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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선 종로구 관외 사전투표 개표상황표
▲ 종로구 관외 사전투표 제20대 대선 종로구 관외 사전투표 개표상황표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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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 상황표를 분석한 결과, 관외 사전투표에서 표 사라짐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음이 확인됐다. 서울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아래 종로선관위)의 관외 사전투표의 경우 투표용지 교부수는 1만3129매이나 투표자수는 37매 적은 1만3092매였고, 서울강서구선관위의 관외 사전투표는 투표용지 교부수는 4만6296매이고 투표자수는 28매 적은 4만6268매가 나왔다.

이 밖에도 수원시 장안구위원회의 관외 사전투표에선 교부한 투표용지보다 투표자 수가 8매 적었고, 경기 동두천시는 6매, 남양주시 15매, 용인시 수지구 8매, 경기 광주시 10매, 경기 화성시 28매, 경남 김해시 13매 적게 나왔다. 상황이 이런데도 선관위는 "선거인이 회송용 봉투에 투표지를 넣지 않고 투표소 밖으로 갖고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는 말만 할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20대 대선 서울 강서구 관외 사전투표 개표상황표
▲ 강서구 관외 사전투표 제20대 대선 서울 강서구 관외 사전투표 개표상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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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대 대선 전국 개표상황표를 정보공개청구로 받아 분석한 결과 '관외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자수가 적게 나오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전투표는 투표소의 투표사무원이 투표용지 발급기에서 선거인에게 투표지를 직접 발급해 교부한다. 투표용지 교부수와 투표수가 일치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관내 사전투표나 관외사전투표 개표 결과를 보면 투표용지가 더 나오거나 덜 나오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투표용지가 더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문 편이고 덜 나오는 경우는 보통 1~2매 정도이다.

선관위는 교부한 투표용지보다 투표용지가 덜 나오는 현상(일명 '실종표 현상')에 대해 "선거인이 투표소에서 투표지를 갖고 나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한다. 선거인이 투표지를 교부 받고도 투표함에 넣는 척만 하고는 투표소 밖으로 몰래 갖고 나갔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하지 못하도록 투표사무원 중 한 사람이 투표함 앞을 지킨다. 그럼에도 개표 결과를 보면 투표용지 교부수와 투표자수가 1~2매 정도 차이가 나는 투표구가 적지 않다. 이는 선거일 당일 투표(본투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20대 대선 전국 개표상황표를 살펴보면 종로선관위와 강서구선관위 같은 일부 지역 관외 사전투표에서는 1~2매 차이가 나는 정도가 아니다. 무려 교부한 투표지가 28매, 37매에 이르기까지 뭉텅이로 사라진 결과를 보였다. 그럼에도 종로구선관위 선거계장과 강서구선관위선거계장은 "관외사전투표의 경우 선거인이 회송용 봉투에 투표용지를 넣지 않고 기표한 뒤 투표함에 빈 봉투만 넣는 일이 있다"거나 "관외 사전투표는 우리가 회송용 봉투로 전달받아 접수한 뒤 개표한 거라 투표용지가 적게 나오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등의 해명만을 하였다.

이는 중앙위원회 선거과 사전투표 담당자도 마찬가지였다. 선관위에서는 관외 사전투표 선거인이 투표용지를 회송용 봉투에 넣지 않고 빈 봉투만 투표함에 넣었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라 보았다. 선관위에서는 관외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 교부수와 투표수의 차이가 크게 발생한 원인에 대해 "선거인이 투표지를 몰래 개표소 밖으로 갖고 나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할뿐 정확한 원인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대 대선 여수 개표소
▲ 20대 대선 개표소 20대 대선 여수 개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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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외 투표용지 교부수에 비해 투표수가 적게 나오는 현상의 원인을 과연 '선거인'에게서만 찾는 것이 온당할까? 선거인이 정상적으로 기표하였더라도 투표 용지가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남아 있다. 첫째 회송용 봉투에 담긴 관외 사전투표지 곧 '우편 투표지'가 해당 위원회에 배달되면 선관위 직원 두 명이 접수 작업을 한다. 그들은 선거인명부와 대조해 선거인수가 맞는지도 확인하고 우편투표에 무효사유가 있는지도 확인하며, 선거구별 또는 투표함별로 구분하여 50~100매 단위로 묶는다. 이 작업을 할 때는 참관인이나 정당 추천위원들이 없다. 선관위 직원들이 양심에 따라 정직하게 작업하기만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한 단계의 위험 구간은 개표장의 개함부이다. 개함부에서는 투표용지를 탁자에 모두 쏟아내 개표에 용이하게 가지런히 정리하는 작업을 한다. 단순한 작업이므로 개함부 개표 사무원에는 일반인들이 적지 않다. 그들 중에 누군가 참관인이나 주변 사람의 눈을 피해 의도적으로 투표지를 빼돌릴 위험성도 있다. 투표용지 교부수와 투표수의 차이가 확인되는 곳은 개표장의 '심사집계부' 단계에서다. 그곳에 이르기 전까지 투표지가 안전히 보관된다는 보장은 없다.

"선거인이 투표용지를 투표소 밖으로 갖고 나갔을 거"라는 선관위의 막연한 추정으로는 지금과 같은 투표지 사라짐 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관외 투표지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구간들에 CCTV를 설치하는 등 감시 기능을 강화해 국민의 주권행사인 투표지 한 매라도 없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싣습니다


태그:#20대 대선, #사전투표, #관외 사전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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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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