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박정수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박정수 ⓒ NC 다이노스

 
두산이 이용찬의 보상선수로 프로 7년 차 사이드암 박정수를 선택했다.

두산 베어스 구단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일 NC 다이노스와 3+1년 최대 27억 원에 계약한 FA투수 이용찬에 대한 보상선수로 올해 프로 7년 차를 맞는 사이드암 박정수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2015년 KIA 타이거즈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작년 8월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이적했다가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두산으로 팀을 옮기며 3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실상 보호선수 24명, 고민 끝 박정수 지명

이용찬은 더스틴 니퍼트, 조쉬 린드블럼 등 외국인 투수들이 에이스 역할을 했던 두산 마운드에서 소위 팀의 마운드를 책임지는 '넘버원 에이스'로 활약한 적은 없다. 하지만 그는 두산의 핵심 투수로 오랜 기간 동안 두산 마운드를 이끌며 두산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이용찬은 2년 간 공백이 있었지만 2009년 마무리 투수로 26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세이브왕과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0년까지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이용찬은 2011년부터 선발 투수로 변신했다. 그는 선발전향 2년째가 되던 2012년 10승11패 평균자책점3.00을 기록하며 니퍼트, 노경은(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두산의 선발 트로이카로 활약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6년에는 다시 마무리 자리를 맡아 NC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의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기도 했다.

2018년 다시 선발로 전향해 토종 투수 다승(15승)과 평균자책점(3.63) 1위를 기록한 이용찬은 2019년 정규리그엔 선발, 한국시리즈엔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두산의 통합우승에 또 한 번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이용찬은 작년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고 시즌 후 재활과 FA협상을 병행하다가 개막 한 달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NC와 계약하며 14년 동안 활약했던 두산을 떠나게 됐다.

두산은 2018 시즌이 끝난 후에도 팀의 핵심전력이었던 포수 양의지가 NC로 이적했지만 보상선수로 우완 투수 이형범을 영입해 마무리로 활용하며 크게 재미를 봤던 기억이 있다. 최주환(SSG 랜더스)과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의 보상선수 강승호, 박계범 역시 올 시즌 내야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따라서 두산팬들은 내심 이번에도 구단이 좋은 보상선수를 지명할 거라 기대했지만 이용찬의 보상선수지명은 예전과 상황이 조금 달랐다.

NC는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투수 최성영과 배재환, 포수 김형준, 외야수 김성욱(이상 상무) 등 1군에서 활약했던 젊은 선수들을 대거 군에 입대시켰다. 군복무 중인 선수는 보상선수로 지명할 수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NC의 보호선수는 20명이 아닌 24명이 되는 셈이다. 지난 24일 NC로부터 보호선수 명단을 받은 두산은 고민 끝에 1군에서 통산 58경기에 등판한 경험이 있는 '군필' 사이드암 박정수를 선택했다.

'두산 마운드의 마당쇠' 될 수 있을까

야탑고 입학 당시만 해도 내야수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경쟁했던 박정수는 고교 2학년 때 투수로 전향해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7라운드 전체 65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2차 7라운드라는 지명 순위와 5000만 원의 계약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전국적으로 크게 주목 받는 유망주는 아니었지만 잠수함 투수가 부족했던 KIA에서는 박정수를 향후 불펜투수로 키우려 했다.

루키 시즌 19경기에 등판한 박정수는 승리 없이 3패 5.53을 기록한 후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2016년 경찰야구단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한 박정수는 퓨처스리그 다승왕(11승)에 오르며 전역 후 활약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박정수는 전역 후 2018년 11경기 11.48, 2019년3경기 12.60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결국 작년 8월12일 트레이드를 통해 팀 동료 문경찬과 함께 NC로 이적했다.

작년 KIA에서 7경기 7.1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던 박정수는 NC 이적 후 3번의 선발등판을 포함해 15경기에서 25.2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엔 송명기, 이재학 등 선발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임시 선발로 투입, 3경기에서 3승을 따내며 NC의 새로운 '승리요정'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NC는 불안한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검증된 FA투수 이용찬을 영입했고 박정수는 보상선수 지명을 받아 두산으로 이적하게 됐다.

두산은 올 시즌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 최원준, 곽빈,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운영되고 있고 이영하 역시 복귀를 앞두고 있다. 현재는 이승진이 빠져 있지만 박치국, 홍건희, 이승진, 김강률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2009년의 'KILL라인'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당장 박정수가 들어갈 보직은 마땅치 않지만 선발과 불펜, 롱릴리프가 모두 가능한 박정수는 분명 두산 마운드에서 쏠쏠하게 활약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 투수다.

박정수는 KIA시절부터 훈훈한 외모로 많은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던 선수로 유명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져 야구장에 더 많은 관중이 입장하면 정수빈이 10년 넘게 차지하고 있는 '잠실 아이돌'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유력 후보라는 뜻이다. 하지만 신인 시절 외모보다 실력으로 인정 받고 싶어 개인 SNS까지 삭제했던 박정수는 두산에서도 '제2의 잠실 아이돌'보다는 '두산 마운드의 마당쇠'로 먼저 이름을 알리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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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두산 베어스 보상선수 박정수 이용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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