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동성 성추행 피해자이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직원이기도 한 임아무개씨(모자이크)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직장 내 동성 성추행’ 언론 보도에 부실 대응 했다는 이유로 보복성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 "그동안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너무나도 큰 자괴감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성 성추행 피해자이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직원이기도 한 임아무개씨(모자이크)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직장 내 동성 성추행’ 언론 보도에 부실 대응 했다는 이유로 보복성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 "그동안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너무나도 큰 자괴감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협회는 성추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로, '언론대응이 부실했다'며 대기발령 두 달 조치를 내렸다. 이후엔 각종 이유를 붙여 정직 3개월 징계를 추가로 내렸다. 그동안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너무나도 큰 자괴감에 들더라."

동성 성추행 피해자이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직원이기도 한 임아무개씨가 21일 <오마이뉴스>를 만나 눈시울을 붉히며 한 말이다. 그는 "대기발령 당시 협회는 비품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지만 동료직원들의 '힘내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면서 "현재는 부당징계에 맞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PGA 소속 미디어팀 담당이었던 임씨는 지난 5월 26일 협회로부터 '언론 부실대응 및 보고부재'를 사유로 대기발령 조치를 당했다. 지난 16일에는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KPGA가 밝힌 징계 사유는 상사 기망 및 보고지연, 업무과실, 인사명령 외부유출 등이다. 

앞서 4월 임씨를 포함해 KPGA 소속 10여 명의 직원들은 "남성 간부 A씨가 수년 동안 사무실 및 화장실 등에서 엉덩이를 쓰다듬거나 귓불을 어루만지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혐의가 인정돼 지난 6월 검찰에 송치됐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연맹 KPGA지회는 관련 내용을 언론에 알렸고, KPGA는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이자 미디어팀 담당이었던 임씨에 대해 '언론 부실대응' 등의 이유로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 때문에 KPGA지회는 21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직장 내 성추행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등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국내 프로스포츠 단체 최초로 파업을 예고했다. 파업 시점은 8월이다. 

'남자끼리 엉덩이 좀 툭툭 친 것, 왜 언론에 알렸냐' 압박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지회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 내 동성 성추행’ 언론 보도에 부실 대응 했다는 이유로 조합원에게 보복성 징계를 내린 경영진을 규탄하며 KPGA 협회 회장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지회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 내 동성 성추행’ 언론 보도에 부실 대응 했다는 이유로 조합원에게 보복성 징계를 내린 경영진을 규탄하며 KPGA 협회 회장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노조, 경영진 향해 ‘소시오패스’라고 말한 이유
ⓒ 유성호

관련영상보기


KPGA지회는 기자회견에서 "KPGA 지회는 가해자 A씨의 갑질행위와 부조리, 비위행위 등을 공론화하기 위해 결성됐다"면서 "지회 결성 후 A씨에 대한 문제를 경영진에 알렸으나 돌아온 것은 가해자에 대한 비호와 피해자에 대한 압박과 징계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안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한 KPGA 임원이 '남자끼리 그냥 엉덩이 좀 툭툭 치고, 귀 좀 만진 걸로 이해해 주면 되는 걸 자꾸 언론에 내보내 협회 위신을 떨어뜨리고 있다'라는 말을 하며 2차 가해를 저질렀다"라고 주장했다. 

KPGA지회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가해자인 A씨는 협회 내에서 조직경영 및 재무책임자인 동시에 성희롱 및 성추행방지 교육 책임자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추행을 당했음에도 제대로 된 신고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한 "피해자 등이 나서서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KPGA는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고 언론에 대한 접촉을 삼가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했다"라고 덧붙였다. 가해자인 A씨는 현재 정직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는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추가징계' 등 2차 가해 정황에 대한 KPGA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담당자가 회의로 인해 부재하다"라는 답만 반복해 정확한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태그:#한국프로골프협회, #가해자, #피해자, #골프, #KPGA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