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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지난해 8월 11일 오후 첫 공판이 열리는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법정 향하는 윤미향 의원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지난해 8월 11일 오후 첫 공판이 열리는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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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기부행위가 본인 의사에 따른 것이고 그 내용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치매를 앓고 있는 길 할머니를 속여 기부를 유도했다는 검찰 측 주장과 배치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20일 윤 의원 등의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유용 사건 14차 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전직 기자이자 비영리민간단체 '김복동의 희망' 운영위원인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1999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연의 전신) 자원활동을 시작한 A씨는 2000년부터 길원옥 할머니를 가까이에서 만나왔다.

이날 A씨는 "길원옥 할머니는 '김복동의 희망'에 기부한 모든 행위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기부는 할머니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했다.

길원옥 할머니는 2018년 10월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태풍피해 지원금, 2020년 길원옥장학금 지원금, 김복동센터 후원금 등을 '김복동의 희망'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A씨도 이를 언급했다.

A씨는 "길원옥 할머니는 기독교 신자로 사명이 있었다. 힘든 사람이 있을 때, 누군가 그 사람을 도우면 금방 일어설 것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며 "길 할머니는 꾸준히 기부활동을 하셨기 때문에, '김복동의 희망' 운영위원회에서 이 (기부금) 돈이 무엇인지 (할머니께) 여쭤본 후에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는 '김복동의 희망' 명예회장으로 운영위원회에 매번 참석하셨으며, 회의가 열리면 회의 시작을 알리고 회의 내내 회의자료를 유심히 보면서 어떻게 '김복동의 희망'이 꾸려지고 있는지 듣고 계셨고, 내용에 대해 의견을 여쭤보면 답변도 하셨다"고 강조했다.

재판에서는 길원옥 할머니가 '김복동의 희망'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회의자료를 살펴보는 사진 두 장이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길원옥 할머니가 자신의 의사대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 운동에 나섰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A씨는 "길원옥 할머니는 여느 할머니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셨다.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오는 날 주변에서 수요시위 참석을 만류해도 내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면서 참석을 강행하셨다"라며 "길 할머니는 당사자인 자신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셨다. 목소리를 내면 사람들이 연대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문제해결 의지가 강한 분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A씨는 기자 시절 길원옥 할머니를 취재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기자로서 질문하면 질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셨고, 답을 하셨기에 건강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길원옥 할머니가 기저귀를 찰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며 반박 신문을 했다. 이에 A씨는 "기저귀를 차지 않았다. 대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직접 가셨다. 2000년 이후부터 쭉 뵈어왔고, 자원활동가로 가끔 쉼터에서 잘 때도 있었는데, 밤중에도 옆에 있는 화장실에 직접 가서 볼일을 보는 것을 봤다"고 반박했다.

"정대협 계좌번호 기사 게재는 기자 양심에 따른 것"

이날 재판에서는 정대협 관련 기부금품법 위반 사항도 다뤄졌는데, A씨가 기자로 있던 당시 작성한 정대협 기사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정대협의 부탁을 받았느냐, 기부금품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모르느냐고 추궁했다. A씨는 "기자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는 어떻게 정대협 활동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것 아닌가. 아울러 국민들이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계좌번호를 기재하였다. 기자의 양심에 따라 취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대협 같은 경우는 어떤 활동을 했는지 SNS에 매일 올리고 홈페이지에도 올리기 때문에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정대협 활동을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연속성을 지닌 사업이기 때문에, 이후에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취재해서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출된 증거 중에는 A씨가 작성한 기사 외에도 다른 언론사들이 타 단체들의 활동 관련 계좌번호를 기재한 기사들이 제출됐는데, 이에 대해서도 "기자들의 판단에 따라 작성한 것이다. (나는) 정대협 외에도 다른 단체 활동을 보도하면서 정당한 활동이고 시민들이 참여해야 할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그 단체들의 계좌번호를 기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고 손영미 소장이 어떻게 사망했는지 아느냐는 질문으로 방청석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A씨가 '검찰 압수수색으로 손영미 소장이 힘들어했다'는 취지로 답하자, 검찰은 압수수색을 직접 봤느냐, (손 소장이) 검찰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말을 직접 들었느냐고 되물으며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다음 15차 공판은 오는 7월 1일에 열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닷컴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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