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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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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신청 합니다. 신당 창당 안 합니다."

'아직' 당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짧은 두 문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이 당 전국위원회를 통과한 직후, 이 대표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공식화했다.

전국위 의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의원이 이날 기자들에게 설명한 바에 따르면, 상임전국위원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을 임명하는 비대위 구성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이 대표는 현 시점까지 여전히 사고 상태의 당대표다.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모두 존재하는 기묘한 상태가 된 것.

국민의힘 전국위는 이날 당헌·당규 개정안과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을 모두 가결 처리했다. 사실상 정해진 결론을 위한 절차적 요식행위였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예상대로 흘러왔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어떤 인사들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할 것인지, 비대위의 성격은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무엇보다 전당대회를 언제할 것인지 등 난제들이 남아 있다. 이준석 대표가 직접 나서서 공개적으로 부인할 정도로, 일각에서 '신당 창당' 시나리오가 자꾸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호영 비대위가 과연 국민의힘의 비상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패했던 '새 보수'의 경험, 당 밖보다 안에서의 싸움 고른 이준석
  
 2020년 1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지상욱·유의동 공동대표, 하태경 책임대표, 오신환·정운천 공동대표.
 2020년 1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지상욱·유의동 공동대표, 하태경 책임대표, 오신환·정운천 공동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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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보수 정당은 이미 몇 차례 갈라진 바 있다. 그리고 모두 실패했다. 한국의 의회 정치 지형은 여러 이유들 탓에 유럽식 다당제보다는 미국식 양당제에 훨씬 가깝다. 실질적으로 정치성향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거대 양당의 인력이 너무 센 탓에 제3지대 건설이 여의치 않다. 제20대 국회가 그나마 다당제에 가까운 형태였으나, 이마저 정계 개편 과정에서 다시 '헤쳐 모여' 상태가 됐다.

당장 이준석 대표 본인도 '바른정당'의 창당에 함께했으나, 바른정당은 바른미래당을 거쳐 새로운보수당이 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국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었다. 정의당 등 진보정당처럼 신념에 기반한 제3정당 건설을 위해 풍찬노숙할 준비가 안 돼 있던 탓이다.

창당한 신당이 독자 생존하기 위해서는 당의 간판이 될 주요한 인물들이 있어야 하고,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을 일정 수 이상 확보해 자립 가능 수준의 재정 상태를 만들어야 하며, 명확한 이념적 지향과 선거에서의 꾸준한 성과 등이 모두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신당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당 안에서 자신의 세를 확보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정지 기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당원들을 만나고, 온라인으로 계속해서 당원 가입을 권유한 것도 이를 잘 알기 때문이다. 여론전과 공중전에 능하지만, 지상전을 위한 진지가 그동안 구축이 잘 안 되어 있었던 이준석 대표의 선택이었다. "신당 창당 안 한다"라는 선언은, 본인이 국민의힘 안에서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고,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을 차기 대권 구도에서 아웃시키려고 하는 여권 신주류 쪽에서 자꾸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여기에 야당과 일부 정치평론가가 군불을 때고 있지만, 이들의 바람과 기대가 어우러진 현상이지 실체화될 가능성은 낮다"라고 짚었다.

그는 "보수 정당은 진보와 달리 나가서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신당 창당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대표도 차라리 안에서 싸우려고 할 것"이라고 짚었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 자리한 전통적 지지층이 어느 정도 동의를 해줘야 가능한데, 동의해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라는 지적이었다.

조건만 갖춰지면, 총선 전 신당 창당 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조건이 갖춰지면 의외로 가능성이 있다"라고 봤다. ​그가 제시한 조건은 ▲이준석 대표의 성접대 및 관련 증거인멸 의혹이 검찰의 불기소로 마무리될 것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 바닥을 유지할 것 ▲이준석 대표를 향한 우호적 여론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할 것,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의 복귀를 완전히 차단할 것 등 총 네 가지였다.

장성철 특임교수는 "이준석 대표는 정치를 계속 할 사람이다. 본인이 정치를 하고 싶어한다"라며 "그런데 만약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도 할 수 없고 국민의힘이 완전히 퇴로를 막아 버리면 어떻게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할 수 없게 되면 이준석 대표의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없다"라며 "정치를 계속 하고 싶은데 할 플랫폼이 없으니, 그 플랫폼을 새로 만드는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는 "당장 급하게는 아니더라도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총선용으로도 얼마든지 조직이 가능하다"라며 "국민의힘 공천에서 배제된 사람들 중 괜찮은 인재를 모아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에 기대서 원내 입성이 가능하다"라고 짚었다. "바른정당의 실패 사례가 있지만, '녹색 바람'을 일으켰던 안철수의 국민의당 사례도 있다. 바람만 타면 가능하다"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입장에서도 '신당 창당'은 부담스럽다. 최저치를 하루가 다르게 갱신하고 있는 대통령 국정 지지도를 뒷받침하고, 다음 총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빨리 혼란을 극복하고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당내 혼란의 불씨가 진화되지 않고, 총선에서도 분열하게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올리 없다.

"이준석 대표 만나고 싶다"라는 주호영... 어떤 카드 제안할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주호영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주호영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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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여러 스피커들이 입을 모아 이준석 대표의 법적 대응을 만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처분이 법원에서 인용되든 기각되든 당분간 모든 이슈가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 법적 대응이 신당 창당 루트로 가는 하나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어떤 정치적 액션을 취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의 법적 대응 방침을 지지하면서도 "명예롭게 퇴진, 저도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말 당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원하셨더라면 당의 많은 원로 분들이나 원내 의원 분들께서 당대표를 찾아가서 설득을 하는 과정들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 설득에 나설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주호영 비대위원장이다. 그 역시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문제가 사법 절차로 가는 사정이 매우 안타깝다"라며 "피차 회복이 어려운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 당을 이끌었고 당을 사랑하는 분이니, 조언을 들어서 당에 걱정되지 않는 선택을 할 거라고 본다"라고 기대했다. "빠른 시간 안에 이준석 대표와 연락해서 만나고 싶다"라고도 덧붙였다(관련 기사 : 국힘 비대위원장 주호영 "사법 절차는 하책, 이준석 만날 것" http://omn.kr/2078y ).

주호영 비대위원장 측에서 이 대표에게 제안할 수 있는 '퇴로' 카드가 무엇일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시점을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 징계가 만료되는 1월 8일 이후로 잡는 안도 고려되고 있다. 이 대표가 법적 대응 대신 다음 전당대회에 출마해 명예회복을 노릴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엄경영 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의 국정난맥을 수습하려면 세대 화합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리를 해야 한다"라며 "'자유한국당'스러운 이들끼리 똘똘 뭉쳐서 조기 전당대회를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악화된다"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과 쓸개를 쉽게 내줄 사람이 아니다. 이준석을 완전히 깔아 뭉개고 조기 전당대회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 위원장은 융통성이 있는 사람이니, 협상 제안이 물밑에서 있을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반면, 장성철 특임교수는 "전당대회를 통한 이준석 대표의 복귀를 '용산'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다"라며 협상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주호영 위원장도 결국 '친윤'으로 봐야 한다. 지금 비대위원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윤 대통령과 윤핵관의 의사가 반영된 인물뿐인데, 주 위원장이 용산과 날을 세워가며 이 대표를 안을 수 있겠는가"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이른 시기에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로 가는 수순"이라는 지적이었다.

이준석 대표는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황이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설득에 나선다면 시간이 며칠 남지 않았다.

태그:#주호영, #이준석, #국민의힘, #법적대응, #신당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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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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