고 20년 전 이루지 못했던 월드컵 2연패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3백에 당했던 프랑스, 3백으로 반전 도모

지난 2012년 부임한 디디에 데샹 감독은 장기적인 관점을 통해 대표팀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면서 카림 벤제마, 사미르 나스리 등 팀내에서 트러블을 일으켰던 선수들을 배제하면서 팀 조직력을 강화시킨 프랑스는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에 이어 유로 2016 준우승을 기록하면서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갔다.

그리고 그 결실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이란 결실을 맺었다. 조별리그에선 다소 부침을 겪었으나 토너먼트에 들어서 데샹 감독의 실리적인 경기운영이 빛을 발한 프랑스는 아르헨티나-우루과이-벨기에를 격파하고 결승에 올라 크로아티아를 꺾고(4대 2 승)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 우승과 함께 데샹 감독은 마리우 자갈루(브라질), 프란츠 베켄바워(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 우승을 경험하게 되었고 킬리앙 음바페라는 새로운 스타를 알리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도 동시에 갖게 했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월드컵 이후 열린 지난 유로 2020에서 독일, 포르투갈, 헝가리와 죽음의 조에 편성된 프랑스는 대회 내내 부진한 경기력으로 우려를 낳더니 결국 스위스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특히 이 경기는 종료 직전까지 프랑스가 3대 1로 앞서고 있었으나 종료직전 연속 2골을 허용한 끝에 패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은 상당했다.

이는 나아가 유럽예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초반 3경기에선 2승 1무로 순항했으나 유로 이후 재개된 예선에서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보스니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연달아 무승부를 거두는 등 A매치 5경기 연속 무승행진을 이어나갔다. 이는 프랑스 축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었다.

이 위기를 극복한 건 3백 포메이션으로의 변화였다. 테오 에르난데스를 선발해 3백으로의 변화를 꾀한 프랑스는 테오 에르난데스와 킹슬리 코망, 레오 뒤부아가 포진한 좌우 측면 윙백들의 공격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경기력이 올라가는 효과를 봤다.

그러자 자연스레 결과도 따라왔다. 지난해 9월 7일 핀란드전 2대 0 승리를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핀란드를 연달아 격파했는데 이 세 경기에서 12득점 무실점이란 완벽한 경기를 선보였다. 이는 지난 5경기 5득점 3실점과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021년 10월 진행된 20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결선 라운드에선 벨기에를 꺾고 결승에 오른 데 이어 스페인마저 물리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2경기 모두 선제 실점을 허용해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으나 이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며 월드컵 우승국의 위용을 선보였다.

3백에 당했던 그 아픔을 보기좋게 3백으로 극복해낸 것이었다. 유로 2020까지 프랑스는 포백을 기반으로 4-2-3-1, 4-3-3, 4-3-1-2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했고 3백 포메이션은 데샹 부임 이후 3경기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전술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노출했고 이는 결국 프랑스가 스위스의 벽에 막혀 유로 2020 16강에서 탈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와의 차이는 윙백의 존재였다. 유로 2020에서는 아담 라비오, 뱅자맹 파바르라는 중앙 지향적인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그 위력이 떨어졌으나 테오 에르난데스와 레오 뒤부아, 킹슬리 코망이란 확실한 측면 자원이 자리하자 전술의 완성도가 크게 올라가면서 경기력과 결과까지 잡는 효과로 이어졌다.

러시아 월드컵 우승 주역, 눈에 띄는 새로운 얼굴
 
 이제는 어엿한 프랑스의 에이스가 된 킬리앙 음바페.

이제는 어엿한 프랑스의 에이스가 된 킬리앙 음바페. ⓒ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캡쳐

 
프랑스의 스쿼드엔 여전히 지난 러시아 월드컵 우승 멤버들이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 팀의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킬리앙 음바페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득점력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우승에 공헌하며 대회 영플레이어 상을 수상했던 그는 이후 프랑스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해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등 쟁쟁한 스타들과 함께하면서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4년 전에는 그저 신예였다면 이번 대회에선 팀을 이끄는 에이스의 위치에 자리하게 된 그의 활약은 월드컵 2연패에 도전하는 프랑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의 파트너는 앙투앙 그리즈만이다. 유로 2016 득점왕에 지난 러시아 월드컵 브론즈볼 수상하는 등 음바페 이전의 대표팀 에이스였던 그는 여전한 한 방 능력과 찬스메이킹 능력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공격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큰 경기에 강한 그의 존재 역시 프랑스에게 큰 힘이다.

이밖에 공격진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발롱도르를 수상한 카림 벤제마가 음바페와 투톱을 이루면서 그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독일 분데스리가 RB라이프치히의 에이스 크리스토퍼 은쿤쿠는 드리블과 원투패스를 활용한 콤비플레이로 기회를 만드는 능력과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어 경기흐름을 바꾸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수비에도 러시아 월드컵 우승멤버들이 자리한다. 골키퍼 자리에는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인 위고 요리스가 티에리 앙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4회 연속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가운데 라파엘 바란과 프레스넬 킴펨베가 수비진의 리더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얼굴들도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센터백 쥘 쿤데와 윌리암 살리바를 비롯해 테오 우파메카노도 언제든 출격이 가능하며 좌우 윙백에 포진할 테오 에르난데스와 레오 뒤부아, 킹슬리 코망은 3백을 사용하는 프랑스에 있어서 전술의 핵심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이다.

폴 포그바(무릎 반월판 부상), 은골로 캉테(햄스트링 부상)가 부상으로 이탈한 중원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떠올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는 오렐리앙 추아메니와 에두아르두 카마빙가를 비롯해 최근 들어 중용받고 있는 AS모나코의 신성 유수프 포파나가 자리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20대 초반의 나이에 상당한 활동량과 공수에서 모두 제 몫을 해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선수층은 오히려 지난대회보다 단단하다고 볼 수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주역들이 여전히 팀 내 핵심멤버로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얼굴들이 자연스레 팀에 녹아들면서 주전급 선수들로 자리매김 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신구조화가 완벽하다는 점도 프랑스의 장점이다.

다만 포그바와 캉테가 부상이탈로 생긴 중원의 공백은 아쉬움이 남는다. 엄청난 활동량을 선보이는 캉테와 빼어난 2선 침투능력과 패스웍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포그바가 빠지면서 이 자리를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 자리하게 됐는데 이들이 월드컵이란 큰 무대의 중압감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여기에 최근 네이션스리그에서의 부진도 뼈아프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프랑스는 1승 2무 3패를 기록해 조 3위를 기록했는데 오스트리아가 없었다면 리그 B로 강등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월드컵에서 만날 덴마크에게 두 번 모두 패했다는 점은 월드컵을 앞두고 기선제압에서 밀렸다고 볼 수 있기에 프랑스에겐 아쉬움이 남는다.

상기된 약점을 지니고 있지만 프랑스의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과연 프랑스가 자신들이 만들었던 디펜딩 챔피언의 징크스를 극복하고 21세기 최초의 월드컵 2연패를 이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프랑스(France)
FIFA 랭킹: 4위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 16회(1930, 1934, 1938, 1954, 1958, 1978, 1982, 1986, 1998, 2002, 2006, 2010, 2014, 2018, 2022)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 2회 우승(1998, 2018)
역대 월드컵 전적: 34승 13무 19패
감독: 디디에 데샹(프랑스, 1968. 10. 15)

*프랑스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3일 04:00 호주, 알 와크라 알 자누브 스타디움
11월 27일 01:00 덴마크, 도하 스타디움 974
12월 1일 00:00 튀니지,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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