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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4월 29일 <부산일보> 31면에 게재된 '동일스위트' 홍보 기사
2020년 4월 29일 <부산일보> 31면에 게재된 '동일스위트' 홍보 기사 ⓒ 부산일보
 
일주일이 지났다. MBC <스트레이트>의 보도로 부산일보 사장과 지역 향토기업인 동일스위트 대표 간 유착 의혹이 드러난 지 말이다. 지역 난개발 및 특혜 의혹을 감시하고 고발해야 할 언론의 본말전도 행태가 공중파를 타고 전국에 알려졌지만, 방송사도 신문사도 통신사도 지역언론마저도 이를 더는 보도하지 않았다.

지난 일주일간 부산일보와 동일스위트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언론은 MBC를 제외하고는 셀럽미디어, 미디어리퍼블릭, 국제뉴스와 같은 인터넷 매체였다. 이들 인터넷 매체는 9월 5일 자 <스트레이트> 방송 내용을 요약해 전달했다. 미디어오늘은 <부산일보 사장-건설사 대표 전방위 유착의혹 논란>을 통해 MBC 보도 이후 언론노동계와 시민사회계의 목소리로 여론을 전했다.

옛 한국유리 부지 개발에 비판 목소리 보도 않은 부산일보

2017년 11월 (주)동일이 기장 옛 한국유리 부지를 인수한 이후의 <부산일보> 관련 기사를 살펴봤다.

2018년 6월부터 동일스위트가 부산시와 예비협상을 진행하면서 '제2의 엘시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같은 해 9월, 옛 한국유리 부지 인근 주민들은 동일스위트의 개발계획과 관련해 반대의견서를 제출했고, 11월에는 반대 집회를 열고 용도변경 신청서 반려를 위해 목소리 높였다.

하지만 그간 한국 유리 공장 인근에 거주하면서 규사 흩날림과 어장 황폐화 등의 피해를 본 주민들의 반대와 우려 목소리는 부산일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비슷한 시기인 2018년 9월 6일 17면에 <동일스위트 김은수 대표 "일광 한국유리 부지에 차별화된 해양공간 조성">를 게재했다.

또 옛 한국유리 부지 개발 사업에 대한 사전협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 7월을 앞두고,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이 동일스위트 측의 홍보성 기사를 한 달 간격으로 지면에 실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일보 <[동일] 일광 옛 한국유리 터에 '랜드마크 해안 리조트 시티' 밑그림>(2020/04/29, 31면)과 국제신문은 <(주)동일, 일광 들어설 리조트 '선샤인 베이'…해양수도 랜드마크 부푼 꿈>(2020/05/28, 11면)은 모두 동일스위트 측이 제공한 사진과 함께 '유리공장 선샤인 베이 리조트시티', '완판 행진에 브랜드 가치 수직 상승', '복지법인으로 사회공헌 앞장'이라는 중간제목을 공통으로 달았다.

지역 건설사의 홍보성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한 모습이었던 반면, 같은 해 9월 KBS부산 보도로 알려진 민간사업자의 민원 무마를 위한 합의 시도는 보도하지 않았다. (참고 KBS부산 <'10억 원 물밑 합의?'…"주민 앞세워 개발 강행">, 2020/09/16)

언론사-건설사 간 유착 의혹 보도 않는 건 지역민 알권리 침해

부산 지역언론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단 한 건의 기사도 내지 않았다. 부산에서 불거진 의혹을 지역민에게 알리고 여론을 환기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할 언론이 제 역할을 마다함으로써 시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이번 의혹의 당사자인 부산일보도 마찬가지다. 역시 단 한 건의 관련 기사도 없었으며, 부산일보 사장은 아무 일도 없었던 냥 9월 13일 자 21면 <부산일보 창간 75주년 맞아 40년 근속 지국장 격려> 기사에 등장했다.

그런 가운데 9월 10일, 부산일보는 75주년을 기념하는 기획 기사의 키워드로 '동행'을 내세웠다. 새로운 미래를 그려내기 위한 여러 혁신과 다짐을 제시한 가운데, 75주년을 5일 앞두고 나온 의혹에 대한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장-건설사 대표 유착의 고리로 지목된 독자위원회, 비즈리더스 쇄신에 대한 언급도 않았다. 이번 의혹에 대한 구체적 대안 제시 없이 독자에게 다가서겠다는 부산일보의 포부는 공허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이번 의혹에 대해 지역민에게 충실히 전하고, 사장 개인의 일탈이 아닌 이를 가능케 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신문 기사로, 지면에서 보여주길 바란다.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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