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돌파 감염 증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을 보도하는 CNN 갈무리. |
ⓒ CNN | 관련사진보기 |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 감염'(breakthrough infection)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 용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CNN 방송은 12일(현지시각)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돌파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백신의 효과에 의문을 품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백신의 궁극적인 효과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 1억6400명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0.0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률은 0.001% 미만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는 대부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이고, 백신을 접종하면 돌파 감염을 겪더라도 가벼운 증상에 그친다는 의미다.
미 백악관의 수석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은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하고 있다"라며 "당신이 감염되더라도 병원에 가거나 죽음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당신의 이웃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그의 장례식에 가는 것보다는 빨리 완쾌하라고 집 앞에 치킨수프를 놓고 오는 것이 훨씬 낫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 "돌파 감염은 잘못된 용어... 백신 접종 망설이게 해"
그렇다면 왜 돌파 감염이 자주 나타나는 것일까. 파우치 소장은 "백신은 코로나19 감염을 100% 막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백신 접종자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돌파 감염의 사례도 함께 많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이는 매우 간단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의과대학의 모니카 간디 교수도 "백신이 약속하는 효과는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라며 "백신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 오히려 사람들을 실망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맞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항체가 줄어드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라며 "돌파 감염이 발생하는 것은 백신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면역 효과가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돌파 감염이라는 잘못된 용어 때문에 사람들이 백신을 신뢰하지 않게 되고, 접종을 망설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돌파 감염은 마치 백신이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끼게 하기 때문에 끔찍한 용어"라며 "백신은 입원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데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지만, 잘못된 용어가 백신 접종을 방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CNN 의학전문기자 산제이 굽타는 돌파 감염 대신에 '백신 후 감염'(post-vaccine infection)이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우리 몸 안에 절대 뚫을 수 없는 요새를 짓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공격이 임박하면 우리의 몸에 이를 경고하고, 방어할 수 있도록 군사를 배치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