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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오후 1시, 한글을 넘어 찾아가는 생활 문해교실 두 번째 수업이 있는 날이다. 말간 하늘에 간간이 구름만 떠 가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 마음까지 상쾌하다.

가는 동안 고개 숙인 알곡들이 잘 여물겠다는 생각을 하며 해남군 문내면 난대리로 향했다. 첫날 수업에서의 즐거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맞이하는 두 번째 수업이라 부푼 마음으로 달려갔다.

이런 내 마음과 같았을까? 어머님들 모두 회관으로 먼저 와 계셨고 두 번째 수업을 하실 허정현, 김정희 선생님도 도착해 수업 준비를 하고 계셨다.
 
김정희, 하정현 선생님이  문화예술이야기로 장구 장단과  민요를 가르쳤다.
 김정희, 하정현 선생님이 문화예술이야기로 장구 장단과 민요를 가르쳤다.
ⓒ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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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대한 두 번째 날 수업은 문화예술이야기로 덩실덩실 우리 악기 장구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다. 먼저 김정희 선생님이 사물놀이에 대한 설명을 하셨다. 북, 징, 장구, 꽹과리로 하는 민속 연주라는 것과 이 악기의 소리는 자연의 소리와 닮았다고 했다.

꽹과리 소리는 천둥, 징 소리는 바람, 장구 소리는 비, 북소리는 구름에 빗대며 이 네 가지가 하나로 합쳐진 사물놀이는 폭풍과도 같은 힘의 소리라 전했다.
 
학습자에게  자그만  장구가  주어짐
 학습자에게 자그만 장구가 주어짐
ⓒ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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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마다 자그만 장구가 주어지고 책에 나온 그림을 보며 장구의 명칭을 배웠다. 남생이 노래, 덕석말이, 진도아리랑, 제주 민요 등 민요가락에  맞춰 노래도 불렀다.  또 민요에 맞춰 휘모리 장단과 중중머리 및 세마치 장구 장단 치는 것도 배웠다.
 
▲ 장단에 맞춰 장구를 치는 모습
ⓒ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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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처음 배우는 '궁덕궁 덩덕궁'에 맞춰 치는 것이 어려웠지만 열심히 장구채로 장구를 두들겨 댔다. 장구를 배우셨다는 김봉임 어머님은 짧지만 그럴싸한 장구 연주를 선보였다.
 
▲ 민요를 부르며 장구 장단을 치는 모습
ⓒ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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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나누어 한쪽은 민요를, 다른 쪽은 장구를 치며 우리 가락 장구치기에 한껏 몰입하였다. 하정현 선생님은 덩, 궁, 덕을 두 팔로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최고다라는 표현으로 설명해주어 쉽게 이해되었다.

"난대리 어머님들, 처음 하는 데도 잘 하시네요."
"덩덕궁 덩덕궁, 덩덩 궁덕궁, 덩덩 궁덕 궁....."
"남생아 남생아 헌집 줄 게 새집 다오~"

장구 장단에 맞춰 민요도 부르며 즐거워 하시는 어머님들 모습에 하정현 선생님은 흐뭇해 하셨다. 그리고 이어 멋진 장구 장단을 선보이셨다. 

"궁궁 덕덕 궁덕궁, 궁덕궁덕  궁궁궁덕궁  덩덩궁덕궁....."

어릴 적 대보름 날이면 동네를 돌며 울러 퍼지던 그 소리, 그 정겨운 장단이 귀를 넘어 머리로 가슴으로 울려퍼졌다. 그 장단에  어깨가 절로 들썩거려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

허정현 선생님도 흥에 겨웠는지 다양한 가락을 선보이며 다른 선생님도 일어나 춤춰 달라청했다. 그러자 선생님도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었고 어머님들은 앉은 채로 두 손만 들어 흔들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이렇게 둘째날 수업은 장구치기와 민요를 배우며 우리 가락의 소중한 문화예술을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한 마디로 두 번째 문화예술이야기 시간은 한마당 질펀하게 논 즐겁고 흥이 난 시간이었다.

태그:#찾아가는 생활 문해 둘째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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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자녀를 둔 주부로 지방 신문 객원기자로 활동하다 남편 퇴임 후 땅끝 해남으로 귀촌해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교육, 의료, 맛집 탐방' 여행기사를 쓰고 있었는데월간 '시' 로 등단이후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를 내고 대밭 바람 소리와 그 속에 둥지를 둔 새 소리를 들으며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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