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2023 KBO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무대에 입성할 110명의 선수가 결정됐다. 올해 프로 1년차 선수들은 프로 데뷔 이후 첫 후배들을 맞이한다.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김도영(KIA 타이거즈)도 그중 한 명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고교 야수 최대어로 주목을 받는 등 KIA 팬들의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서도 박찬혁(키움 히어로즈), 이재현(삼성 라이온즈) 등과 함께 고졸 신인의 패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프로의 벽이 높았다.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부터 위기의 연속이었다. 전반기가 지나고 후반기에 돌입한 이후에도 그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16일 경기서도 마찬가지였다.
 
 15일 한화와 2연전 첫 경기에서 7회말 2루타를 기록한 KIA 김도영

15일 한화와 2연전 첫 경기에서 7회말 2루타를 기록한 KIA 김도영 ⓒ KIA 타이거즈

 
공격과 수비 모두 실망스러웠던 김도영의 하루

KIA는 16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서 연장 12회 혈투를 펼친 끝에 6-7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5연패 수렁에 빠진 KIA는 6위 NC 다이노스와 격차를 2.5경기 차로 유지했다.

전날 경기에 이어 이튿날에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김도영은 9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성적은 5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 경기가 길어진 탓에 많은 타석에 들어섰음에도 좋은 결과를 만든 것은 한 차례(3회말 2루타)에 불과했다.

경기가 반환점을 돌면서 유독 김도영에게 많은 기회가 갔다. 그러나 주자를 불러들이는 데 실패했다. 7회말에는 무사 1, 3루서 유격수 직선타 때 1루주자 고종욱까지 함께 아웃됐고 '영웅'이 될 수 있었던 11회말 1사 2, 3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마지막 타석이었던 12회말 2사 2루서도 유격수 뜬공으로 찬스를 무산시켰다.

수비에서도 어설픈 모습을 보였다. 10회초 무사 2루서 살짝 뜬 유로결의 번트 타구가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이때 3루수 김도영이 3루로 돌아가려고 하다가 뒤늦게 공을 따라갔지만 타자주자 유로결, 2루주자 하주석 모두 잡지 못했다.

김도영은 자신이 아닌 다른 야수가 3루 쪽으로 공을 던질 것이라고 잘못 판단했다. 한순간의 실수에 마운드를 책임지던 장현식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결국 후속타자 김인환의 타석에서 폭투로 3루주자 하주석이 홈을 밟았다.

실책 이후 김도영의 표정에는 허탈함이 묻어났다. 류지혁 등 다른 내야수들이 김도영에게 조언과 격려를 보낸 것도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이 장면으로 승패가 갈린 것은 아니었으나 김도영은 팀의 패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아직 가다듬는 시간이 더 필요한 KIA 김도영

아직 가다듬는 시간이 더 필요한 KIA 김도영 ⓒ KIA 타이거즈

 
기회는 많이 받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김도영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 승선 이후 네 달 넘게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이 없었다. 설령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날이 있어도 김도영이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직간접적인 경험을 쌓길 바랐던 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었다.

17일 기준 올 시즌 김도영의 1군 성적은 89경기 200타수 47안타(3홈런) 타율 0.235 18타점 OPS 0.674다. 데뷔 첫 홈런을 경험하기도 했고 전반기(67경기 164타수 36안타 3홈런 타율 0.220 15타점 OPS 0.624)보다 후반기(22경기 36타수 11안타 타율 0.306 3타점 OPS 0.891) 성적이 좋은 점도 고무적이기는 하다.

다만 기회를 받은 것에 비해 김도영이 보여준 게 별로 없다. 고교 시절에 뽐냈던 타격 실력은 수준급 투수들 앞에서 한계를 체감했다. 수비에서는 잔실수가 많았다. 아직 풀타임 시즌을 뛰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김도영을 향한 팀의 기대치가 너무 컸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대신 도와줘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김도영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올 시즌 내로 가능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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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KIA타이거즈 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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