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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방문한 시민이 안심콜로 방문 기록을 남기고 있다.
 카페를 방문한 시민이 안심콜로 방문 기록을 남기고 있다.
ⓒ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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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18명이다. 주말 사이 확진자 수가 줄었지만 48일째 네 자릿수를 기록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내달 5일까지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특히 오는 23일부터 4단계 지역의 식당과 카페는 영업시간을 오후 10시에서 9시로 1시간 단축해야 한다. 정부는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개인 방역의 중요성이 커졌다.

요즘 작은 변화가 느껴진다. 식당에 들어가면 '이쪽으로 전화해주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가게 입구나 테이블마다 080,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 안내문이 붙어있다. 바로 안심콜이다. 안심콜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전화 한 통으로 방문자를 확인하는 출입 관리 서비스다. 지정된 번호로 전화를 걸면 3초 만에 인증 안내 음성이 나온다. 출입 등록이 단순하고 간편해 수기 명부나 QR코드의 대체재로 떠올랐다.

안심콜은 고양시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출입 관리 시스템이기에 강제성이 없다. 그럼에도 조용히 퍼져나가 어느덧 우리 삶에 스며들었다. 지난 18일 고양시청 소상공인지원과에서 박한나 팀장과 황승용 주무관을 만나 안심콜의 시작과 현재 진행 상황 등 안심콜에 대한 모든 것을 물었다.

전통시장 방역관리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
 
고양시청 박한나 소상공인팀장(왼쪽) 황승용 주무관.
 고양시청 박한나 소상공인팀장(왼쪽) 황승용 주무관.
ⓒ 신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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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아이디어가 나왔나?
"전통시장 방역관리를 위한 재난대책본부 회의에서 안심콜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핸드폰에 부재중 전화 목록이 저장되는 걸 보고 방문 기록도 통화기록부처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전화만 하면 되니까 노인분들도 쉽게 하실 수 있고요."

- 도입 시 어려운 점도 있었나?
"전문가가 없었어요. 부재중 통화 목록을 어떤 시스템에서 어떻게 관리하는지 아는 사람을 찾아야 했죠. 저희 시 산하에 있는 정보통신 담당관에게 협업을 요청했어요. 또 (안심콜) 전화 회선을 한꺼번에 늘리면서 시청의 전화 서버가 다운될까봐 걱정했는데요. KT에서 수신자부담 전화를 제공해줘서 해결할 수 있었어요."

- 안심콜만의 장점이 있다면?
"확진자 파악이 훨씬 쉬워졌어요. 한 예로, 제철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에서 확진자가 나왔어요. 서울이나 김포 등 전국에서 찾아오는 곳이었죠. 음식점이 안심콜로만 출입 관리를 해서 손님 모두에게 빠르게 연락을 취했어요. 덕분에 타 지역으로의 추가 확산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

QR코드는 출입 명단을 바로 확인할 수 없다. 질병관리청에 공문을 보내 자료를 요청해야 볼 수 있다. 별도의 자료 변환 과정도 거쳐야 한다. 접촉자 파악하는데 안심콜보다 하루 이틀 더 걸리는 셈이다.

수기 명부는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컸다. 업주가 4주 동안 명부를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안심콜 열람 권한을 가진 사람은 역학조사관뿐이다. 시청을 통해 권한을 부여받기 때문에 담당 공무원 외에는 접속할 수 없다. 4주가 지나면 자동으로 서버에서 삭제된다.

- 안심콜이 잘 이용되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최근 실시간으로 안심콜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 서버를 개선했는데요. 현장 점검을 나가면 안심콜을 한 이력이 있는지 바로 조회할 수 있죠. 코로나 검사를 신속하게 안내할 뿐만 아니라 방역 안전 점검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향후 계획이 있나?
"4만 회선을 더 확보하려고 해요. 코로나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출입 관리가 의무화가 되지 않은 시설에도 안심콜을 부여해드리고 있어요. 고양시 소상공인지원과에 요청하면 지원해드릴 예정입니다."

서울시를 비롯해 10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안심콜 도입
   
지난해 9월 고양시에서 안심콜을 처음 시작한 이후 서울시를 비롯해 10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하면서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지난 6일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들어서며 안심콜로 전자출입명부를 확인하는 모습.
 지난해 9월 고양시에서 안심콜을 처음 시작한 이후 서울시를 비롯해 10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하면서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지난 6일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들어서며 안심콜로 전자출입명부를 확인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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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콜은 수기 명부나 QR체크인에 비해 후발주자다. 그러나 기존 방역시스템에 안전성과 신속성을 더해 숨은 방역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시작해 1년을 맞이한 안심콜,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직장인 김현지씨는 "QR코드는 한 달마다 인증을 다시 해야 해서 번거로워서 안심콜이 더 편한 것 같아요"라며 "개인정보도 눈에 안 보여서 좋다"고 했다. 시민들은 매번 펜으로 적거나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출입 인증을 할 수 있어 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고양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기자가 안심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출입 관리하는 건 똑같지 않나"라며 "수기나 QR이나 안심콜이나 어쨌든 손님들이 하는 거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렇듯 일각에선 체감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심콜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방역우수사례로 선정되며 전국 표준으로 전파되었다. 또한 고양시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만큼 서울시를 비롯해 10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안심콜을 도입했다. 지자체의 도움 없이 유료로 안심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업소도 있다.

안심콜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모든 시민이 방역 보호망 안에 있다. 시장을 찾는 노인들을 위해 떠올린 아이디어는 감염병에서 '나'를 지켜내는 간편한 방법으로 자리했다. 거창한 방법은 아닐지라도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심콜은 4차 대유행 속에서도 시민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안심콜, #고양시청, #코로나19, #생활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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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박지윤입니다

안녕하세요 신주희입니다. 쉽고 재밌는 기사로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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