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의 전신인 SK 와이번스는 2년 전인 2019시즌, 전년도 우승팀 답게 탄탄한 전력을 앞세워 시즌 내내 1위를 지켰다. 비록, 정규시즌 막판 두산의 무서운 기세에 밀려 승률에서 동률이 되었고, 상대전적에 밀려 정규리그 우승을 놓치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기 했지만 시즌 내내 선두권을 지킨 팀이 와이번스였던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당시 SK가 타선의 기복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물샐 틈 없는 마운드에서 그 비결을 찾을 수 있었다. 선발진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에도 좋았다. 일본야구로 진출한 산체스를 포함해 문승원, 박종훈 등 선발진이 건재했고, 부상 회복 후 이닝 제한이 걸려있던 에이스 김광현이 2019년에는 무려 190.1이닝을 소화하며 전성기시절 모습을 재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펜진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했다. 필승조인 김태훈 정도를 제외하면 선두권을 지킬만한 불펜진이 풍족하지 않다는 것이 당시의 평가였다. 이러한 의문점을 완전히 지운 것이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해외유턴파 하재훈이었다.

SK에 투수로 지명받고 입단한 하재훈은 2019시즌 개막 이후 초반 시행착오를 거친치기도 했지만 마무리 보직을 꿰찬 4월말 이후 뛰어난 안정감과 구위를 과시하며 평균자책점 1.98과 36세이브를 기록하며 당해 세이브왕에 올랐다.

2019시즌 깜짝 스타로 부상한 하재훈이었지만 처음부터 투수로 KBO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팀 사정으로 투수로 뛴 경력이 잠깐 있었지만, KBO리그에 넘어오기 전인 NPB나 마이너리그에서 하재훈은 주로 외야수로 활약했다. 트라이아웃에서도 외야 수비 시 강한 어깨와 빠른 발, 펀치력 등을 선보이며 자신을 어필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당시 와이번스 스카우트진은 하재훈의 강한 어깨를 보고 투수로 성공할 가능성을 예상했고 2차지명 2라운드 16순위라는 높은 순번에서 하재훈을 투수로 지명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그대로 적중해 하재훈은 쟁쟁한 구원투수들을 제치고 2019시즌 리그 최고 마무리로 우뚝 섰다.
   
세이브왕 등극 이후 2년을 보낸 하재훈은 또 다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투수 전향에 성공하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0년 어깨 부상을 당한 이후 꾸준히 재활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자 하재훈은 2021시즌 종료 이후 결국 타자로 재전향을 결단했다.

KBO 입단 후 3시즌을 투수로 보냈지만 하재훈은 타자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다. 고교 졸업 이후 마이너리그까지 꾸준히 외야수로 활약하며 프로 경력을 쌓았고 수비력도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1군에서 통할만한 타격 실력만 보인다면 SSG 랜더스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른바 '5툴' 플레이어의 면모를 보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직 이른 판단일 수 있지만, 하재훈은 타자 변신 후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SSG 자체 연습경기로 가진 홍백전에서 홍팀 좌익수로 출전한 하재훈은 결승타를 날리는 등 캠프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3년 전 철벽 마무리로 변신해 세간을 놀라게 했던 하재훈이 이번에는 타자로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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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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