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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최은경 지음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최은경 지음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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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뉴스가 성행하기 시작하며, 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만 발행되는 신문 '오마이뉴스'에 대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시민기자들의 기사로 만들어지는 신문이라는 사실은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다. 전문적으로 기사를 다루는 기자가 아닌, 시민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작은' 일들도 기사가 되어 발행된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왔었다.

시민기자의 글이 기사로 발행되기까지 누군가는 손을 봐야 할 것인데, 좋은 기사를 고르고 다듬고 검토하여 기사로 발행하기까지 모든 전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편집기자라 불리는 이들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필터 거치지 않고 날 것 그대로 들여다보는 일이라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 지점에 서 있는 편집기자는 어떤 고민과 고충이 있을까?

오마이뉴스 편집기자인 최은경 작가의 책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은 진솔하면서도 담담하게 편집기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기사로 발행되기 좋은 글, 기사로 이름 붙일 수 있는 글을 작성하기 위한 노하우를 잘 담아놓았다.

책을 읽으며 일단 시민기자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고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려 노력하는 저자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단순히 업무로만 일을 대하는 것이 아닌, 글 뒤에 있는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편집기자인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래도 편집자의 권위가 있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진솔한 고민을 털어놓는 부분도 곳곳에 있었다. 편집자라는 직함 뒤 그도 그저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친근함이 느껴졌다.
 
첫번째 인용 글 관련 사진
▲ 사진1 첫번째 인용 글 관련 사진
ⓒ 금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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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개인의 성장이 고팠던 시민기자들은 글 쓰는 행위를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편집기자인 나의 성장판도 함께 자극시켰다. 이 과정에서 얻은 모든 유무형의 경험이 인정 욕구라는, 약도 없는 나의 병을 치료해주었다."
 
내게 최은경 작가의 에세이는 단순히 편집기자와 시민기자의 삶만을 다룬 이야기로 보이지 않았다. 저자가 자신의 일을 통해 성찰하고 성장하는 과정은 자신의 일 안에서 성장하는 우리 모두를 비춰주는 거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혀 다른 업무지만, 나는 그녀의 에세이를 통해 내 삶과 내 일을 열심히 돌아보며 읽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의식하고, 나름의 의미를 알게 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잡기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만, 나의 일을 대하는 태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맞아, 나도 저런 생각 했어. 나도 저런 고민을 하고 있었지'라며 고개 주억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이 책에서 많은 이유는 각자 업무 형태는 다르지만, 삶이란 커다란 궤도 안에 우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을 했다.
 
"시민기자든 누구든 이기려고 하지 마. 편집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야. 그리고 네 판단을 의심하지 마. 때로는 확신도 필요해. 판단이 좀 다르면 어때? 틀린 것도 아니고 실패한 것도 아니야. 그러면서 하나씩 배워나가는 거지.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p.98
 
이 부분에서 정말 큰 위로가 되었다. 이제 내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조금 넘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사람들 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많이 다그쳐 왔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많이 휘둘리고 흔들리는 스스로를 느낄 때가 참 많았다. 그런 내게 해주는 위로의 말처럼 들렸다. 하나씩 배워가는 거니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이다.
 
두 번째 인용글 관련 사진
▲ 사진2 두 번째 인용글 관련 사진
ⓒ 금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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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뿌리 목표 중 하나로 내가 하고 있는 이커머스 일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자책 발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나의 관점으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단순히 업무적 스킬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일이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나만의 관점으로 나의 일에 대해 써본다면 꽤 재미난 이야기를 쓸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이력이 있지 않아도, 기사로 꾸준하게 자신만의 관점으로 글을 쓰다 보면 출간 기회도 자연스레 찾아오는 것 아닐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다 책을 출간한 작가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적인 장에서 오랜 시간 글쓰기를 하며 길러진 탄탄한 글쓰기 근육이 긴 호흡의 책을 출간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시민기자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책처럼 '시민기자로 유혹하는 글쓰기'란 부제도 떠올랐다.

이곳저곳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시민기자들을 일깨워 "어서 자신만의 이야기로 기사 한 편 써보시지 그래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정우 배우의 '걷는 사람' 책을 읽고 만보 걷기를 시작했던 것처럼 최은경 작가님의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을 읽고 오마이뉴스에 기사 투고를 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 글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첫 투고 해본다.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 시민기자와 함께 성장한 19년 차 편집기자의 읽고 쓰는 삶

최은경 (지은이), 오마이북(2021)


태그:#아직은좋아서하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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