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코다>

2022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코다> ⓒ 판씨네마

 
션 헤이더 감독의 영화 <코다>가 올해 미국 아카데미에서 최고 작품의 영예를 안았다.

<코다>(CODA·Children Of Deaf Adult)는 현지시각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청각 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10대 소녀가 음악과 사랑에 빠지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원작인 2014년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했다.

<코다>를 제작한 애플TV+는 라이벌인 넷플릭스의 <파워 오브 도그>를 제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OTT로는 가장 먼저 아카데미 작품상에 꾸준히 도전해왔던 넷플릭스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수어로 청각 장애 수상자 호명한 윤여정 

작년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여주조연상을 받았던 윤여정은 이날 전년도 수상자 자격으로 무대에 올라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코다>의 트로이 코처에게 트로피를 시상했다.

윤여정은 청각 장애를 가진 코처를 배려해 수어로 호명했으며, 양손으로 수상 소감을 전하는 코처를 위해 잠시 트로피를 대신 들어주기도 했다. 관객들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코처를 위해 박수 대신 양손을 흔들며 축하했다.

청각 장애 캐릭터를 연기한 청각 장애 배우의 아카데미 수상은 1986년 <작은 신의 아이들>의 말리 매틀린 이후 코처가 두 번째다. <코다>에서 주인공의 아버지 프랭크를 연기한 코처는 수상 소감을 마치고 자신을 배려해준 윤여정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2022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트로이 코처와 시상자 윤여정 생중계 갈무리.

2022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트로이 코처와 시상자 윤여정 생중계 갈무리. ⓒ ABC

 
<코다>와 작품상을 놓고 겨뤘던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는 감독상을 수상하며 체면을 살렸다. 이로써 2008년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 지난해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에 이어 아카데미 사상 세 번째로 여자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1920년대 미국 서부 몬태나주 목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심리 스릴러물인 <파워 오브 도그>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았다.

또한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은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연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30초 침묵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배우 밀라 쿠니스는 이날 무대에 올라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에게 처참한 감정을 안겼지만, 우리는 파괴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보여준 힘과 위엄을 목격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회복력에 감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상상할 수 없는 어둠 속을 헤치며 싸우려고 하는 그들을 경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무대 올라 시상자 때린 윌 스미스, 초유의 방송 사고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의 아내를 거론하며 농담한 것에 분개, 윌 스미스가 무대에 올라 크리스 록을 폭행하는 초유의 방송 사고가 벌어졌다 .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의 아내를 거론하며 농담한 것에 분개, 윌 스미스가 무대에 올라 크리스 록을 폭행하는 초유의 방송 사고가 벌어졌다 . ⓒ AFP연합뉴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윌 스미스가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나선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자신의 아내를 거론하며 농담한 것에 분개해 화를 내는 초유의 방송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록은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최근 탈모증을 호소한 것을 언급하며 군인 소재 영화 <지.아이.제인>에 출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을 했고, 스미스는 돌연 무대로 올라 록의 얼굴을 가격했다.

자리로 돌아온 스미스는 화가 풀리지 않는 듯 욕설을 섞어 "내 아내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소리쳤다. 관객들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침묵했으며, 해당 부분은 음소거로 중계됐다.

이날 <킹 리차드>로 데뷔 후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스미스는 다시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으면서 "아카데미 측과 여기 있는 모든 동료, 후보 배우들에게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하지만, 때로는 비난을 감수하며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과 일해야 할 때도 있다"라며 "그럼에도 미소를 지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시상식을 생중계했던 미 ABC 방송은 "스미스와 록이 시상식 관객과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라며 "스미스는 곧바로 사과했으나, (수상 소감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 Will Smith slaps Chris Rock at the Oscars after joke at wife Jada Pinkett Smith's expense | ABC7 ⓒ ABC

 
아카데미 시상식 코다 윤여정 윌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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