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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월 2일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다. 마스크 착용을 처음으로 의무화한 2020년 10월 13일로부터 567일만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번주 월요일인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을 완화한다'고 4월 29일 발표하였다.

이는 "지속적으로 자연환기가 이루어지는 실외에서는 공기 중 비말 전파를 통한 감염위험이 실내에 비해 크게 낮고, 3월 3주 이후 6주째 국내 코로나 확진자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가 유지되었다, 해외에서도 대부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부여하지 않거나,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기존 의무 부여 국가에서도 정점을 지나 해제하는 추세"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

국내의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가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다. 이미 가까운 일본을 비롯한 영국은 실내에서도 마스크 해제를 실행하고 있고, 독일은 지난해 6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는 올 2월, 뉴질랜드는 이달 초 각각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를 해제했다. (*2) 해외 주요 나라들은 늦으면 한달 전, 빠르면 10달 전부터 실외 마스크를 해제했다.

실외 노마스크를 실행한 국가의 확진자수를 관찰한 결과, 프랑스 뉴질랜드는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는 정책을 실행한 후에도 코로나 확진자수의 유의미한 증가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프랑스 코로나 확진자수
▲ 프랑스 올해 2월 22일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프랑스 코로나 확진자수
ⓒ Johns Hopkins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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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수
▲ 뉴질랜드 올해 4월 4일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수
ⓒ Johns Hopkins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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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4월 30일 기준 실외 노마스크를 실행한 해외 주요 국가들인 싱가포르,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독일, 미국과 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률을 비교해보았다. 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87%로 싱가포르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하게 접종률이 높았다. 앞서 비교한 프랑스는 78%로 국내와 9%p나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률
▲ 코로나 19 백신 접종률 코로나 19 백신 접종률
ⓒ https://ourworldindata.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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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일각에서는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가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언제라도 다시 대유행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변이율은 매우 높다. 델타, 오미크론, 스텔스 오미크론을 거쳐 이제는 기존보다 전염성이 높은 BA.2.12. 라는 스텔스 오미크론의 하위 변종도 출현하였다. 백신 접종률이 90%에 근접하는 데 코로나 확진자수가 아직도 3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백신의 효용성에 관해서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올해 2월 11일 KAIST-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바이러스의 진행 속도가 감소된다"는 연구를 수학 모델로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한 바 있다. (*5) 연구진은 면역반응이 비교적 단기간에 끝나는 '중화항체 면역반응'과 길게 유지되는 'T세포 면역반응'으로 나누어서 연구를 진행하였다는 점이 특이하다. 즉 "코로나 19의 전파율이 높아지면 위중증 환자의 비율이 줄어들고 경증, 호흡기 질환의 토착화 과정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세균 등의 침입자가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대식세포가 먼저 항원을 인식하고 보조 T세포에게 항원의 정보를 제시함으로써 '특이적 면역반응'이 시작된다. 특이적 면역반응은 비특이적이고 선천적인 면역반응과 달리 특정 항원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며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면역반응이다. 대식세포에 의해 활성화된 보조 T세포는 다시 B세포와 T세포를 모두 활성화시켜 각각 체액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이 일어나게 한다. 면역이 일어난 후 우리 몸은 '면역학적 기억'을 획득하게 된다. 기억 T세포와 기억 B세포는 침입했던 항원의 정보를 기억하고 있어 같은 항원이 재침입하였을 때 항체를 빠르게 생성하여 처음 접했을 때보다 항원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면역학적 기억을 획득하게 하는 것이 바로 '백신'이다. 여기서 우리가 백신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중화항체가 아닌 'T세포'이다. T세포는 도움(helper) T세포, 세포독성(killer) T세포, 기억(memory) T세포, 조절(regulator) T세포로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항원이 침입 시 도움 T세포는 B세포가 빨리 항체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고 킬러 T 세포는 항원을 직접 죽인다. 기억 T 세포는 장기간 생존하여 항원의 정보를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백신을 맞으면 6개월 이내 중화항체 면역은 사라지지만 T세포 면역반응은 수 년 동안 유지된다. 따라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가 일어나더라도 백혈구인 T세포는 바이러스를 인지할 수 있어 코로나의 중증 비율을 낮춰줄 수 있다.  

카이스트의 연구 결과와 면역 지식을 현실에 적용해보았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바이러스의 전파율이 증가하여 코로나19 확진자수가 62만 명까지 급증하였지만 3월 25일 이후 꾸준히 감소하여 현재는 5만명 이하(5월 1일 기준 3만7771명)의 수준으로 내려왔다. 국내 백신 접종률은 2차 접종까지 87%에 육박하고 3차 백신 접종률은 무려 64%에 이른다. 이를 통해 코로나 변이가 계속 일어나더라도 백신의 T세포 면역반응으로 인해 위중증 환자수의 비율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의 전파율이 증가함에 따라 코로나의 경증, 호흡기질환의 토착화 과정이 일어날 전망으로 보인다.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고 2년 1개월만인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대학 생활의 꽃인 엠티, 동아리 활동 등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의 주를 이루는 20대는 코로나 위중증 비율과 치사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다. 코로나가 발생한 후 2년간 대학 상권은 시들 해졌고 거리두기로 인적 교류가 끊기면서 다소 지루한 대학 생활이 이어졌다. 이제 조금이나마 코로나의 두려움은 덜어내고 새로운 방역 정책으로 대학 생활이 활기차졌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참고자료:
(*1) http://ncov.mohw.go.kr/tcmBoardView.do?contSeq=371325
(*2) 김성모, 실외 노마스크,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있을까?, 동아일보 2022년 4월 29일, 최근 접속일: 2022년 4월 30일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425684
(*3)  https://ourworldindata.org/grapher/weekly-covid-cases-per-million-people?tab=chart&time=2021-12-25..latest&country=~NZL, 최근 접속일: 2022년 5월 1일
(*4) https://ourworldindata.org/covid-vaccinations, 최근 접속일: 2022년 5월 1일
(*5) Hyukpyo Hong, Increasing viral transmission paradoxically reduces progression rates to severe COVID-19 during endemic transition, 2022


태그:#코로나 19, #마스크, #방역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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