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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나온 남측 시민들과 함께 '아리랑' '반갑습니다'등 노래를 부르는 북측응원단.
▲ 환영나온 남측 시민들과 함께 "아리랑" "반갑습니다"등 노래를 부르는 북측응원단. 환영나온 남측 시민들과 함께 "아리랑" "반갑습니다"등 노래를 부르는 북측응원단.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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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이 심한 역사와 함께 아리랑은 이 땅의 주인 민초들의 애창곡으로 전해왔다. 그 뿌리는 구전가요ㆍ전통민요에서 시작되었고, 창작가요 또는 개사곡으로 질긴 생명력을 유지ㆍ확장되었다. 하지만 그 원형질은 변하지 않았다. 

권세가ㆍ양반들이 천시하고 외세가 탄압ㆍ금지시켰으나 민초들이 지키고 아끼면서 겨레의 으뜸 노래로 자리잡게 되었다. 아리랑은 겨레의 심성과 정서에 맞을 뿐만 아니라 갈라진 민족의 화합과 동질성 회복에도 소중한 가치임이 분명하다. 

2000년 9월 15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제27회 올림픽이 열렸다. 개막식에서 남북의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에 입장했다. 개막식장에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11만 관중이 모두 일어나 손벽을 쳤다. 2000년 10월 20일 제3차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가 서울에서 열렸다. 26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회의는 아리랑의 선율 속에 진행되었다. 

같은 해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배경음악으로 애국가와 아리랑이 연주되고 한국의 대표적인 성악가 조수미 씨가 축가로 아리랑을 열창했다. 아리랑은 이렇게 정치ㆍ외교의 무대에 올랐다. 
 
남측 아리랑 응원단이 북측 선수와 응원단을 환영하고 있다..
▲ 남측 아리랑 응원단이 북측 선수와 응원단을 환영하고 있다.. 남측 아리랑 응원단이 북측 선수와 응원단을 환영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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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모임이 조직되었다.

2013년 10월 (사)한겨레아리랑연합회와 (사)한국공연예술원, 각 지역 아리랑보존회 등 20여 개 관련 단체가 〈겨레기념일 아리랑의 날〉 '제정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에 나섰다. 

'제정위원회'는 아리랑 정신의 세계보편화, 인류무형문화유산 가치세계화, 남북문화교류의 견인, 자립적 전승주체인 커뮤니티의 활성화 등을 목표로 설정하고, 180여 개국 해외동포 사회와 함께하는 기념일로 〈아리랑의 날〉을 제정할 것을 결의하였다. 

이들은 아리랑의 3대 정신인 저항ㆍ대동ㆍ상생을 기조로 민족공동체 실현에 기여하고자 정부에 10월 1일을 〈아리랑의 날〉로 지정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날은 1926년 나운규 감독ㆍ주연의 영화 아리랑의 개봉일이다. 이어서 <아리랑의 날 선언문>을 채택했다.

'아리랑의 날' 선언문

아리랑은 유구한 역사로 하여 전승지역의 광역성, 전승기층의 견고성, 전승사설의 적층성, 장르의 확장성, 전승주체의 자발성을 특징으로 역사공동체 시기는 물론 이산과 분단의 오늘에까지도 향유되는 노래이며 문화이다. 

아리랑은 정한(情恨)의 정서적 수렴체(收斂體)로, 모순에 대한 저항적 발현체(發顯體)로, 편향과 극단의 차단체(遮斷體)로, 고난에 대한 극복의지의 추동체(推動體)로 가치화되어 향유하는 '겨레의 노래'이며, 세계적 보편 가치를 지닌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아리랑은 민족문화의 정수요, 민족 상징으로서 저항ㆍ대동ㆍ상생의 3대정신을 기저로 통일을 견인하고, 미래 통일 시대에도 탁월한 보편 가치인 문화형질이다. 

아리랑은 오늘의 우리에게 부과된 도덕적 정언(正言)이자 사회적 규범인 개방적이고 세계주의에 입각한 민족공동체를 지향함에, 그 초석인 민족동질성의 구체적 형질이며 단서이다.

우리는 아리랑의 가치와 위상으로서, 민족공동체 실현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의 역할을 기대한다. 하여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고 교류와 화해를 통한 민족통합에 다가가는 실천적 운동의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이에 우리는 남과 북은 물론 일본ㆍ중국ㆍ러시아ㆍ미주지역은 물론 180여 개국 해외동포 사회와 함께하는 겨레 기념일로 〈아리랑의 날〉을 제정하여 지속가능하고 미래적인 민족문화운동을 실천하고자 한다.

이로써 매년 10월 1일, 아리랑의 가치와 위상을 소중히 나누는 대동의 장을 마련하기로 한다. 또한 '누가 부르는가와 어떤 아리랑인가 보다 왜 부르는가'가 더 중요함을 실증하는 연구와 공연을 통해 대중과 함께하고, 아리랑정신을 세계 보편정신화하여 미래지향적인 가치 창출을 기하고자 한다.

이제 우리는 10월 1일을 북한과 해외동포 사회에 '겨레기념일'로 함께 할 것을 정중하게 제안하며, 〈아리랑의 날〉 제정을 선언하는 바이다. 

                                                                   2013. 10. 1
                                             겨레기념일 〈아리랑의 날〉 제정위원회. (주석 1)


주석 
1> <플러스 코리아 타임즈>, 2013년 9월 29일.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겨레의노래, #겨레의노래_아리랑,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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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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