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을 보면 우리의 실패가 가장 많이 드러나는 지점이 있다. 현재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과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의 차이이다. 어울리는 스타일은 나의 이미지나 분위기와 어울리는 옷을 말한다. 추구하는 스타일은 나에게는 없는 이미지이지만 내가 원하는 분위기이다. 나에게 예뻐 보이는 스타일을 말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어울리는 스타일과 추구하는 스타일의 괴리 사이에서 방황한다. 어울리는 스타일도 명확하지 않지만 추구하는 스타일로 입고 싶은데 보기에는 예뻐도 내가 입으면 영 어색하다. 그래서 이렇게도 못 입고 저렇게도 못 입는 사이 옷장은 2가지 스타일이 혼재되어 채워진다.
자, 어떤 스타일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여기여기 붙어라. 내가 답을 알려주겠다. 남이 봤을 때 '와~ 옷 잘 어울린다!'란 소리를 듣고 싶다면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 입으면 되고 '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지만 스타일은 애티튜드지. 너가 원하는 스타일을 시도하는 태도를 존경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추구하는 스타일로 입으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을까를 고민하며 이것도 저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고 만다. 그래서 내 옷장이 어울리는 스타일과 추구하는 스타일 그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욕심은 내려놓고 자기 인정을 통한 '타인만족적' 멋쟁이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애티튜드로 무장한 '자기만족적' 멋쟁이로 나아갈 것인지를 선택하면 된다.
남들의 피드백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면 타인만족적 멋쟁이를 선택할 것을 추천하며 남들의 피드백에 영향을 덜 받는 편에다 자기 생각이 더 중요하다면 자기만족적 멋쟁이를 선택하는 것이 행복한 옷생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무엇을 선택하든 긍정적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면 타인 만족과 자기 만족이 일치되는 지점을 향해 나아갈 거라는 점이다.
20대 후반의 교사인 그녀도 어울리는 스타일과 추구하는 스타일의 괴리가 있어 고민이었다. 심플하고 형태가 잡힌 옷이 잘 어울리는 반면 그녀가 원하는 스타일은 샤랄라 풍의 맥시 드레스였다. 예뻐 보여서, 그런 옷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부러워서 구매한 옷이지만 내가 입으면 왠지 과한 느낌. 어색하거나, 과해 보이거나, 뭔가 애매한 느낌이 드는 옷들은 100% 나의 이미지와 안 어울리거나 외적(이미지적) 매력을 반감시키는 옷이라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코칭을 받기 전에는 왜 그런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렇게 구매한 원피스가 7벌이었고 그 중 4벌은 1번 입고 옷장에 걸어두었고 3벌은 집에서만 입어보고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미지는 느낌이자 분위기이다. 옷이 어울리기 위해서는 나의 이미지와 어울려야 하는데 어울림은 조화이며 어울리지 않는 것은 부조화이다. 즉, 나의 이미지(분위기)와 옷의 느낌이 따로 놀면 안 어울리는 것이며 옷이 튀는 느낌이 없으면 잘 어울린다고 보면 된다.
추구하는 스타일을 가급적 조화롭게 입기 위해서는 추구하는 느낌(이미지)과 나의 이미지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면 된다. 이건 배우들이 들어가는 드라마나 영화의 캐릭터에 맞게 이미지와 스타일을 바꾸는 걸 생각하면 쉽다. 예를 들어 김고은의 이미지나 스타일은 <유미의 세포> 속 유미와 가장 어울려 보이지만 영화 <차이나 타운>에서는 강하고 차가운 이미지와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숏컷으로 변신했다.
고로 추구하는 스타일에 나를 맞추고 싶다면 옷 외의 것(헤어와 메이크업)들을 최대한 추구하는 스타일과 조화를 이루도록 바꾸는 것도 좋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에서 100%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드물고 코칭을 신청하는 분들은 타인이 봤을 때도 나를 좋게, 멋스럽게 봐주길 원하므로 어울리는 스타일을 먼저 시도해보길 권한다. 어울리는 스타일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을 때 내 모습에 대한 만족감은 커질 것이고 추구하는 스타일에 대한 결핍에서 자유로워진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