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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육아휴직을 냈던 저는 처음으로 아이와 온전히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는 단연코 단 한 번도 사교육을 절대 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아직 어리고 엄마와 함께 시간을 많이 못 보냈으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어떤 사교육도 하지 않고 점심 먹고 12시 20분이면 하교하는 아이를 마중 나갔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보통 아이들은 30분 정도 놀이터에서 놀다 각자의 학원으로 엄마와 함께 가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아이와 몇 명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엄마들은 2시간 넘게 학교 앞 놀이터, 집 앞 놀이터 놀이터를 전전하며 놀이터 앞에 보초를 서야 했습니다.

"놀이터 앞에 보초 설래, 다시 회사 나갈래?"라고 누가 묻는 다면 회사에 가겠다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보초 서는 시간이 끝나면 그냥 집에 데리고 와 놀릴 수 없는 노릇입니다.

집에 와서 아이 받아쓰기를 시작으로 국어, 수학, 영어 공부뿐 아니라 독서도 함께했습니다. 학원만 안 보냈지 아이를 학습 안 시킬 수는 없으니 이것 또한 엄마의 몫입니다. 그렇게 국, 영, 수는 제가 가르친다고 하지만 나머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이 됩니다. 아이의 호기심이 확장되고 하고 싶어지는 게 많아지는 시기, 사교육은 부담스럽고 엄마가 다 채워주기 버거울 때 도움의 손길이 왔습니다.

코로나로 방과 후 교실 운영을 안 하던 학교가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되자 급작스럽게 방과 후 교실을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학원으로 스케줄이 짜 있던 아이들이 많아 방과 후 교실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아 아이는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총 4과목의 방과후를 듣는 비용은 417,900원이며 이를 3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4개의 과목을 듣는데 104,475원이 듭니다. 즉 학원 1개 다닐 수 있는 비용으로 4개의 과목을 들을 수 있습니다.
▲ 22년 3분기 방과후 신청 총 4과목의 방과후를 듣는 비용은 417,900원이며 이를 3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4개의 과목을 듣는데 104,475원이 듭니다. 즉 학원 1개 다닐 수 있는 비용으로 4개의 과목을 들을 수 있습니다.
ⓒ 장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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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교실이 무엇이 있는지 아이와 펼쳐 보았습니다. 그 안에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선별해서 신청할 것을 골랐습니다. 물론 아이는 학습 관련된 것이 아닌 아이가 평소에 관심을 가진 '생명과학', '드론', 운동을 못하지만 좋아힌 '축구' 등을 선택합니다. 아이의 선택에 엄마의 욕심을 담아 '독서논술'이라는 과목을 넣었습니다.

결국 1학년 2학기에 세 개의 방과 후 교실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이의 하교 시간이 조금 늦춰지고 저는 숨통이 틔였고 아이는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것을 알아갔습니다.

사실 방과 후는 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가성비 갑이니 시킬 수 있으면 시키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세 달 비용이 과목당 10만~15만 원 선이니 학원 한 달 시키는 비용과 비슷합니다. 대신 보통 학원은 한 시간에 인원이 5~6명인데 비해 방과 후는 15명 정도 됩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대신 많은 케어를 받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메리트가 있습니다.

특히 요새는 아이가 축구를 하고 싶으면 함께 축구를 할 친구들이 없어 축구 학원을 가야 하고, 농구를 하고 싶으면 농구 학원을 가야 하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때에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부담 없이 시키기에 방과 후 학교는 하나의 대안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과학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이가 실험 학원을 다니고 싶어 해 아이와 동네 과학 학원을 찾았습니다. 1시간의 시범 수업을 받고 다닐지 안 다닐지 결정하시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시범 수업 후에 뜻밖에도 과학 학원 원장님은 아이를 굳이 과학 실험 학원에 보내지 마시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미 학교에서 '생명과학' 방과 후 수업을 듣고 있어 학원 커리큘럼과 많이 겹친다는 말이었습니다. 아이는 억울해했고 다니고 싶어 했지만 엄마 입장에서 중복되는 것을 또 보낼 이유는 없었지요.

이 이야기를 듣고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인원 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많이 습득할 수 있다는 사실과 '방과 후 교실'이 그냥 시간을 때우는 수업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사교육비가 부담이 되지만 아이에게 많은 것을 경험시키고 싶은 엄마라면, 학교 안에서 움직여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나 아이가 딴 길로 빠지는 위험이 없는 '방과 후 교실'을 적극 추천합니다.

덧붙이는 글 | 없음


태그:#가성비갑, #방과후교실,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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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맞벌이, 지금은 전업주부 하지만 고군분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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