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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열린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
 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열린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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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열린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
 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열린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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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옳은 일이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무너지면 비정규직, 조선소 하청노동자 희망이 함께 무너진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싸움이다. 반드시 승리하여 동지들과 기쁨을 함께 누리겠다."

"여기 올라오기까지 쉽지 않았다. 많이 무섭고 두려웠다. 하지만 제일 무섭고 두려운 건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심하고 올라왔다. 제 선택이 옳았다는 걸 여러분이 반드시 증명해 달라.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도, 한 발 짝도 물어나지 않고 싸우겠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건조 중인 선박 안에서 농성하고 있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과 이학수 조합원이 8일 한 말이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6월 2일부터 파업을 시작했고, 유 부지회장과 이 조합원을 포함한 7명은 6월 22일부터 이곳에서 농성하고 있다. 유 부지회장은 사방 1미터 철판 안에서, 이 조합원을 포함한 6명은 20미터 높이에서 고공농성하고 있다.

유 부지회장과 이 조합원은 이날 민주노총이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연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에서 휴대전화로 연결해 발언했다.

유 부지회장은 "오늘도 충돌이 있었다. 가슴이 아프다. 왜 노동자들이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임금을 깎였을 때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다"며 "회사와 전쟁을 치르며 지금 우리의 목표는 선명하다. 노조 없이는 무수한 방법을 강구하더라도 우리 권리를 지킬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대표 자리만 추구하는 박두선 대표이사는 전체 구성원의 이익을 찾고 있느냐. 자신의 호봉과 임금만을 추구하는 협력사, 원청사 직‧반장들은 진정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느냐"며 "하청구조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이학수 조합원은 "이전에 보았던 드라마 한 장면이 생각난다. 사고가 나서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사람이 있는데, 옆에서 손가락에 피가 난다고 먼저 치료해 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던 장면이다"며 "오늘 현실과 너무나 같다. 저희는 생지옥 같은 데서는 못 살겠다며 싸우고 있는데 한 쪽에서는 잔업, 특근 못한다고 징징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이날 파업하는 하청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집회를 열자 대우조선해양 직‧반장과 사내협력사들은 별도로 '맞대응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민주노총 집회에는 조합원 5000여 명이 모였다. 지난 2일 열린 집회 때보다 더 많이 모였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다시 민주노총답게 모였다. 너무나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대우조선헤양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민주노총 투쟁의 최전선이다"고 했다.
 
▲ 대우조선해양 앞 5천명 집결 "파업 하청 노동자 엄호" 민주노총은 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남문 앞 도로에서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노동자,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영상- 정영현)
ⓒ 정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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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위원장은 "하반기 투쟁을 통해서 우리는 차별 없는 노동권으로 모든 노동자들에게 노조할 권리를 쟁취하자 결의했다"며 "하청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노동조합할 권리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우리가 반드시 관찰하고 쟁취해야 할 우리의 과제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 위원장은 "조선업 불황을 이유로 30%나 삭감된 임금을 다시 되찾기 위한 투쟁이다"며 "그래서 불평등 세상 민중들의 위기를 타파하고 차별 없는 노동권과 질 좋은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민주노총 투쟁의 최전선이 바로 이곳이다"고 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스스로 몸을 가둔 유최안 동지와 손을 맞잡고 눈을 마주했다. 유 동지는 눈으로 절박함을 표현하고 있었다. 저는 그 자리에서 한 가지만 약속하자 했다. 몸은 상하지 않아야 된다, 건강은 반드시 지켜야 된다, 한 가지만 약속하시라고 말씀드렸다"며 "유최안 동지는 '저도 살고 싶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양 위원장은 "이렇게 살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가둔 유최안 동지를 구출해내야 한다.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로 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의 모든 힘을 함께 모아낼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자본과 재벌이 아무리 노동자들을 탄압해도 우리는 단결하고 연대해서 돌파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 37일, 목숨을 담보로 한 끝장 투쟁에 돌입한 지 17일째를 맞이하고 있다"며 "좀 전에 그 동지들 음성을 들으니 아직 건강하고 완강하다. 하지만 일곱 명 동지들의 건강이 걱정된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세계 조선업 불황으로 수년 동안 많은 하청노동자들이 길거리로 쫓겨났다"며 "그러나 작년에 수주가 대박 나고 조선업이 호황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구조조정으로 내몰렸던 그 많은 노동자들은 조선소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왜 그렇겠느냐. 조선소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하고, 저임금, 불완전 노동 등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것이 조선소에 일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처절한 삶이기 때문이다"며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는 너무나 소박하고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구조조정으로 쫓겨나기도 했지만 지난 5~6년 동안 임금 현상 유지가 아니라 삭감되었다. 15년 근속 노동자의 5년 전 연봉이 연말정산 기준으로 4900여만원이었다. 작년에는 3700여만 원이다"며 "그래서 더 이상 살 수 없다. 조선업도 호황이 되었기 때문에 임금 30% 인상이 아니라 원상회복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조합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최소한 헌법적 권리인 노동조합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구가 하청 노동자들의 요구 전부이다"며 "그런데 대주주 산업은행,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이것을 못 들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더 분노스러운 것은 이 소박한 요구가 산업은행이, 윤석열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이 해결하기는 커녕 구사대를 동원해서 농성장을 침탈하고 공권력을 투입해서 그 투쟁을 진압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금속노조는 그럴 리가 없겠지만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즉각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유최안 동지는 온몸을 던져서 한국사회 모순을 극복하고자 한다. 이것은 유최안 동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이다"며 "온전히 금속노조, 민주노총이 받아 안고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대회 이후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까지 거리행진했다.
 
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열린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
 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열린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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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박두선 대표이사, 하청노동자에 대한 왜곡과 매도뿐"

한편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하루 전날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밝힌 입장에 대해 반박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박두선 대표이사의 기자회견에 대해, "하청노동자의 정당한 투쟁을 불법으로 매도하고, 공권력에 사태 해결을 호소했다"며 "그 어디에도 대우조선 하청노동자가 이런 요구를 할 수 밖에 없었고, 파업을 하는지에 대한 조금의 이해나 공감은 없었다. 그저 억단위, 조단위 숫자 뒤에 숨은 피해자 코스프레와 파업 중인 하청노동자에 대한 왜곡과 매도뿐이다"고 했다.

이들은 "박두선 사장은 경영책임자로서 사태 해결을 위해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나설 것을 촉구하고, 차별 없는 대우조선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속적으로 대화와 교섭을 통한 평화적 해결, 산업은행과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의 역할을 강조했다"며 "하청노동자의 파업 투쟁을 총력적으로 엄호하겠다는 결의를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했다.

박두선 대표이사는 기자회견에서 "파업 장기화로 생산량 조정과 중단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주간 근무시간 축소도 불가피해 보인다. 임원들은 24시간 비상 체제를 가동하며 현 위기 해소에 앞장서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열린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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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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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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