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17 16:28최종 업데이트 21.05.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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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전 국민의힘 의원 (자료사진) ⓒ 유성호

 
[검증대상] 박인숙 전 의원 "AZ 맞은 사람은 괌 여행 못 간다"

"화이자 맞은 사람은 괌 여행갈 수 있고, AZ(아스트라제네카) 맞은 사람은 못 간다"


의사 출신 박인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제목이다. 박 전 의원은 미국령인 괌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FDA(식품의약국) 승인 백신 접종자는 자가 격리를 면제한다는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그나마 백신을 다 맞았어도 화이자 맞은 사람은 괌 여행 갈 수 있고 AZ 맞은 사람은 못 간다(미국 FDA가 AZ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앞으로 접종 백신 종류에 따른 이런 차별이 다른 지역, 다른 상황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미국과 미국령에 가족이 함께 가는 건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라면서, 아스트라제네카에 집중된 현 정부 백신 수급 정책을 비판했다.

이에 김남국(안산단원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오전 "백신을 정치공세의 대상으로 삼은 박인숙 (전) 의원은 '백신 접종 방해세력'인가요?"라고 따졌다.

그는 "해외 국가들의 해외여행 시 백신 상호인증 문제는 각 국가에서 발행하고 있는 접종완료 문서들을 다른 국가에서 어떤 방법으로 확인하고 인증할 것인지와 개별 국가마다 주로 맞은 백신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백신을 몇 차까지 맞는 것을 '접종 완료'로 평가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에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특정한 백신에 대해서 불신을 조장하며 '해외여행을 따로 가게 된다', '해외여행 갈 때 특정 백신은 차별 받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과연 박 전 의원 주장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는 괌이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지 따져봤다.

[검증방법]

미국 괌정부관광청과 한국 외교부에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백신 완전 접종자를 위한 지침'을 참고했다.

[검증내용] 화이자 안 맞아도 괌 입국 가능... 미 CDC는 "AZ도 자가격리 면제"
 

지난 4월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항공사 승무원 등 항공업계 종사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괌 정부에서 FDA 승인을 받은 백신 2차 접종자에 한 해 자가 격리를 면제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괌 정부는 지난 15일 "괌에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관계없이 정부 지정 시설에서 10일간 격리"한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존슨/얀센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백신 접종 완료자'는 격리 면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괌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담당자는 17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괌 정부 주지사가 결정한 사항"이라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등 FDA 승인을 받지 않은 백신 접종자는 자가 격리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교부 재외국민안전과도 5월 17일자 '각국의 해외입국자에 대한 조치 현황' 자료에서 "(괌은) 미국 FDA 승인 백신(화이자, 모더나, 얀센) 접종 완료 후 2주 이상 지난 접종자의 경우 접종 완료 여부 확인을 통해 격리 면제 가능"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 담당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미국 연방과 주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FDA에서 승인한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입국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괌도 다른 백신을 맞았다고 입국 자체가 안 되는 건 아니고 '자가격리 면제'라는 추가 혜택을 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월 13일 현재 '백신 완전 접종자'를 위한 지침에서 "백신 접종을 완전히 완료한 여행자는 해외 여행 후 미국에서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이 지침은 (FDA 긴급사용승인 백신 외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사용승인한 COVID-19 백신(예: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실제 미국 워싱턴DC를 비롯해 뉴햄프셔주, 매사추세츠주, 버몬트주 등 괌을 제외한 대부분 주에서는 자가격리 면제 대상 백신 접종 완료자를 'FDA 승인 백신'으로만 국한하진 않았다.

한 발 물러선 박인숙 "자가격리하면 여행은 사실상 갈 수 없다는 의미"

박인숙 전 의원은 17일 낮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으면 괌에 못 간다는 의미로 쓴 게 아니다"라면서 "괌에는 대부분 여행 목적으로 가는데 자가 격리를 하라는 건 사실상 오지 말라는 것과 같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 자신도 오는 6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예정이라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려던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우수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괜찮은 백신"이라면서 "지금 우리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괌에 가든 안 가든 상관없이 무조건 빨리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검증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맞으면 괌 여행 못 간다"는 주장은 '대체로 거짓'

괌 정부에서 화이자 등 'FDA 승인 백신' 접종 완료자 대상으로 자가 격리를 면제한건 사실이지만, 다른 백신 접종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는 아니었다. 아울러 미국 CDC는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사람도 백신 접종 완료자로 간주해 여행 후 자가 격리를 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인숙 전 의원 발언은 자가 격리 조치를 염두에 뒀다고 해도, 괌은 물론 미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입국 제한 등 차별 행위가 벌어지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주장이어서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맞은 사람은 괌 여행 못 간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거짓
  • 주장일
    2021.05.16
  • 출처
    본인 페이스북출처링크
  • 근거자료
    괌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괌 입국자 신규 지침 2021년 5월 15일 토요일 오전 12시 01분부터 시행'자료링크 미국 CDC, 백신 완전 접종자를 위한 임시 공중보건 권고사항(5월 13일 업데이트)자료링크 외교부, 코로나19 관련 각국의 해외입국자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 실시 국가(지역)(2021.5.17)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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