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최국 일본 남자축구의 금메달 희망이 연장 후반전 5분을 남겨놓고 사라져 버렸다. 하필 결승골 주인공이 스페인이 자랑하는 왼발잡이 마르코 아센시오였다. 연장전 시작하면서 일본이 자랑하는 차세대 공격수 쿠보 다케후사를 벤치로 불러들인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쿠보 다케후사가 지금은 다른 팀 임대 신분이기는 하지만 원 소속 팀이 아센시오와 같은 레알 마드리드 CF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페인은 금메달 결정전으로, 일본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갈 길이 갈라졌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이끌고 있는 스페인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이 3일 오후 8시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개최국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연장전 후반에 터진 교체 선수 마르코 아센시오의 극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 멕시코를 승부차기로 물리치고 올라온 브라질과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게임을 펼치게 됐다.

아센시오와 쿠보의 엇갈린 길
 
 스페인 아센시오의 결승골 장면

스페인 아센시오의 결승골 장면 ⓒ 로이터/연합뉴스

 
코트디부아르와의 8강 토너먼트 연장전에서 진땀승을 거두고 올라온 금메달 후보 스페인은 두 줄 수비를 펼치며 버틴 일본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공 점유율(스페인 61%, 일본 39%)은 스페인이 월등하게 앞섰지만 주장 완장을 찬 센터백 요시다 마야가 버틴 일본의 수비벽을 쉽게 허물지 못했다.

스페인은 39분에 공격수 라파 미르가 일본 골키퍼와 1대 1로 맞선 절호의 선취골 기회를 잡았지만 슛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온 타니 코세이 골키퍼의 과감한 세이브에 막혔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 진출을 노리는 개최국 일본도 수비만 할 수 없어 78분에 이르러서야 첫 유효 슛 기록을 남겼는데 쿠보 다케후사가 쏜 왼발 대각선 슛을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막아냈다.

연장 후반전 초까지도 골이 나오지 않았지만 일본은 교체 선수 마에다 다이젠, 우에다 아야세를 중심으로 거센 공격을 퍼부으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스페인 수비수들이 온몸을 내던지며 저항했기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극장 결승골이 115분 일본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주인공은 83분에 페드리 대신 교체로 들어온 마르코 아센시오였다.

오른쪽 옆줄 던지기로 일본 골문 앞을 흔든 스페인은 미켈 오야르사발이 공을 몰다가 아센시오에게 내줬고 곧바로 방향을 바꿔 놓은 아센시오의 왼발 감아차기가 날아들어갔다. 이전까지 스페인의 결정적인 슛들을 모두 막아냈던 타니 코세이 골키퍼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아센시오의 왼발에 제대로 걸린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자랑하며 골문 왼쪽 구석에 꽂혔다.
 
 승리에 기뻐하는 브라질 선수들

승리에 기뻐하는 브라질 선수들 ⓒ AFP/연합뉴스

 
이보다 앞서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멕시코의 준결승전은 연장전까지 득점 없이 끝나는 바람에 승부차기가 이어졌는데, 멕시코의 첫 키커 에두아르도 아기레의 오른발 슛을 브라질 골키퍼 산투스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 날려 잡아내는 바람에 브라질이 기선을 잡았고, 멕시코의 두 번째 키커 요한 바스케스의 왼발 강슛까지 골문 왼쪽 기둥을 때리고 나왔다. 

멕시코가 이렇게 2개의 기회를 날리는 사이에 브라질은 '다니엘 아우베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브루누 기마랑이스, 헤이니에르' 네 명의 키커들 모두가 멕시코의 베테랑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를 상대로 성공시켜 4-1 점수판을 만들어 이겼다. 스페인과 브라질의 금메달 결정전은 7일 오후 8시 30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개최국 일본은 오는 6일 오후 8시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한국을 이긴 멕시코와 동메달을 놓고 마지막 게임을 펼치게 되는데, 지난 달 25일 A조 두 번째 게임에서 멕시코를 2-1로 이긴 적 있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준결승 결과(8월 3일 화요일)

브라질 0-0(연장 후 PSO 4-1) 멕시코
- 오후 5시,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

스페인 1-0 일본 [득점 : 마르코 아센시오(115분,도움-미켈 오야르사발)]
- 오후 8시, 사이타마 스타디움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메달 결정전 일정
동메달 결정전 ☆ 멕시코 - 일본 (8월 6일 금요일 오후 8시, 사이타마 스타디움)

금메달 결정전 ☆ 브라질 - 스페인 (8월 7일 토요일 오후 8시 30, 요코하마 스타디움)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도쿄 올림픽 스페인 아센시오 일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