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 디즈니플러스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가 이번엔 유재석을 앞세운 예능 시리즈를 선보였다.  8일 자정을 기해 공개된 <더 존 : 버텨야 산다> (이하 '더 존')가 그 주인공이다. <더 존>은 여러 가지 면에서 공개 이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18~2021년까지 총 3시즌 구성으로 제작된 넷플릭스의 <범인은 바로 너!>에 이어 유재석이 두번째로 글로벌 OTT 시리즈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점을 먼저 손꼽을 만했다. 

​또한 <런닝맨>의 명 콤비 이광수의 귀환, 그리고 소녀시대 유리 등 해외 시청자들을 겨냥한 캐스팅이 먼저 눈에 띄었다. 여기에 <런닝맨>을 탄생시킨 PD면서 <범인은 바로 너!>를 만들었던 조효진 PD의 신작이라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요소였다.   

​지난해 11월 한국 진출 이후 속속 드라마 시리즈를 선보여온 디즈니플러스였지만 뜨거운 화제작 부재 속에 예능 또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 현실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더 존>은 다분히 <런닝맨>의 핵심 캐릭터를 유재석과 이광수, 그리고 조효진 PD의 재회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4시간을 버텨야 하는 인류대표 3인
 
 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 디즈니플러스

 
​당초 <더 존>은 8일 오후 4시 공개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앞서 자정 무렵 기습 공개를 택했다. 먼저 1~3회가 동시에 소개되었고 나머지 회차는 1주일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각 50여분 남짓한 시간으로 구성된 회차 중 1회 '첫번째 존'은 왜 3명이 어딘지 알 수 없는 공간에 초대되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초반 10여 분 정도 소개되면서 시작되었다. 

​전통 한옥을 본떠 만들어진 온실 같은 공간에 이광수, 유리, 그리고 유재석이 차례로 도착한다. 이들을 반겨주는 건 AI '유'(유희열 목소리 출연)였다. 자신을 모든 가상 공간 시스템을 아우르는 존재라고 소개한 AI는 미래 우리가 겪을 수도 있는 극한의 체험 수행을 '인류대표' 3인이 경험하게 된다고 말한다.

단 4시간 동안 버티기만 하면 이들에겐 '제트코인'이 증정된다. 단, 아직 이 코인의 용도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한 AI와 옥신각신 말싸움을 벌인 3인의 인류대표는 어느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에서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돌입하게 된다. 그런데 멤버들이 미션을 수행하던 날은 다름 아닌 1월,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였다. 결코 4시간 버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한 겨울 물벼락 공격... 극한의 인내심 테스트
 
 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 디즈니플러스

 
​짓다가 만 건물 속으로 이동하게 된 유재석, 유리, 이광수는 곳곳에 그려진 벽화, 액자, 가림막, 애드벌룬 속 눈(EYE)과 마주칠 때마다 물 벼락을 쉴새 없이 맞는다. "눈을 피해야 살아 남을 수 있구나"라고 깨닫게 된 인류대표들은 자신들을 지켜보는 눈을 피해다닐 수밖에 없었다.  

​안심하고 들어선 공간에서 물 공격을 당했고, 멤버들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강풍도 몰아쳐 참기 힘든 추위와 싸움을 벌여야 했다.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면 시계 버튼을 눌러 '포기'를 선언해도 된다. 고생을 심하게 한 이광수는 수시로 포기 버튼을 누르려고 하지만 유재석과 유리의 강력한 만류로 잠시 보류하기로 한다. 

​천신 만고 끝에 나름의 생존법을 터득한 멤버들은 동전을 모아 자판기 커피로 몸을 녹이고 헤어 드라이기로 잠시 동안 추위를 이겨내기도 한다. 건물 옥상 위에 마련된 간식 포장마차에서 물벼락 맞아가며 어묵, 떡볶이, 붕어빵을 먹기도 한다. 누군지 모르는 존재의 공격에도 아랑곳 없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4시간 버티기를 기어코 성공시킨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더 큰 공격이 3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광수의 반가운 귀환, 색다른 버라이어티 예능
 
 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 디즈니플러스

 
​<더 존>은 분명 기존 인기 예능인을 중심으로 꾸며진 OTT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구성 방식에선 이질감이 느껴질 만큼 낯선 제작기법이 목격됐다. 가장 큰 차이점은 '예능용 자막의 부재'다. 해외 시청자들을 겨냥한 작품이다 보니 매 장면마다 쉴 새 없이 등장하는 화려한 그래픽의 자막이 <더 존>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앞서 조효진 PD가 제작했던 <범인은 바로 너!>와 동일한 패턴이다. 

​대신 기존 지상파 또는 tvN 대작 예능 못잖은 화려한 스케일의 촬영 장소를 마련했다. 온갖 소품, 도구들로 멤버들을 충분히 공격할 수 있는 물량 공세를 1회부터 퍼붓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예능을 경험한 제작진의 관록과 해외 미디어 자본력의 지원을 실감케 한 대목이다. 

<런닝맨> 하차로 아쉬움을 남겼던 이광수의 맹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그를 기다렸던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선물 역할을 해줬다. 모처럼 고정 예능에 출연한 유리 역시 유재석과 이광수 사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선전을 펼쳤다. 

OTT 속 유재석이 지향하는 예능 방향성은?
 
 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디즈니플러스 '더 존 : 버텨야 한다' ⓒ 디즈니플러스

 
단 3명 구성의 단출한 진행이지만 이를 통해 멤버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였다. 지구 온난화의 위험성을 다룬 주제 외에도 국악 중심의 배경음악, 전통 한옥 및 한복 등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차기 방영분은 한국 특유의 정서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시도처럼 느껴졌다.  

​<더 존>의 핵심은 누가 뭐라해도 유재석일 것이다. 누군가는 최근 유재석 예능을 놓고 '위기론' 언급 혹은 날선 비판을 앞세우기도 하지만 최근 OTT 등 신흥 매체 속 그의 행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묵직한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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