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 지역 청소년들이 영화를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를 제작한 청소년들은 모두 홍성에 거주하는 중·고등학생들로, 학교생활 틈틈이 주말을 이용해 영화제작에 참여했다.
이들이 제작한 영화 <1380 소녀아리랑>은 부모에게 버려져 위탁가정에 맡겨진 13세 소녀와 위안부였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버려진 채 오랜 세월 아픔을 삭이고 살아야만 했던 80세 할머니의 이야기다. 가족에게 버려진 두 사람이 만나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단편영화다. 연극 <나비, 꿈, 소녀 그리다> 작품을 각색했다.
영화 <1380 소녀아리랑>은 지난 2021년 6월에 크랭크인했다. 1년 만에 완성된 영화는 제작과정에서 의상, 분장, 장소 섭외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충남지회와 한국연극협회 홍성군지부, 청운대 영화미술과 학생들이 도움에 나섰고, 이후 청소년들의 영화 제작은 탄력을 받았다.
김수민 한국연극협회 부지부장은 영화제작 내내 이들과 함께하며 시나리오와 연기지도 등 감독을 자처했다. 노보성 사단법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홍성지부장은 1시간짜리 연극을 20분 분량으로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청소년들의 영화는 홍성군문화 특화사업단의 누구나 기획자 공모 사업에 이정빈 나빌레라 기획자의 '나도 영화감독'이 선정되면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같은 노력에 김수민 감독은 지난 18일 열린 '제8회 여주 남한강 단편영화제'에서 <1380 소녀아리랑>으로 우수감독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지난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참여했던 지역 청소년들과 땀 흘려준 배우,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며 "지역 예술인들과 학생들에게 영화제작 기회를 준 홍성군문화특화사업단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잊지 말아야 할 아픔의 역사를 계속 잘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이를 계기로 다양한 창작활동이 청소년들에게 꾸준히 지원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주인공 '진아'역을 맡은 강연아 학생은 "아픈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지역에서 연기자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을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주인공 '영애'역을 맡은 김태리 배우는 "김수미 감독은 6년 동안 위안부와 역사를 연극을 통해 알려온 감독"이라며 "영화를 통해 김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들과 영화 작업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단편영화 <1380 소녀 아리랑>은 오는 7월 29일 울산 일산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제5회 울산 단편영화제'에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이 영화제는 모두 696편이 출품된 가운데 47편만이 본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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