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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기자말]
지난 5월 개통한 신림선의 모습.
 지난 5월 개통한 신림선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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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름도 가물가물한 검은 호랑이의 해, 2022년 임인년이 간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상당수 해제되면서 이동이 자유로워졌고, 크게 줄었던 교통 수요도 되살아나면서 3년 만의 정상화를 반길 수 있게 되었다.

자유로워진 이동만큼 되돌아온 풍경이 눈에 띈다. 집 앞 버스정류장에는 이따금씩 공항버스가 정차해 설렌 눈빛으로 버스에 오르는 시민들도 보인다. 반갑진 않지만 주말의 고속도로 정체는 다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코로나19를 버티지 못한 버스터미널이 끝내 폐업한다는 소식에는 당황하게도 된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한국 교통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① 신림선·서대구역... 필요한 알짜 노선 개통소식도

새로운 간선 철도망이 개통하거나, 대규모 간선 고속도로망이 개통하는 등 굵직한 개통 소식은 없었던 2022년. 하지만 교통 음영지역을 채우는 철도와 고속도로 노선이 개통하고, 기존 노선의 추가 역이나 연장선이 여럿 개통하면서 시민들의 편의를 더욱 높였던 한 해였다.

올해 3월에는 남양주와 서울을 잇는 4호선 진접선이, 경부고속철도 서대구역이 개통했다. 진접선은 신도시 개발에도 충분치 않았던 남양주 지역의 '교통 갈증'을 채웠고, 서대구역은 지역 밖으로 이어지는 철도역이 전무했던 대구 서부 지역에 단비 같은 역으로 거듭났다.

5월에는 서울 신림선이 개통되었다. 인구밀집에도 마땅한 대량수송 교통편이 없었던 대학동·서림동 일대에서 보라매 등을 거쳐 여의도로 향하는 신림선은 개통 7개월이 지난 지금 출퇴근 시간에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같은 달에는 신분당선의 강남-신사 구간도 문을 열었다.

2022년의 마지막 개통 소식은 경기도 최북단에서 있었다. 파주 임진강역과 문산역 사이 간이역이었던 운천역이 12월 중순 어엿한 광역전철역으로 개통한 것. 운천리 주민들을 위한 작은 역인 운천역에는 문산과 임진각을 잇는 평일 두 번, 주말 네 번의 열차가 운행한다.

② 전국 방방곡곡 '자율주행차' 전성시대 왔다
 
서울 상암동 일대에서 오가는 자율주행 자동차.
 서울 상암동 일대에서 오가는 자율주행 자동차.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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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한국 교통의 화두인 '자율주행' 상용화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운행되기 시작한 데다, 최근에는 실증 사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던 상암동을 비롯해 청계천·청와대 등 여러 지역에서도 일반 차량과 뒤섞여 자율주행차가 운행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일반 도로에 나가기도 어려웠던 몇 년 전과 달리 지금은 자동차가 즐비한 출퇴근 시간대 도로 한복판에서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차량을 부를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올해는 본격적으로 자율주행차가 시민들에게 탑승의 문을 개방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자율주행차를 직접 탑승해보는 기회 역시 가질 수 있었다.

특히 벤처기업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관련 대기업에서도 자율주행차를 속속 개발해 민간에 공개하는가 하면, 이미 일부 산업체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물류 이동을 실현하고 있어 자율주행차는 이미 생활 가까이에 다가선 셈.

특히 내년부터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도 자율주행차 실증 사업에 들어가고, 현재까지 대부분의 자율주행차가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는 것과는 다르게 자율주행차를 원하는 곳에서 불러 목적지까지 타고 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가 더욱 시민들의 눈높이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③ 항공 수요 회복... 버스 업계는 속앓이

2022년은 항공업계에게 막혔던 숨이 비로소 트이는 해로 기억될 테다. 지난 2020년,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빈사 상태나 다름없었던 항공 수요가 2022년에는 정상 궤도를 되찾았다. 2년 간 동결되었던 김포공항·김해공항 등 지방 공항의 국제선 운항도 재개되었다.

해외여행·출장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서 지난 11월 20일에는 인천국제공항 하루 이용객 수가 10만1404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 이후 2년 9개월 만의 기록. 특히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내년 세계 여객 수요를 2019년의 90% 정도인 42억 명 규모로 잡는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호주 시드니 국제공항의 출국장 모습.
 세계 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호주 시드니 국제공항의 출국장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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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의 중소도시로 향하는 항공 노선이 복항하는가 하면, 호주의 콴타스가 20여 년 만에 대한민국에 재취항하는 등 내년 항공 수요가 코로나 이전보다 더욱 많아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여전히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는 것은 항공사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국내 대중교통에서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버스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를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속·시외버스의 경우 수요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실정이다. 전국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전국 고속·시외버스 운행 횟수는 41%가, 운행 노선은 27%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3년 9개월 만에 고속·시외버스 요금이 평균 5% 인상되었지만, 원주고속버스터미널, 성남종합터미널이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등 약 3년 동안 곪은 상처가 여실히 드러났다. 서민들의 이동 수요를 만족하고, 업계를 살리기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 역시 필요하다는 반응 역시 업계 내부에서 나온다.

④ 크고작은 사고로 얼룩졌던 2022... 내년에는 사고 소식 없길

2022년 교통의 어두운 일면은 '사고'다. 2022년에는 유독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린 교통사고 소식이 많았다. 대량의 인명피해를 낳은 사고는 불행 중 다행으로 많지 않았으나,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불안케 하는 등 지난 1월부터 충북 영동에서 KTX의 바퀴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나 시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특히 철도 사고는 하루가 멀다할 정도로 자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지난 11월 5일에는 오봉역에서 열차 입환 작업 도중 산업 재해가 발생하면서 한국철도공사 직원 한 명이 숨졌고, 그 다음 날에는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해 시민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철도 사고에 큰 불편을 겪었다.

연말에도 사고 소식은 국민들을 불안케 했다. 지난 29일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이렇듯 작게는 출퇴근 지연에서, 많게는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는 등 교통 안전의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

문제가 모여 작은 사고가 되고, 작은 사고가 모여 큰 사고가 되는 만큼 철도·교통 분야 안전사고의 잘못된 연결고리를 내년에는 꼭 끊어내야만 한다. 다가오는 토끼의 해, 2023년 계묘년에는 신문 한 면을 꼭 채우다시피 했던 사고 소식이 들려오지 않기를 바란다. 

태그:#2022년, #철도, #교통, #결산, #자율주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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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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